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의 평범한 주택가 에요
그 지역에살던 누군가는 귀신을 봤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무렇지도 않게 살겠지요
지명을 말하면 여기 회원님들 중 그곳에 사시는 분들도 있을 만한 곳이라 지명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여름이면 귀신 얘기 가끔 나오길래 별렸는데 기회가 없더니
조기 아래 어떤분이 맛이 가면 귀신이 보인다고 하시는 바람에 발끈(?) 해서 풀어 봅니다
저는 지금 외국에 살고 있어요
어느 여름 납량특집(한국것) 뭐 이런것을 보고 있던중에
작은 아이가 "나도 귀신 본적이 있어" 하네요
우리 아이가 귀신을 봤던 지역은 제가 7살 무렵 이사를 간 곳입니다
그때만 해도 촌 수준 이였어요. 지금은 서울 변두리쯤 화려한 주택가가 되었지만
동네 한편으로 뒷산 줄기에서 내려와 옆 동네와 나눠지는 듯한 동산이 있는데
그 동산 중간에 집이 한 채 있었어요 그 시절 나쁘지 않은 현대식 집
그집을 끼고 도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옆동네로 가는 지름길 이라 가끔 다니는데
어느날 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그집 대문은 다른 쪽이고 오솔길 쪽으로
작은 문이 있어서 거기로 사람들 드나드는 것을 가끔 본적이 있는데 문도 너덜해지고
멀리서 보면 담너머 그집 마루 유리가 뵈는데 그게 비닐로 되어서 펄럭 거리기도 하고
이상하다 생각 했지만 신경 안쓰고 다녔어요.
그러던 어느날 동네 아주머니랑 엄마랑 소근 거리는걸 들었는데
그집 며느리가 대청마루에서 목 매 자살 했다고요. 그집 사람들은 귀신 때문에 나가고 빈집인데
없는 사람들이 들어와 살다가 못견디고 나가고, 언젠가는 군인 두명이 담력 시험 한다고 들어 갔다가
혼이 빠져서 갔다 뭐 이런 이야기들이에요. 그때가 1976년도 즈음이에요
그 후론 별 이야기 듣지 못했고, 세월은 흘러 저도 결혼하고 아이가 둘이 되고
남편이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가 갑자기 서울 본사로 발령이 나서 급하게 집을 구하는데 찾을 수가 없더라구요.
친정 근처에 구해야 했는데 딱 한집이 나왔어요 아주 작은 빌라 2층
그 귀신 나오는 집이 있던 근처인데, 그 집이 있던 동산은 전체가 빌라촌으로 뒤덮혔더라구요.
너무 급해서 일단 짐만 들이자는 생각으로 계약을 하는데 너무 찝찝했어요.
아무 한테도 말 못하고 그냥 찜찜한 기분으로 어쩔 수 없이 계약하고
이 많은 빌라들에 사람들이 다 사는데, 그리고 세월이 얼마냐 하는 심정으로 거의 잠만 잤어요
큰 아이는 일학년 갖은 아이가 5살 이였는데 작은 아이가 그 집에서 귀신을 본겁니다. 그때가 1997년
안방에 모든 짐을 두고 아이 둘을 재우고 우리 부부는 작은 방에서 잤는데
잠결에 작은 아이가 엄마한테 가서 자려고 엉금엉금 기어서 안방 문턱을 넘는데( 방문을 안닫고 삽니다)
거실에 티비가 파랗더래요 그래서 이상하다 하는데 한얀 옷을 입은 사람이 공중에 떠서 티비를 보고 있더랍니다
공중에 떠 있는 귀신의 뒷모습을 본거지요 . 무서워서 더 못 나가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다가
문턱에 무릎이 받쳐서 엄청 아팠다고 해요 그 아픔이 지금도 느껴져서 절대 꿈이 아니랍니다.
그 이야기를 안하고 있다가 15살 에 아무렇지도 않게 하네요.
무섭지 않았냐 왜 당시에 말하지 않았냐 했더니
귀신을 봤을때는 무서웠지만 그 다음에는 별로 무섭지 않았고 딱 한번 봤다고 해요.
제가 그집에 살면서 이상 했던일은 한번 있었어요.
대낮에 머리를 감고 있는데 누가 현관문을 쾅쾅 두드려요 집이 워낙 좁아서 잘못 들을 일이 없어요.
머리에 비누는 범벅인데 누가 이리 급해서 문들 두드리나 싶어서 수건으로 둘둘 말고 문을 열었는데
아무도 없어요 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바람이 밀려 오듯이 뭐 훅 끼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상하다 했지만 뭐 대낮인데 신경 안쓰고 준비해서 볼일 보러 갔는데 가는 도중에
말도 안되는 황당한 교통 사고를 당했습니다 ( 글이 너무 길어서 사고 상황은 패쓰)
다행 이긴 한데 그냥 있을 수는 없어서 그 이후에 부랴부랴 알아봐서 몇달 살지않고 이사 나왔지요.
저도 이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안했어요 .
작년인가 언니에게 그집 이야기 알아 하고 물었더니 언니는 들어 보지도 못한 소리라고 해요.
같은 곳에서 같은 시간을 보낸 사람도 누구는 느끼고 누구는 못느끼고
본 사람도 있고, 믿지 않는 사람도 있어요
귀신을 본 사람은 맛이 간게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나?
드라마틱한 사건은 아니지만 뭔가가 있긴 있다는걸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길게 썼구요
반응 나쁘지 않으면 외국서 본 , 드라마틱은 아니지만 충분히 미스터리한 귀신 이야기도 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