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82쿡 통해서 배운점 중에 하나

고구미 조회수 : 1,740
작성일 : 2012-11-13 20:04:20
82쿡 하면서 배운점 내지는 좋은점 한가지 써볼께요

제가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독신이라 자식이 없어요 그래서 부모님 심리나 부모님도 나약한 인간이라는 걸 마음 깊이 공감하지 못했는데요 

제가 회원으로 있는 다음 삼국카페에 82쿡 출처의 부모가 자식을 차별하는 이유라는 글을 보고 처음으로 82쿡에 왔어요..그리고 자유게시판에 올라오는 어머님들이 올리는 자식에 대한 여러 글을 보면서 모성애라는게 본능이 아닐 수도 있구나...사회가 그걸 강요한다는걸 깨닫게 되었네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한테 언어폭력 신체적 폭력 정신적인 폭력 남자형제와의 차별 등등 온갖 안좋은 것들을 당했고 20살 때 대학

가면서 독립을 한  이후에야 객관적으로 제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마음이 지옥이었죠 어릴때는 그저 내가 뭘 잘못

했나보다..내가 더 잘하면 엄마가 나한테 욕을 하지 않을꺼야 때리지 않을꺼야 차별하지 않을꺼야 이렇게만 생각했었거든요

부모님의 사랑은 끝이 없고 모성애는 본능이기 때문에 절대 자식을 미워할 수 없다고 저도 모르게 세뇌당한거죠....

사실 20대에도 그런 생각을 떨쳐내지 못해서 엄마한테 호구잡힌 생활을 했었는데 82쿡에 올라오는 솔직한 글들 예를 들어 자식

낳은걸 후회한다 둘째낳은 걸 후회한다 (제가 둘째거든요) 다시 태어나면 남편하고만 살겠다 애는 안낳을꺼다 애가 밉다 보기

싫다 이혼하면서 애는 두고 나와야한다 이런 글들을 보면서 아...엄마도 나를 낳은게 너무 후회됐던게 아닐까 나를 책임져야 

한다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나를 미워한것일 수도 있겠다..부모님은 결혼을 할 정도로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아닌데 

사회적 분위기때문에 결혼해서 그렇게 죽도록 싸우고 딸한테 화풀이하면서 살았구나 결혼이 선택이라는 시대에 살지 못해서

어리석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나약한 사람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구요...

제가 내린 결론이 백프로 맞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자유를 얻은게 사실이네요 부모도 자식을 미워할 수 있

다 그건 나의 책임이 아니다 그냥 내가 이번 생에 그런 부모를 만난것 뿐이다 이렇게 깨닫을거죠.

어릴 때부터 속썩이거나 공부를 안한적도 없고 있는 듯 없는 듯 사춘기도 유별나게 겪지 않고(대신 20대에 사춘기가 와서 ㅋㅋ)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도 집에다가 돈도 많이 갖다드리고 그랬는데 제가 힘들때 부모님이 모른척 하시다가 오빠가 결혼할 때

돈을 쏟아부으시는거보는데 (아마 제 돈도 들어가있겠죠 ㅋ) 그냥 웃기더라구요..ㅋㅋ

예전에 엄마가 우는 소리 하면 싫어도 얘기 들어드리고 부탁들어줬는데 (사회에서 세뇌시킨 효도 이데올로기에 희생당한거죠)

이젠 안그래도 죄책감이 없네요 ㅋㅋㅋㅋ저한테 효도받으려고 무진장 애쓰시는데 요즘은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리고 

있네요 아들한테 받으세요 호호 이러면서요..

82쿡에 저같은 처지인 분들 많으시던데 이제 우리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요~~~부모자식 관계도 인간관계의 하나 일 뿐이지

성스럽고 이상적인 관계는 아니니까요...우리가 그런 고통을 겪은건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그냥 그런 부모를 만났을 뿐이니까요..

IP : 112.163.xxx.169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13 8:23 PM (175.197.xxx.100)

    저도 오래된 숙제가 하나 풀린게 있어요
    착하고 능력 어느정도 되는 남편..그리고 크게 속썩이는것 없는 두아이..
    연금받으시며 넉넉하게 생활하시는 인품좋은 시부모님
    저도 파트타임으로 전공살려 적당히 일하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행복하지가 않은거예요
    이유없이 결혼 생활 내내 우울했어요
    저도 몰랐죠..내가 왜 우울한지를요
    그런데 82하다가 알았어요
    내가 결혼에 적합한 유형이 아니었던거예요
    늘 부산하고 정신없는 삶이 피곤한거예요
    남들은 아무것도 아닌데 저는 안맞았던거죠
    가사 도우미 도움을 받아서 몸이 피곤한게 아니구요
    정신이 늘 피로했어요
    눈만 뜨면 재미없는 일로 가득차있고 허둥지둥 억지로 해야했어요
    그리고 결혼전에 삶이 너무 좋았던거도 있어요(지금 생각해보니..그땐 몰랐죠)
    부모님과의 관계도 좋았고
    집안은 늘 조용하고 정갈했고
    입에 맞는 음식은 늘 냉장고만 열면 있었고요
    결혼은 당연히 해야하는걸로 알아서 저에겐 힘든삶이 되었는데
    싱글이시라니 부럽네요
    저도 지금의 진리를 그때 알았더라면 결혼하지 않았겠죠
    전 이번생은 최대한 잘견디며 살려구요
    다음생에 태어나면 독신 아니면 딩크로 살고싶어요
    제가 가진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 2. ㄱ ㄱ
    '12.11.13 8:37 PM (114.206.xxx.154)

    세상에 무조건 해야하는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남에게 피해주는게 아닌 이상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생각하는게 엄마 아빠도 힘들게 살아온 나약한 인간이라는 점이에요. 안쓰럽고 가끔씩 속상해서 잘해드리려다가도 화가 나곤 하는데... 이 세상에 태어나 있는만큼 자유롭게 살다가 가려고 해요. 구속되지 않고 또 미련도 없이 살고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95647 이번에 질거라 예감오더이다. 4 알고보니 2012/12/19 1,410
195646 여기 회원들중 박지지자들 좀 무섭네요.. 19 ~~ 2012/12/19 2,149
195645 대기업 위주. 복지정책 제로인 정치 부탁드립니다 2 철처히 2012/12/19 632
195644 박정희는 죽어도 죽지 않는군요 8 ㄷㄷ 2012/12/19 667
195643 서울 광장서 집에돌아 왔어요... 11 ^복실^ 2012/12/19 2,276
195642 속상한분 모이세요 34 맥주한잔 2012/12/19 2,195
195641 눈물나는 힘겨운 밤을 지나는 친구들에게... 8 믿음 2012/12/19 969
195640 박근혜 이기고 싶었으면 안철수를 밀었어야지??? 28 정권교체실패.. 2012/12/19 2,175
195639 나꼼수,표창원,언론인들 이들 대부분을 지킬수 없을것 같습니다.... 12 코코여자 2012/12/19 3,124
195638 설득의 현실 1 ㅋㅋㅋㅋ 2012/12/19 826
195637 앞으로 5년..아니50년을 어찌 살아야할까요.. 2 .. 2012/12/19 496
195636 대통령이 된다한들 나는 대통령으로 인정치 않겠습니다. 8 박지영 2012/12/19 731
195635 분열책동에 그렇게 당하고도.. 2 어휴 2012/12/19 400
195634 안철수씨 였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132 솔직히 말해.. 2012/12/19 11,451
195633 한미Fta에 이어 한중ftaㅜㅜ 9 이제 암흑 2012/12/19 638
195632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모든 기가 다 빠져나간듯 3 닭근혜꼴보기.. 2012/12/19 675
195631 부모님 설득은 82언니들만 했나봐요. 3 오마이갓 2012/12/19 797
195630 기회는... 하니 2012/12/19 392
195629 지구 종말론이 우리나라에 온 것 같아요.. 4 2012/12/19 972
195628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6 아보카도 2012/12/19 984
195627 일단,수도랑 전기 민영화가 문제네요ㅠㅠ요금 엄청 오를텐데ㅠㅠ 19 쓰리고에피박.. 2012/12/19 3,666
195626 그냥 저도 보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6 .... 2012/12/19 932
195625 마음만 무너지고 이게 뭔가 .. 2012/12/19 293
195624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죠 1 새나 2012/12/19 434
195623 민주당은 그래도 제1야당 이권 프레임 2012/12/19 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