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고양이 이야기..

gevalia 조회수 : 1,187
작성일 : 2012-11-23 02:13:48

여긴 오늘이 thanksgiving day라 어제 오후부터 공휴일이예요.

보미는 밖에 나갔고, 새끼 세마리는 정말 집이 무너져라 뜁니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요. 나비는 세마리가 뛰면 정신이 빠지는지 두눈이 휘둥그레해져 몸을 움츠리고 쳐다봐요. 그러다 섞여서 놀기도 하지만요.

몸은 숫놈 '시'보다 나비가 작지만 무게는 많이 나가서 그런지, 간혹 '시'를 나비가 혼내주는데 싸움 경륜은 무시 못하는지 '시'가 대적을 하다 도망갑니다.

'시'는 왜 그런지 절 너무 핥아요. 잠들기 전에 침대올라와 핥고 또 아침에 핥아주러 올라와요. 골골대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 핥고 머리카락은 왜 또 그렇게 씹기를 좋아하는지. 그래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쓰고 있으면 또 이불 틈새로 비집고 들어오는데 그 힘이 장사예요. 그렇게 30분을 씨름을 하니 잠들기도 힘들고 아침에 잠을 잘 수 가 없죠. 오늘은 제가 야단을 쳤는데, 꿈쩍도 안 합니다. 근데 이 놈들은 야단을 많이 칠수가 없어요. 그냥 늘 애잔한 느낌이 들어서요.

'시'는 야단 맞고도 한참을 제게 장난치더니 그 무거운 몸을 철퍼덕 제게 기대고 잠이들어요. 늘 반복되는 아침 침대 위 모습이예요. 고양이를 아직도 잘 모르지만, 대체로 숫놈이 암놈보다 애교가 많은 듯 싶어요.

미국엔 대도시 빼고는 야생동물이 많은데요, 특히 소도시에 살면 주변에 정말 많죠. 사슴이 보이는 건 예사이고, 철갑을 두른듯한 동물..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여우도 자주 마주치고요. 코요테는 너무 흔하죠. 여기서 처음으로 파섬이라는 걸 봤는데요. 커다란 쥐와 같이 생겼어요. 좀 징그럽긴해요. 큰 놈은 우리 나비보다도 커요.

늘 두마리가 나타나는데, 연락하면 잡아가긴 하거든요. 잡아서 다른 곳에 풀어준다고 하는데 파섬이 안 잡히고 고양이가 잡힐까봐 걱정이예요..이걸 연락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해서 웹을 뒤져보니, 크게 해로운 동물은 아니나 생김새가 혐오스러워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해요. 이 동물을 애완동물처럼 보호하는 단체도 있더군요. 지금도 늘 망설이게 돼요..이 놈들을 잡아가라고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얘들이 밤마다 고양이 먹이를 먹으러 나타나거든요. 먹어야 뭐 많이 먹는건 아니지만 볼때마다 좀 징그러워서요. 어미와 새끼가 오는 듯 한데 새끼는 산토끼 만 해요. 그런데 어제 밖에서 덜그럭 소리가 나서 창문으로 보니 새끼가 먹이를 먹는데 그릇 높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릇 가장자리를 발로 눌러서 사료를 쏟아먹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뒷다리쪽이 좀 이상한거예요. 아마 차에 치인 듯 싶어요. 물그릇도 발로 잡는 바람에 다 쏟아놓고 제대로 마시지도 못해요. 어쩐지 엊그제 물그릇이 다 쏟아져 있기에 이상하다 싶었거든요. 보통 고양이는 얌전히들 먹고 가서요.

걷는데보니 뒷다리 전체를 끌고 앞다리로 걸어요. 저번주엔 괜찮았는데 이번주 언제 차에 치었나봐요. 그러니 또 저런 놈들을 잡아 가라고 하기가 또 그렇네요. 

고양이 먹이를 주다 보니 끝이 없는 듯 해요. 처음엔, 작년에 안락사 시킨 고양이를 마지막으로 절대로 먹이를 안 주리라 생각했는데, 올 봄에 보미를 보곤 안 줄수없어서 주기 시작하다가..보미 새끼까지 다 키우고나선 이젠 정말 주지 말아야지 했는데 보미 남편이자 새끼들 아빠인 길냥이 레오를 안 줄수없어서 주게 됐고..레오는 FIV지만 제가 이곳을 떠날때 어떻게든 평생 살수있는 곳에 데려다 줄 계획이구요..레오 밥을 내다 놓으니 저번처럼 새끼길냥이가 찾아오구요..

어제도 새끼 파섬이 먹이를 먹는데 그 옆에서 낙엽으로 장난치며 지키고 앉아있어요. 파섬이 다 먹고가니 그제서야 먹이를 먹어요. 아직 이 냥이새끼가 너무 작아서 파섬도 새끼지만 몸이 다섯배이상 커요.

이 글 쓰는동안 세마리 냥이들이 이젠 다 놀았는지 갑자기 잠잠해서 보니, 까만냥이 '레'는 호기심에 차서 뒷뜰을 내다보구요..이녀석은 뒷뜰 내다보는 걸 요즘 너무 즐겨해요. 태비숫놈 '시'와 턱시도 '라'는 큰 대로가 보이는, 어렸을때 부터 자라 온 방에서길게 몸을 뻗고 밖을 내다보고 있네요.

 

IP : 108.85.xxx.16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23 2:24 AM (110.8.xxx.109)

    언제나 님글을 감사하게 읽는 1인.. 댓글달고 가요......^^

  • 2. 눈물
    '12.11.23 3:12 AM (175.223.xxx.223)

    파섬? 커다란 쥐같다면...징그러울거 같긴하네요...근데 어쨌든 살아있는 생명이라 좀 불쌍하고. 걔네들도 사랑도 못받고 참 힘들게 살아가겠구나 생각하니 맘이 좀 그렇네요..

  • 3. 저도 감사..^^
    '12.11.23 3:23 AM (222.111.xxx.155)

    원글님 글을 읽다 보면 정말 아무 면식도 없는 타인인 제가 다 감사하다는 마음이 듭니다... 길냥이 보미 얘기 처음부터 다 읽어서 이제는 보미 새끼들이 전부 다 친근하게 느껴지고요, 줌인줌아웃에서 사진도 챙겨보고 하니까 정말 나름 제게는 다들 애틋한 존재들이 되었어요 ㅎㅎ 그냥 내 집앞에 오는 길냥이들에게 밥을 챙겨주는 것도 큰일이지만, 직접 어미와 새끼들을 집에 거두어 들여서 끝까지 책임감을 갖고 돌보는건 정말 다른 일이라는 걸 저도 경험해봐서 압니다.. ^^;

    님, 꾸준히 글 읽으면서 느낀건.. 참 좋으신 분 같다는 거하고요, 빈말이 아니고 이런 길냥이들에게 베풀어준 따뜻한 마음이 나중에 님에게도 또 다른 좋은 기운으로 되돌아와서 정말 좋은 일 행복한 일 많이 많이 생기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제 겨울이라 날씨가 많이 추워지는데, 아마 원글님 계시는 곳도 많이 춥겠지요, 추우면 날짐승들이 먹을 걸 찾아 더 많이 인가가 있는 곳으로 내려 올텐데, 음.. ^^; 레오와 그 새끼 길냥이도 겨우내 혹 거두시는게 아닌지.. 슬쩍 걱정이 됩니다 ^^;

    부디 가끔이라도 계속 글 올려주세요, 정말 감사히 읽고 있는 독자 중 한사람이 대표로 감사드립니다 꾸벅 (--)(__)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0523 2년전쯤 넘어져서 생긴 머리속상처가 아직도 부풀어있어요.. 3 걱정. 2012/12/13 1,044
190522 대통령이 누가 되든 정치 잘 못하는거 전대통령 핑계 되기 있긔?.. 7 .. 2012/12/13 682
190521 대형마트나 백화점 오전환불 5 레몬이 2012/12/13 1,918
190520 문재인이 간지남인 건 확실하네요... 5 닭치고투표 2012/12/13 2,018
190519 급해요!!절임배추 40키로 찹쌀죽 분량 문의 합니다. 4 찹쌀죽 2012/12/13 1,392
190518 양화대교 공사 하나에 488억원...ㅠㅜ 2 먹튀 오씨 2012/12/13 824
190517 매매가 2억 5천인 아파트 8천 대출에 1억 2천 전세 너무 위.. 3 ... 2012/12/13 2,405
190516 중1신입생 수학 영어 기초교재 여쭤봅니다. 5 눈사람 2012/12/13 1,078
190515 160마리 생명이 거리에 쫓겨날 상황입니다. 도와주세요!! 5 야옹야옹2 2012/12/13 820
190514 수박씨-영어 문법 선생님 추천바랍니다. 2 예비중1 2012/12/13 1,062
190513 부재자투표는 어떵게 하나요? 1 투표 2012/12/13 536
190512 19금)중요부위가 너무 가려운데요.ㅠㅠ 8 .... 2012/12/13 12,139
190511 3등급인 아이예요. 고등학교가서 어찌하는게 좋을까요? 13 중3엄마 2012/12/13 2,020
190510 슈퍼에서 알바하게 생겼어요 4 문재인 2012/12/13 1,540
190509 절임배추 받으면 서너포기 씻어보세요 12 ... 2012/12/13 5,091
190508 딸이 후보 1번 이네요 (대선이야기 아니에요) 5 이선윤주네 2012/12/13 1,224
190507 님들 행쇼 캠프 다녀오셨어요? 6 소나무6그루.. 2012/12/13 895
190506 물어물어 식당을 찾아갔습니다. 2 ^^;; 2012/12/13 1,577
190505 12월 13일 미디어오늘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우실 2012/12/13 677
190504 연출가 이윤택님 글을 읽고... 맑은세상 2012/12/13 977
190503 스마트폰.... 작은 공폽니다. 도르가 2012/12/13 1,029
190502 6학년남자아이인데 자꾸 어지럽다고 2 ㅎㅎ 2012/12/13 967
190501 친한친구에게 섭섭한 일이 있는데요, 4 섭한 친구 2012/12/13 1,945
190500 거제도 살기 어떤가요? 4 Be 2012/12/13 3,226
190499 양털조끼 원래 물빠지나요? 2 ㅠㅠ 2012/12/13 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