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가 좋은 모습으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구태 정치 문화 그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그런 구태 정치 문화가 형성될 수 밖에 없는, 지역구도에 기반한 양대 정당의 기득권에 있습니다. 이 정당 기득권이 깨지지 않는 한, 누가 정치를 해도 근본적인 개혁은 될 수 없어요. 安이 정치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주장하고 싶다면 특정 지역을 텃밭으로 여기는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양대 정당의 기득권을 박탈할 수 있는 방안을 주장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安은 전혀 엉뚱한 처방을 했어요. 정치를 축소하고 비용을 줄인다고 해서 정당 기득권, 그 자체가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의원 1인의 권능과 특권이 커지고 정치는 부를 가진 소수가 독점하게 되는 거에요. 기득권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거지요. 정당의 의사결정구조가 폐쇄적이고 하향전달식인 것은 선거구제, 공천권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또한 기존 정치인은 그 누구도 지적할 수 없는 유권자 의식 문제도 한번쯤 공개적으로 지적될 필요가 있는 거고요. 하지만 安은 정치 개혁을 말하면서도 이런 문제는 제대로 언급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캠프 내부에서도 반대했던 개혁안을 들고 나왔기에 전방위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겁니다. 이런 문제는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먼 새로운 인물 몇이 정치권에 들어간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선거구제를 뜯어고치고 지역구도를 깨야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한 겁니다. 특정 지역이 특정 정당만의 텃밭이 되는 것을 막아야 인물 간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고 이 경쟁력이 정치권 전반에 참신한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거에요.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문재인이 민통당 후보로 결정된 것이 민통당의 쇄신이다, 라고 한 이해찬의 말에 숨은 의미를 좀 새겨들었으면 좋겠네요.)
강제당론 같은 경우, 이것을 폐지해서 의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허락한다면 마음은 새머리당, 몸은 민통당인 의원들의 경우 통제가 안됩니다. 새머리당 소속 의원들이 양심껏 표결을 할 거라는 순진한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강제당론을 폐지하자는 건 사실상 새머리당의 의석을 늘려주자는 것과 같은 주장이 되는 겁니다. 개혁이니 쇄신이니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새머리당이라는 존재를 계산에 넣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 듯한 쇄신안이라 해도 결국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에요. 새머리당의 기본 지분 40%를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아무리 민통당이 대선 며칠 앞두고 혁신적인 셀프 쇄신을 한다 해도 다 소용 없습니다. 이해찬, 박지원이 물러난다고 그게 새머리당의 기본 지분 40%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安에 대해 답답하고 근본적으로 실망을 했던 게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대선에서 좀처럼 차지하기 힘든 절묘한 포지션닝을 하고 있으면서 왜 그걸 제대로 된 방향으로 살리지 못했냐는 거에요. 安은 관중이 될 수도 있고,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심판이 될 수도 있는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기존의 정치인들이 기득권 때문에 할 수 없었던 말들을 그 누구보다도 통렬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고작 국회의석 축소, 대통령 인사권 축소, 정당보고금 촉소, 강제당론 폐지, 반값 선거운동 등등 근본적인 개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이브한 주장들을 연발함으로써 스스로가 가진 개혁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만 겁니다. 이런 주장은 대중의 정치 혐오에 편승한 인기 영합성 발언일 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해도 정치가 축소되기만 할 뿐, 정당 기득권은 오히려 강화되기만 한다는 거지요.
또 하나 답답한 건, 새정치공동선언이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왜 이 과정을 공개토론을 통해 오픈하지 않고 밀실에서 독립운동하듯이 실무팀들끼리 진행하는 겁니까. 공개적으로 의제를 던지고 양 캠프에서, 아니 박 캠프까지 불러내서 토론을 하고 학자들이나 시민 논객들도 참여하고,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정치 혁신안을 논의하면 선거판의 화두가 되어 이슈를 집중시킴으로써 개혁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동력을 바탕으로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면 제 아무리 새머리당이라 해도 찬성 표결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는데,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불투명한 밀실 속에서 모든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왜 安은 자신이 가진 동력을 이런 부분에 쓰지 못하냐는 거에요. 민통당 쇄신이 아니라, 국회의원 전원을 상대로 개혁안 찬성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내는 것, 이런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安이었고, 또한 제가 바라고 있던 安의 모습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安은 오로지 민통당과 문재인 후보에게만 집착하면서 그가 가진 개혁의 동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겁니다.
막말로 安이 정치에 대해 누군가의 말대로 "깡통"이어도 좋습니다. 정치는 安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싶었다면 방향 설정은 제대로 했어야 합니다. 安은 이 방향 설정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더 이상 정치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없는 것이고, 그 동력을 상실한 安은 그저 기존 정당에서 자기 지분 확보나 바라는, 흔하디 흔한 "구태 정치인"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덧붙여 호남 일부 지지자들 외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친노" 프레임을 사용하므로써 야권 분열까지 제대로 해주었으니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네요.
그런데 安은 전혀 엉뚱한 처방을 했어요. 정치를 축소하고 비용을 줄인다고 해서 정당 기득권, 그 자체가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의원 1인의 권능과 특권이 커지고 정치는 부를 가진 소수가 독점하게 되는 거에요. 기득권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거지요. 정당의 의사결정구조가 폐쇄적이고 하향전달식인 것은 선거구제, 공천권과 관련한 문제입니다. 또한 기존 정치인은 그 누구도 지적할 수 없는 유권자 의식 문제도 한번쯤 공개적으로 지적될 필요가 있는 거고요. 하지만 安은 정치 개혁을 말하면서도 이런 문제는 제대로 언급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오히려 캠프 내부에서도 반대했던 개혁안을 들고 나왔기에 전방위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겁니다. 이런 문제는 기존 정치권과 거리가 먼 새로운 인물 몇이 정치권에 들어간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선거구제를 뜯어고치고 지역구도를 깨야만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한 겁니다. 특정 지역이 특정 정당만의 텃밭이 되는 것을 막아야 인물 간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고 이 경쟁력이 정치권 전반에 참신한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거에요.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문재인이 민통당 후보로 결정된 것이 민통당의 쇄신이다, 라고 한 이해찬의 말에 숨은 의미를 좀 새겨들었으면 좋겠네요.)
강제당론 같은 경우, 이것을 폐지해서 의원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허락한다면 마음은 새머리당, 몸은 민통당인 의원들의 경우 통제가 안됩니다. 새머리당 소속 의원들이 양심껏 표결을 할 거라는 순진한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강제당론을 폐지하자는 건 사실상 새머리당의 의석을 늘려주자는 것과 같은 주장이 되는 겁니다. 개혁이니 쇄신이니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새머리당이라는 존재를 계산에 넣지 않으면 아무리 그럴 듯한 쇄신안이라 해도 결국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이에요. 새머리당의 기본 지분 40%를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아무리 민통당이 대선 며칠 앞두고 혁신적인 셀프 쇄신을 한다 해도 다 소용 없습니다. 이해찬, 박지원이 물러난다고 그게 새머리당의 기본 지분 40%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겁니까?
安에 대해 답답하고 근본적으로 실망을 했던 게 바로 이런 부분입니다. 대선에서 좀처럼 차지하기 힘든 절묘한 포지션닝을 하고 있으면서 왜 그걸 제대로 된 방향으로 살리지 못했냐는 거에요. 安은 관중이 될 수도 있고,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심판이 될 수도 있는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기존의 정치인들이 기득권 때문에 할 수 없었던 말들을 그 누구보다도 통렬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고작 국회의석 축소, 대통령 인사권 축소, 정당보고금 촉소, 강제당론 폐지, 반값 선거운동 등등 근본적인 개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나이브한 주장들을 연발함으로써 스스로가 가진 개혁의 동력을 약화시키고 만 겁니다. 이런 주장은 대중의 정치 혐오에 편승한 인기 영합성 발언일 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해도 정치가 축소되기만 할 뿐, 정당 기득권은 오히려 강화되기만 한다는 거지요.
또 하나 답답한 건, 새정치공동선언이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왜 이 과정을 공개토론을 통해 오픈하지 않고 밀실에서 독립운동하듯이 실무팀들끼리 진행하는 겁니까. 공개적으로 의제를 던지고 양 캠프에서, 아니 박 캠프까지 불러내서 토론을 하고 학자들이나 시민 논객들도 참여하고,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정치 혁신안을 논의하면 선거판의 화두가 되어 이슈를 집중시킴으로써 개혁의 큰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동력을 바탕으로 공동선언을 이끌어내면 제 아무리 새머리당이라 해도 찬성 표결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는데, 이런 모습은 보이지 않고 불투명한 밀실 속에서 모든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왜 安은 자신이 가진 동력을 이런 부분에 쓰지 못하냐는 거에요. 민통당 쇄신이 아니라, 국회의원 전원을 상대로 개혁안 찬성에 대한 약속을 이끌어내는 것, 이런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安이었고, 또한 제가 바라고 있던 安의 모습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安은 오로지 민통당과 문재인 후보에게만 집착하면서 그가 가진 개혁의 동력을 스스로 약화시킨 겁니다.
막말로 安이 정치에 대해 누군가의 말대로 "깡통"이어도 좋습니다. 정치는 安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니까요. 하지만 정치 개혁을 주장하고 싶었다면 방향 설정은 제대로 했어야 합니다. 安은 이 방향 설정 자체가 틀렸기 때문에 더 이상 정치 개혁의 동력이 될 수 없는 것이고, 그 동력을 상실한 安은 그저 기존 정당에서 자기 지분 확보나 바라는, 흔하디 흔한 "구태 정치인"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덧붙여 호남 일부 지지자들 외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친노" 프레임을 사용하므로써 야권 분열까지 제대로 해주었으니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