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괜히 글 올렸다가 비난만 잔뜩 받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만...
아주 시골은 아니고, 조그만 지방 소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
그 이후 대처로 나온 탓에 비슷하게 대처로 나온 초등 친구들 두세명하고만 꾸준히 연락했지 동창들을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몇년 전 우연히 동창까페를 발견하고 너무 반갑길래 바로 가입해 온라인상에서 안부 주고 받으면서 지냈습니다.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동창회를 하곤 했거, 오라고오라고 했지만, 거리도 멀고 일상이 바빠 참석을 못 했어요.
그러다가 얼마전 큰 마음 먹고 처음 동창회에 참석했지요.
당연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그대로 그 지역에 살면서 자리를 잡았더군요.
생각보다 너무도 큰 환영을 해 줘서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또 너무 고마웠고, 너무 반갑고...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자꾸 대화를 하면 할수록 뭔가 답답한 마음이 드는 겁니다.ㅜ.ㅜ
실례가 되는 말을 서슴치 않게 하고, 남자 동창 중 일부는 스킨쉽을 마구 하기도 하고...ㅜ.ㅜ
한마디로 매너없는 행동들을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속으론 살짝 놀랐지만...
그게 다 허물없음을 서툴게 표현하는 거라고 좋게좋게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선 '우물 안 개구리'란 말이 자꾸 맴돌더군요.ㅜ.ㅜ
물론, 거기 사는 모든 친구들이 다 그런 건 절대 아니었고, 저라고 뭐 특별히 큰세상에 살고 있지는 않지만요.
그 동네를 계속 지키며 살고 있는 여자동창 하나가 남편 직업 묻길래 얘기를 해 줬습니다.
남편이 나름 희소하다면 희소한 직종이거든요.
부럽다길래, 아이고, 부러워할 거 없다며 넘어갔어요.
그런데, 그 며칠 후 친구가 제 카스에 와서는 자기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그럴 리가 없다고, 제가 남편 직업을 거짓으로 얘기했을거라 하더군요.ㅜ.ㅜ
자기 남편 말은 신빙성 100%라는 듯 '어떻게 된 사실?' 이렇게 말이지요.
조금 불쾌했지만, 어느 정도 세세하게 설명을 해줬어요.
다음 날, 비슷한 시기에 그 도시를 떠났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말많은 동네 뭐하더 갔더냐...너 남편 직업 뻥치고 다니는 애로 소문 났더라...내가 아니라고, 니 말이 맞다고 딱 잘라 말해주기는 했지만, 잘 안 믿으려는 눈치더라...
내가 그 동네 안 가는 이유가 뭔지 아니, 바로 그런 것 때문이야, 동네가 좁다 보니 누구네 집 강아지 죽었다면 다음날 온 도시 사람들이 다 알 정도로 시끄럽고 말 많은 동네가 거기다...
아마 며칠간은 너에 관해 입방아 찧느라 심심하지들 않을 것이다...
이러는 겁니다.
그 친구에게 같이 가자 그랬더니, 거길 뭐하러 가냐고, 자기는 절대 안 간다고 그랬거든요.
앞으로는 저도 초등동창회 못 가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