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꽤 하던 조카의 이번 수능 결과에 느끼는 바가 컸어요
다른 건 몰라도 외국어는 모의 항상 99%를 찍고 학교 대표로 영어대회 나가 상도 타고 했었는데,
수능에서 원하는 등급이 안나오는 참사가...
작년 서울대 목표이던 동네 아는 집 아이(외고 전교권)가 생각지 않던 언어점수에 발목 잡혀 재수를 결정하면서,
그 엄마 하는 말이,
모의고사 아무리 잘 봐도 소용없어... 소용없어...
수능을 잘 봐야지... 탄식을...
올해 조카 영어점수를 보고,
작년 동네 엄마 말이 생각나면서,
오늘 모의고사 치르는 고2 우리 딸래미,
모의고사 소용없어 하면서 별 신경 안쓰이더라구요.
그래도,
부모 맘이라는게 참,,,
고2 들어서 공부를 더 안해요
안해도 너무 안해요
언어학원, 영어과외 다니는데 숙제도 다 안해가니까요
이제 고3이라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어쩌면 중학교 때보다도 더 안하는 것 같아요
어제 저녁엔 혼자 생각했어요
이번 시험 잘 보면 안돼, 그럼 이대로도 괜찮구나 할테니까
그래도 중학교 때까지 해놓은 걸로 겨우 점수 유지하더니,
괜찮던 외국어가 점점 내려가네요
잘 나왔어도 큰일인데
(잘 나왔음 아마 겨울방학 내내 이렇게 공부 안할꺼에요)
그래도 왜 이렇게 속상한지...ㅠㅜ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왜 공부를 안할까요?
모의고사 가지고도 이렇게 속상하고 한숨 나오고 미치겠는데,
고3 수험생 부모님들 어찌 보내셨나요
수능뒤엔 또 어찌들 보내시나요
제 성격상으로는 미쳐 돌아버릴 것 같은데ㅠㅜ
생각같아선 딱 1년만 죽었다 깨어났음 좋겠어요
죽이되든 밥이되든 다 끝난 다음에요
점점 더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없는데,
밥이나 챙겨주는 정도?
저희 아이는 워낙 독립적인 아이라 더더욱 도와줄 일이 없어요
(지각하면 저한텐 말도 안하고 알아서 병원 진단서? 끊어다 제출하고, 뭐든 저한테 도움 청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수능에 비하면 정말 별거 아닌 모의고사 가지고 속 끓이다가,
고3 수험생 부모님들 생각나 끄적거려 봤어요
고3, 아니 모든 고등학생 학부모님들 화이팅 하시고,
너무 속끓이지 마시길요
40 중반 살아오면서 느끼는데
인간은 이미 정해져 있는 삶을 살아가게 돼 있는 것 같아요
완전 전문직 아니면 미래는 정말 아무도 모르겠더라구요
특히나, 우리 아이들 세대에선 더 그럴 것 같구요
외국어 점수 안나온 거 잘됐다 하면서도,
또 맘은 어쩔 수 없이 속상하고...
그냥 넋두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