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남편은 자러 들어가고 전 컴 앞에 앉았어요.
객관적인 것들 먼저 쓰고 나중에 제 입장을 써볼게요...
82님들... 같은 엄마 입장에서 제가 남편 말처럼 빡빡하고 숨통 조이는 사람인지.. 봐주세요.
맞벌이 부부로 6세 딸 키우고 있어요.
남편은 야근과 술자리로 많이 늦는 편(평균 밤 10시 반 ~ 12시 사이 퇴근),
저는 일찍 퇴근하는 편이지만 1달에 3번 정도는 야근합니다. (야근시 11시~12시 퇴근)
딸은 아침에 제가 유치원 데려가고, 퇴근 후 7시 전에 집에 데리고 와요.
제가 야근하는 날은 남편이 일찍 와서 딸과 시간을 보내고요.
저와 딸의 일과입니다.
저녁 7시쯤 딸 데려오면 오자마자 씻기고 저녁 차려 먹고 나면 8시가 됩니다.
그때부터 유치원 숙제(글씨 쓰기 또는 그림 그리기 1~2페이지)하고 같이 장난감 갖고 놀거나
딸이 하고 싶은 놀이 하고(주로 그림 그리거나 블럭, 인형 놀이) 9시 정도 되면 침대로 가서
책을 3~4권 읽은 뒤 딸을 재웁니다. 딸이 자는 시간은 9시 반.. 늦어도 9시 45분입니다.
딸이 잠들면 전 그때 씻고 급식그릇 꺼내 설거지하고 부직포 밀대로 거실, 주방 한 번 밉니다.
그 이후에 다음 날 반찬 등 준비하고 나면 11시가 넘어서 자유시간 잠깐 갖습니다.
남편이 딸을 데리고 온 날의 일과입니다.
저녁 7시쯤 딸 데려오면 씻기고 저녁을 먹습니다.
다 먹고나면 컴퓨터를 켜서 딸이 보고 싶어하는 쥬니어 네이버 등을 켜줍니다. (이때가 8시)
남편은 그 사이에 씻고 설거지하고 쇼파 또는 침대에서 본인은 휴대폰을 갖고 놉니다.
딸이 그만 보겠다고 하면 그때 컴퓨터를 끄고(보통 10시 다 됨)
양치시켜 방으로 데리고 침대에서 숙제하고 책을 읽힙니다. 딸은 10시 반 ~ 11시에 잠을 잡니다.
저는 남편이 딸 데리고 온 날의 일과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저희 집에는 TV가 없고, 딸과 약속하기를 주말에만 컴퓨터로 영상물을 보기로 했습니다.
(주말에는 토/일 집에만 있다고 가정했을 때 각각 2시간 정도 봅니다. 영화 한 편, 쥬니어 네이버 20~30분쯤..
한 번에 몰아보진 않고 오전에 영화를 봤으면 오후에는 쥬니어 네이버를 한다던가 하는 식입니다)
아이가 아침에 7시 20분쯤 일어나야 아침밥을 먹고 유치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저녁에 잠드는 시간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초등학생 때까지는 9시간 ~ 10시간은 자는 것이 좋다 생각하는 것도 있고
잠을 많이 못잔 다음 날에는 딸아이가 유치원에서 졸려서 꼬박꼬박 졸았다는 말을 들으면
안쓰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집에 있으면 낮잠이 가능한데 그게 안되니까요)
그래서 아무리 늦어도 잠시간이 10시는 넘지 않도록 지금까지 신경써 왔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데리고 오면 저와 딸이 했던 약속 (남편은 제 강요라고 표현하는)이 지켜지지 않아
짜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제가 야근하고 10시 40분에 왔는데 딸은 그때 컴퓨터 앞에서
쵸코과자를 먹으며 구름빵을 보고 있었구요.. 남편은 쇼파에서 핸드폰 게임중이었어요.
(아이가 9시쯤 전화를 했는데 '이제 책 읽고 잘거에요. 오늘 컴퓨터는 안볼거에요' 라고 했는데
그런 광경이 펼쳐지고 있어서 제가 화를 버럭 냈습니다.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약속도 안지킨거냐고 하고요.)
아이는 양치만 하고 바로 자러 들어갔고 정말 누운지 1분도 안되어 곯아 떨어졌습니다.
그냥 재웠으면 진작 잤을 아이에요.
전 아이에게 화가 나는게 아니라 남편에게 화가 나요.
남편은 성인이고, 제가 아이를 평소에 어떻게 케어하는지 다 알고 있고 이런 일이 한두번 있는게 아닌데
매번 이러는게 싫고 짜증이 납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남편은 제가 아이에게 화를 낸 부분에 대해 저한테 더 화가 나서
본인 어머니가 저 같았으면 자기는 숨이 막혀 죽었을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왜이렇게 6살 아이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고 네 맘대로 쥐었다 폈다 하려고 하냐고,
애한테 융통성 있게 좀 대하라고 화를 내며 자러 들어갔어요.
한 번 여쭤보려고 합니다. 제가 정말 융통성 없게 행동하는건가요?
참고로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좀 늦게 자도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다음날 늦게까지 잘 수 있고,
혹시 피곤하면 낮잠도 잘 수 있는 시간이 되니까요.
하지만 6살 아이에게 저 정도 통제하지 않고 남편처럼 하고 싶은대로 해줘야 하나요?
전 평일 저녁에 애가 다른 것 안하고 밥 먹고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는 것도 싫고
늦게 잠들어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걸 너무 힘들어하는 것도 싫습니다.
(남편은 애 깨우는 일 없어요... 본인은 6시 반쯤 일어나서 준비하고 먼저 나가버립니다)
객관적으로 보고 말씀해주시면.. 제가 넘 빡빡하다고 하면 제 마음을 좀 고쳐먹으려구요.
한 달에 몇 번씩 이런 상황이 벌어지니 제가 스트레스 받아서 못살겠어요...
한 달에 한 번쯤 늦게 자도 괜찮다 괜찮다 최면은 걸지만 매번 그 상황이 되면 화가 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