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 세입자가 엊그제 독촉장이 날라왔다며 전화왔어요.
전화상이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서너번 연체시킨 것 같고 팔만 얼마랍니다.
50줄 가까운 여자 혼자 살던 집이라 그나마 쓴 금액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요.
이 여자가 전화해도 안받고 문자해도 씹네요.
저한테 수도세 전기세라고 주고간 돈은 딸랑 이만이천원.
혼자 사니 공과금도 적게 나오나보다 했죠.
사실 그동안 물이 잘 안나와서 전 세입자가 고생을 했어요.
제가 일부러 안고쳐준것은 아니고요.
이 년전에 빌라 전체에 들어오는 파이프가 동파돼서 공사했는데 그때 뭐가 막혔나 잘못 고쳤나봅니다.
그 뒤로 낮에는 괜찮은데 아침 출근시간때면 빌라 사람들이 한꺼번에 쓰니까 쫄쫄 나왔답니다.
그런데 이 얘길 올초에 다른 일로 통화하다 들었어요.
고쳐준다고 혼자 고칠수 있는 일은 아니니 빌라 반장 아주머니 전화번호 바뀌었으니 전화번호 알아봐달라 했더니 감감 무소식.
그게 고치려면 땅파고 대공사해야 하는 일이라 전 세입자도 고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올 여름즈음에 6년 전세 만료기간이 가까워서 전세값 올리겠다 했습니다.
6년동안 전혀 올리지 않았거든요.
시세보다 천만원 싸게 주겠다 어찌 하시겠냐 했더니 생각해보겠다더니 한달 넘도록 감감 무소식.
전화했더니 돈 없다고 천만원 더 깎습니다. ^^;;;
이사가야 할 것 같은데 며칠 더 생각해보겠답니다.
또 한참 지나도 연락없고.
전화했더니 거기서 또 천만원을 더 깎습니다.
이렇게 물안나오는 집 누가 이사오겠냐면서.
내가 알아서 고칠거다 이사 날짜는 편한대로 하시라 했죠.
그 날 바로 집을 계약하고 왔다 하더라고요.
그런데 집을 내놨는데 전 세입자가 집을 보여줄때마다 짜증내서 부동산에서 고생했어요.
나좀 귀찮게 하지말라해서 부동산에서 달래고 얼르고 해서 겨우 보여주곤 했답니다.
그런데 집이 너무 지저분해서 집이 안나간답니다.
오래된 빌라라도 지하철역에서 가까워서 전세가 잘 나가는 동네이거든요.
제가 가보니 밖에서 보인다고 베란다랑 방 창문까지 포스터와 종이로 도배질을 해놔서 깜깜하게 만들어놓고.
바닥은 걸어다닐 곳도 없이 물건을 가득 늘어놨어요.
결국 부동산에서 안되겠다 해서 이사보내고 집수리 깨끗하게 해서 전세 나갔어요.
처음에 나 수도땜에 고생해서 연체금 못내겠다 했으면 제가 이해를 해줬을 텐데요.
다른 번호로 계속 전화해볼까 하다가 그래 네가 그 돈 떼먹고 잘살면 얼마나 잘살겠냐 싶어 관두기로 했습니다.
세입자도 앞으로는 가려가며 받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