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은 주말이네요.
지금 삐용이는 자고 있어요.
삐용이 잘때라야 뭘 좀 할 수 있답니다.ㅎㅎ
고양이들이 다 비슷하겠지만
저에겐 첫 가족의 인연이 된 삐용이 관찰하기에요.
새벽이라 하기엔 늦은 시간인
아침 6시쯤이 되면 삐용이는 앞발로 제 얼굴을 한번 톡 건드립니다.
이미 이른 새벽에 이불 속에서 나와 놀다가 그즈음이 되면
욘석은 저희를 깨워서 놀고 싶은지 비슷한 시간에 얼굴을 한번 톡 하고
만지고 그 앞에 서서 제가 반응하기를 기다려요.
중간 중간 사료그릇에 있는 사료를 알아서 잘 먹고 잘 놀고요.
앞전에는 사료를 가득 부어 놓으면 중간 중간 먹고 알아서 조절했는데
요즘은 마구 먹어대서 좀 걱정입니다.
한참 크려는 상태라 더 그런가봐요.
깨워도 바로 일어나지 않으니 이불속에 들어와서 저희 손이나 발을
가지고 자꾸 장난치면서 놀다가 같이 잠들다가 그래요.
느즈막히 일어나서 또 밥을 먹고 한참 놀때의 삐용이는
귀를 옆으로 하고는 신나게 놉니다.
공이 달린 장난감으로 열심히 놀아주면
삐용이는 전속력을 다해서 공을 잡으려고 이리 날아 다니고 저리 날아다니고
엄청나게 뛰어 다녀요.
저도 그에 맞춰 손을 또는 발로 뛰면서 열심히 놀아줘요.
삐용이가 공을 낡아 채려고 폼을 잡을때마다
낮은 자세로 엎드려서 출발하기 직전에 엉덩이를 살살살 흔들어 대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귀여워 미치겠어요
고양이들이 사냥할때 엉덩이 흔들면서 속력을 내려고 하는 폼을 보면
정말 너무 귀여운 거 있죠.ㅎ
그리고는 공을 낡아챌때는 꼭 공을 물고 앞구르기 한바퀴 한 다음에
낡아챈 공을 입으론 열심히 물고 뒷발로 토끼마냥 계속 발길질 하면서 난리납니다.
공을 낡아채기 위해서 이리저리 전속력으로 뛰다가 방바닥에 미끄러질때도
얼마나 웃긴지요.
그렇게 달리느라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삐용이의 배도 사랑스럽고요.
고양이도 강아지 못지않게 후각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삐용이는 자기가 먹는 사료 아닌 냄새가 나면 코를 막 씰룩거리면서
냄새를 맡아요.
때론 방바닥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도 하고
제가 뭘 먹고 나면 제 입주변에서 나는 냄새를 맡느라 코가 정신없이
씰룩 거리는데 꼭 토끼마냥 너무 귀여워요.
또 공을 잡아서 물고 갈때도
귀를 옆으로 하고 의기양양 하게 걸어가는데
공을 문 입이 너무 귀여워서 남편보고 삐용이 입 좀 보라고 하면
남편은 그러죠.
저게 공이 아니라 쥐여도 귀엽겠냐고...ㅎㅎ
하긴,
저 어렸을때 시골에서 아궁이에 불때고 살때
키우던 고양이가 늘 쥐를 잡아서 가마솥 옆에 놓아 두곤 했어요.
처참한 모습의 쥐가 놓여 있을때도 있고
가지고 놀다가 놀아둔 죽은 쥐도 있고.
그때 생각하면 좀 그렇긴 하네요. ^^;
그래도 삐용이가 공 물고 앙 다문 입은 너무 귀여운 걸 어째요.ㅎㅎ
그렇게 열심히 먹고 놀다가 또 한잠 실컷 자고 일어납니다.
실컷 자고 일어나서는 기지개를 펴는데
삐용이는 서서 앞 발과 뒷 발을 뻣뻣히 세우고 등은
한컷 구부려서 둥글게 만들면서 기지개를 펴요.
그 모습도 정말 재미있어요.
조금 있다가 또 그렇게 기지개 펴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