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3년 후에 어떤 꿈을 이루고 싶으신지요..?

같은글이에요 조회수 : 1,155
작성일 : 2012-11-19 22:03:40

낮에도 올렸던 글이에요.

글 말미에도 적었듯이 많은 의견들 듣고 싶어서

조회를 더 많이들 하시는 저녁시간에 한번 더 올려봅니다.

낮에 댓글 다정하게 남겨주신 분들께도 감사해요.

=============================================================================

제가 다이어리를 하나 선물 받았어요.

저는 서른 여섯 아이 둘 키우는 전업이고

선물해 준 친구는 전문직으로 아직 미혼이에요.

큰 아이 출산 전까지 친구와 비슷한 직종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출산 - 육아 - 둘째 임신 - 출산 - 아이 둘 육아.. 이 코스로 전업이 된거에요.

고등학생 때 부터 저를 자주 봐 왔고 비슷한 일을 해서 제 성격이나 일에 있어서 제 능력 정도를

객관적으로 잘 알고 있는 친구라 늘 저에게 언제 다시 일 할거니, 계속 주부로 남을거니, 조심스레 묻곤 해요.

 

그러던 차에 연말 안에는 바빠서 새해에나 봐야겠다고 지난 주말에 저희 집에 잠깐 놀러오면서

저희 애들 소소한 장난감 두어개랑 저를 위해 샀다며 3년 다이어리 라는걸 전해 주네요.

3년 뒤의 목표를 정해놓고 꾸준히 매일 노력하면 정말 이뤄진다는 뭐 그런 의미의 다이어리에요.

이게 3년짜리 5년짜리 이렇게 있는데 내년에 저희 나이가 서른 일곱, 삼년 후면 마흔이 되니

마흔살에는 뭔가 이뤄도 이루자고 그런 뜻으로 제 생각하면서 골랐대요.

 

 

워낙 바쁜 친구라 이번에도 간단히 차만 금방 마시고 일어나면서

저를 보고 하는 말이... 나는 니가 참 아까워, 뭐라도 했으면 좋겠어, 너도 좀 챙겨. 그러네요.

그렇다고 이 친구가 전업주부인 제 위치를 낮게 보거나 하찮게 생각하는건 아닌데요.

언제나 제가 좀 긴장을 잃을 때 쯤이면 늘 옆에서 저렇게 저를 일깨워 줘요.

 

제 아이들은 네살, 두살이에요. 큰애는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작은애는 적어도 세돌은 채워서 어린이집 보내려고 생각 중이에요.

그래서 잠정적으로 제 마음에 앞으로도 거의 2년 정도는 이렇게 살림 육아에 매진하려고 해요.

그런데 3년 후를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면서 답답해지더군요.

친구 말마따나 뭐라도 그 동안 해 보려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노력을 해 보려고

밤새도록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저는 당장 다음달의 일들만 생각날 뿐

3년 후, 저의 모습을 그릴 수가 없더라구요. 그냥 지금과 비슷한 나, 더 늙고 더 나이먹은 마흔살의 나만 그려져요.

 

제 계획을 세우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도 참 우습지만

지난 3년, 거의 4년이 다 되어가도록 살림하고 큰애 작은애 하루하루 커가는 것만 신경쓰고 살아서 그런지

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제가 진짜 바라는게 뭔지, 뭘해야 잘 할지 모르겠는거에요.

직장다니며 하던 일은 영어교육 관련 일이었고 어학쪽으로 재능이 있는 편이었고

자잘한 손재주가 있고 책 읽는거 좋아하고 지금도 짬을 내서 한달에 두어권 정도는 책을 읽는데.

그렇다면 그 기반으로 이전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할 계획으로 집에 있는 동안

영어 공부도 더 해 놓고, 책도 다양하게 읽으며 시간에 뒤쳐지지 말고, 돌쟁이 작은 애 좀 컸으니 운동도 좀 하고.

그러면 되겠지만, 저는 그게 참 지루한 느낌이에요. 결국 또 같은 시간으로 돌아가는건가.

비슷한 일 하면서 비슷한 목표 세우면서 그렇게 사는건가, 그냥 그렇게 살면서 나이드는건가..

게다가 남편이 학원을 운영하니 주변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 애 좀 키우고 남편 일 도우면 되겠네. 합니다.

아마 내심 제 마음속으로는 그 의견들에 대한 반발심이 있어서 더 그러는 것도 같아요.

왜? 내 부모님이 애써서 공부시켜주고 내가 애써서 쌓은 내 경력을 남편 '도와주는데' 써야 하는거야? 하는 그런 마음요.

 

 

대학 4학년 때 어학연수를 갔다가 운도 잘 따라주어 현지에서 직장 생활도 좀 하고

그렇게 한 3년 정도를 외국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한국에 와서 다시 한국식 생활을 하고

평범한 결혼을 하고 여느 전업 주부들과 같은 일상을 보내고.. 그렇게 사는데도

제 마음은 여전히 꿈이 헤매고 있는지 내 3년 후? 내 10년 후?

여행도 다니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살거야.. 그런 생각만 들어요.

현실적인 감각이 무뎌지기도 했고 현실을 직시할만큼 마음이 급하지도 않고 그런 모양이지요.

 

어떤게 현실이고 어떤게 제 꿈일까요,

3년의 시간이 주어지고 그 3년 후에 뭔가 이룰 계획을 세우라면 어떤 꿈을 꾸실건가요.

제 나이 마흔에, 그때는 여덟살 여섯살이 되어있을 아이들의 엄마,

그리고 그때는 마흔 중반에 들어서 있을 남편의 아내, 그 모습 외에는 딱히 꿈을 그릴 수가 없는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온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조금은 서글픈 그런 날이네요.

 

 

저.. 몇 분이나 제 글에 소소하게 의견을 나누실지는 모르겠지만

주로 저녁시간에 많은 분들이 읽으시곤 하시니까 이따 저녁에도 같은 글을 올려보고 싶어요.

다들 무슨 꿈을 꾸며 사시는지.. 그 꿈들을 엿보며 제가 꿀 수 있는 꿈도 한번 그려보고 싶어서요..

 

이제 곧 2013년, 3년 후면 2016년.. 그때 다들 어디에서 뭘 하면서 있고 싶으신지요...?

(음.. 그때 대통령은 누구일지 그게 제일 궁금하긴 하네요.)

IP : 121.147.xxx.22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19 10:13 PM (1.244.xxx.166)

    저는 일 해야해요. 사실은 돈을 벌어야 하는 건가..
    지금 3년째 쉬고 곧 출산인데..
    앞으로 3년뒤면 제일 다시 시작해서 약간은 정리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도 적성에 맞긴한데
    일을 영원히 안하는 자신을 상상할수 없네요.(스스로도 주위사람들도..)

    cc로 결혼해서
    일하고프면 남편직장에 파트타임하면 되는 제친구들은
    오히려 언제라도 하면 되니까 큰계획이 없는것 같아요.

    부럽기도 하지만
    저는 절박함이 있으니까 그들보다 오히려 빨리 일하게 되지않을까 싶네요.

    남편일 내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같이 벌어 같이 쓰고,
    내가 하고픈일이면 하는거죠.
    저는 남편과 같은 일하면 정말 좋을것 같아요..

  • 2.
    '12.11.20 12:05 AM (175.114.xxx.118)

    전 원글님과 비슷한 30대 중반인데요,
    생존률이 매...우 낮은 병이 있어서 ㅠㅠ 2년 후 생존률이 2%래요.
    3년 후에 괜찮은 상태로 살아있으면 정말 좋겠어요...그게 제 목표에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환갑까지만 평범하게 살 수 있으면 더한 소원이 없고요.
    곰곰히 생각하면 정말 무섭고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되는 남은 시간인데..
    얼마 남았는지도 알 수가 없으니 정말 안개속을 걷는 기분이에요.
    지금도 가끔 눈물을 펑펑 쏟아내는 마음 약한 남편은 어쩌나 걱정이구요.
    딸내미 앞세우면 우리 엄마아빠는 어쩌나도 너무 걱정이고 생각만해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원글님 원하시는 그런 답변은 못드리지만 정말 건강 잘 챙기세요.
    건강 잃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 3. 나름 소박한가요 ㅠ
    '12.11.20 1:56 AM (14.52.xxx.59)

    그냥 아이들 상급학교 진학 잘해서 성실한 학생으로 남아있고
    남편은 직장에서 월급 잘 받아오고
    다들 건강하면 되요
    이젠 큰돈도 성공이나 대박도 안 바라는 나이가 되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8358 즐거운생활 1학년108,109 페이지 1 준비물 2012/12/06 788
188357 이거 이불 어때요? 고르는 것좀 도와주세요~너무 추워요 ㅜㅜ 6 .... 2012/12/06 1,497
188356 자두엑기스 거르고 난후 어떻게 쓸 수 있을까요? 1 달콤해 2012/12/06 1,420
188355 유홍준 교수님 문재인 후보 찬조 연설 4 오공주 2012/12/06 1,680
188354 난소에 물혹이 있다 하는데,,질문이요(mri,자궁내막검사) 5 조언 2012/12/06 4,294
188353 문재인 후보 유세현장 LIVE로 볼 수 있는 곳 없나요? 1 의정부 2012/12/06 527
188352 클릭한번으로 문재인후보 응원!(수첩한테밀리고있음) 10 응원해주세요.. 2012/12/06 1,221
188351 강남역에서 응급상황 봤어요.. 8 에스프레소 2012/12/06 4,348
188350 바비인형 키고리를 하려고 하는데 좀 웃길까요? 2 그래도 2012/12/06 655
188349 흥 홍콩출장 가방 일베충 또 도망갔네요. ㅋㅋ 3 .. 2012/12/06 1,000
188348 사은품으로 받은 가방도 판매하네요. 8 쐬주반병 2012/12/06 2,245
188347 연말 소득공제요.. 현금영수증 1월12월까지인가요?? 1 소득공제 2012/12/06 655
188346 하비족 여러분 요즘 하의 뭐 입으세요??? 1 추천해주세요.. 2012/12/06 927
188345 m사 아침드라마 질문이요 4 사랑했나봐 2012/12/06 1,073
188344 지금은 행동해야 할때.. 4 부산아짐 2012/12/06 985
188343 수원눈또와요 4 ........ 2012/12/06 1,091
188342 절임배추가 짜다고 하네요 3 배추 2012/12/06 1,243
188341 길이 너무 미끄럽고 . 2012/12/06 667
188340 절실히 조언이 필요합니다. 7 .. 2012/12/06 1,253
188339 대비되는 후보님 1219 2012/12/06 614
188338 부산 콘크리트 친정 부모님 설득 성공했어요!! 설득 방법 8 .. 2012/12/06 2,106
188337 문재인 독자노선 가는게 지지율 상승시키는일 7 파사현정 2012/12/06 1,201
188336 다이어트 중에 출장이네요.. 그것도 중국 5 ㅠ.ㅠ 2012/12/06 975
188335 알콜전문 치료병원에 다니면 정말 좋아지나요?? 2 새댁임 2012/12/06 1,698
188334 노무현은 여유있게 앞서나갔는데 문재인은 지고 있다??? ... 2012/12/06 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