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는 이날 낮 12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선언한 뒤 자당의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상대인 안 후보에게 세 가지를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세 가지 요청을 하면서 안 후보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안 후보와 안 후보 캠프가 단일화 과정 등에서 보여준 행태를 겨냥한 발언들로 안 후보를 압박했다.
요청 사항 자체는 올곧고 선한 마음으로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 단일화에 진심을 가지고 즉각 논의를 재개해 달라, 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존중해 달라 등 이었지만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안 후보의 행보가 구태 정치라는 점을 지적하고 민주당을 존중하지 않는 안 후보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새로운 정치와 관련해 "우리 정치에서 척결돼야 할 가장 대표적인 구태 정치는 거짓말과 분열주의, 그리고 무책임하고 불안한 정치와 정당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당권 투쟁, 자리 싸움에 골몰하는 정치다"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거짓말, 무책임하고 불안한 정치, 정당 민주주의 부정' 등은 안 후보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전 세계의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어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며 안 후보의 안정적인 국정운영 능력에 물음표를 던진 바 있다. 이른바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이다. 당시 안 후보측에서는 이에 강력 반발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지도부가 안 후보에 대한 당부의 말을 하면서 굳이 당권 투쟁, 자리 싸움에 골몰하는 정치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안 후보 측이 민주당 내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고립을 넘어서 제3 신당 창당을 목표로 지도부 사퇴에 이은 민주당 해체로까지 나아가려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