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펌] 안철수 캠프 출입기자가 올린 페북글 <-- 정곡찌르는글

여린손 조회수 : 1,731
작성일 : 2012-11-18 22:38:16


송용창

‎1. 안 측이 민주당 쇄신과 정치혁신에 불만이 있었다면, 새정치공동선언 협상팀에서 논의하고 압박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나 협상팀에서 이 문제가 쟁점이 됐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쟁점은 ‘의원정수 축소’로 알려져 있다. 많은 비판을 받았고 안 캠프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던 사항이었지만, 안 캠프가 ‘후퇴’의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고집스럽게 이 사항을 집착했음을 시사한다. 어쨌든 새정치공동선언 협상팀도 정치혁신 내용에 합의한 뒤 발표만 앞두고 있었다.

2. 이는 이번 단일화 협상 중단 파행이 정치혁신과는 무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파행 이후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어떤 혁신적 조치를 취해야하는지를 물으면, 안 측의 답은 예의 “민주당이 잘 알거다”는 식으로 말을 돌린다. 그들도 답답할 거 같다. 말해주고 싶어도 대답할 말이 없을테니까. 안캠이 가진 정치혁신의 독자적 콘텐츠란 게 과연 있을까. 안 후보가 탐정소설 애호가로 알려져 있는데, 미스터리의 핵심적 비밀 하나가 궁금증을 유발하는 베일 속엔 사실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베일이란 장막 자체가 미스터리 효과를 내는 것이다.

2. 파행이 발생한 곳은 단일화 룰 협상팀이었다. 이번 갈등이 정치혁신과 무관하게 단일화 승부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안 측은 아마 단일화 승부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데 불만을 가진 것 같다. 딱 집어 말하면, 여론조사로 승부를 봐야하는데 여론조사가 민주당의 조직적 동원과 개입으로 왜곡되고 있고 실제 단일화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기관에 시비를 걸고, 여론조사 응답 독려 문자메시지에 열불을 내는 것도 그래서일 거다. 정말 여론조사기관이 민심을 왜곡해 조작을 했다면, 조작의 증거를 제시할 일이다. 정당한 경쟁활동을 넘어서서 조직적으로 마타도어를 퍼트린다며 그 또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서 문제제기를 할 일이다. 그러나 안 측이 제시한 증거란 게 보잘 것 없다.

3. 안 측은 '심정적으로' 최근의 지지율 역전이 민주당의 조직적 개입에 따른 민심 왜곡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이는 민심은 자신들의 편이고, 시대정신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굳은 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승부를 보면 당연히 승리할 것으로 굳게 믿었던 상황에서 뜻하지 않게 여론조사에서 추월 당하자, 도저히 이 현실이 납득되지 않았을 것이다.
강한 당파적 신념은 실천의 강력한 에너지원이지만, 그 신념을 배신하는 현실을 쉽게 수용하지 못한다. 그 때 등장하는 것이 음모론이다. 민주당의 개입과 음모로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것. 이 음모론에 빠지면 사소하고 우연적인 사건들도 그 신념을 지지하고 강화시켜주는 징표로 작용하게 된다. 강한 당파적 신념은 왜 자신들의 지지율이 떨어졌는지를 반성케하는 이성을 봉쇄하고 타인의 조작과 음모로 자신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망상을 강화시킨다.

4. 여론조사 게임이 아무리 공정성하게 진행되더라도 이는 정치혁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 사안이다.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 승부를 보겠다는 것 자체가 구태다. 민주적 의사결정을 여론조사로 결정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여론조사는 여론의 동향과 추이를 참고하기 위한 방편이지 민주적 의사결정을 대체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자신의 후보를 직접 뽑고 싶은 유권자의 참여를 봉쇄하고, 주사위 던지기로 샘플링 된 일부 사람들, 그것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에서 익명의 의견만 들어 결정하는 것이 민주적 방법인가? 이것이 후보 선출의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일까. 2002년 정몽준의 몽니와 꼼수로 여론조사만의 단일화가 이뤄진 것이 매우 잘못된 선례였다.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5. 안 후보는 이번 중단 파행의 “단일화의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단일화하면 정권교체 할 수 없다”고 했다. 내 말이. 그 과정이 중요했다면 진작, 그러니까 10월부터 양측이 단일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했다. 충분한 논의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며 공감대를 넓히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토론으로 누가 더 좋은 콘텐츠를 가졌는지 경쟁해야했다. 그걸 이 때까지 피했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단일화 방식에서도 조직력에서 밀린다는 약점을 피하지 말고 원칙대로 국민참여경선을 받아야했다. 그의 출마 명분 자체가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썩은 조직을 혁파하는 것이 아니었나. 그 승부를 왜 피하는 것인가.

6 . 안의 기조가 오락가락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뒤늦게 411총선 패배 책임론을 꺼내 민주당의 친노 사퇴를 겨냥했다가 단일화 제의 후 한발 물러 서더니, 다시 그 책임론의 연장선에서 친노를 겨냥했다. 4 11 총선 책임으로 이미 당시 지도부는 사퇴했고, 그 이후에도 민주당 내에서 두 차례의 검증을 거쳤다. 이해찬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문재인 후보가 선출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이었다.
여전히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지 않았고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 당원들은 이를 검증한 뒤 새로운 지도부와 후보를 선출했다. 이 대표와 문 후보는 그런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 이를 문제제기한다는 것은 민주당 당원 및 지지자들의 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없지 않나? 문 후보는 적어도 절차적 과정을 거친 후보지만, 안은 대체 무슨 절차적 과정이라도 거쳤던 건가. 더구나 노의 핵심 중의 핵심은 문 후보 자신이 아닌가? 이를 부정하면서 어떻게 단일화 협상에서 나올 생각은 했는가. 그가 진심으로 411 총선 책임론을 제기하고자 했다면, 진작에 출마를 선언해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어야 했다.

7.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에 보면, ‘인간은 일반적인 경우에 잘 속지만 구체적인 경우는 잘 속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 유권자들은 구체적인 말을 하지 않고, 듣기 좋은 추상적인 말을 하는 정치인을 가장 경계해야한다. 그들이 사이비 정치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P : 119.71.xxx.1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ㄴ
    '12.11.18 10:40 PM (210.105.xxx.118)

    전 정확히 몰라서요.
    저 역시 자주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확언을 잘 못해요. 나이 들수록 그러네요.

    박그네낭 문후보님과 비교해서 안후보가 더 심한 편인가요??
    너~무 심해서 봐 줄 수 없는 상태인가요?
    이 글 퍼오신 분, 정곡을 찔렀다는 의견을 내셨으니
    잘 아실 것 같아서요.

  • 2. 여린손
    '12.11.18 10:48 PM (119.71.xxx.10)

    이번 단일화사태에 대한 나름 정돈된 글이라는겁니다.

  • 3. 휴....
    '12.11.18 11:32 PM (114.206.xxx.184)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7577 실내자전거 쓰는 분들 어떤거 쓰시나요 3 간편 2012/12/07 937
187576 교회다니시는 분들에겐 굿판 사진 제대로 먹히네요 29 2012/12/07 15,844
187575 12월 7일 [손석희의 시선집중] “말과 말“ 1 세우실 2012/12/07 605
187574 전기장판 온도조절기의 불이 좀 흔들리는데요 2 전기장판 2012/12/07 1,260
187573 CJ해찬들 고춧가루 사신분들~~ 김장 어떻게 해요?? 2 고춧가루 2012/12/07 1,181
187572 여자아이들, 피아노 몇 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하나요? 14 피아노 2012/12/07 3,427
187571 대학생 귀여운 선물파는 사이트 아세요? 7 매일 2012/12/07 764
187570 전기압력솥 6인용 고장이 잘나나요? 11 6인용&10.. 2012/12/07 1,001
187569 부산 분위기 어떤가요? 오늘 유세 5 ........ 2012/12/07 1,553
187568 런닝머신 6 운동시작 2012/12/07 742
187567 이제 서울 이틀째죠 눈오는거? 4 눈밭 2012/12/07 821
187566 이런식의 이혼은 가능할까요? 12 이롬 2012/12/07 3,080
187565 드릴이랑 망치소리때문에 짜증이... 3 아파트 2012/12/07 850
187564 박근혜가 보고 즐겼다는 그 연극! 13 .... 2012/12/07 2,388
187563 티몬 주문내역확인 되나요? 3 ... 2012/12/07 562
187562 새누리, "문재인, 법무법인 부산에 이익금 41억 쌓아둬… .. 34 ... 2012/12/07 2,775
187561 오늘 유치원 보내시나요?? 5 고민중..... 2012/12/07 986
187560 12월 7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2 세우실 2012/12/07 658
187559 오늘 오후5시 문재인, 안철수 부산 광복로 불금유세! 4 참맛 2012/12/07 1,494
187558 아침부터 또 눈이 오네요.. 3 인천은 2012/12/07 1,391
187557 아침 7:30분에 피아노를 치면...밑에 층은 어쩌라고.... 6 제발 2012/12/07 1,918
187556 패배가 예상됩니다. 13 자유민주주의.. 2012/12/07 2,576
187555 감사합니다 19 직업? 2012/12/07 3,026
187554 서울, 차 가지고 가도 될까요? 2 날씨 2012/12/07 787
187553 문재인 후보 페인터 쇼 동영상 5 ㅁㅈㅇ 2012/12/07 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