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까요.
한 번 유산한 적은 있는데..아직 아이를 갖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는 않아요.
그저 임신이 되면 낳아서 잘 기르고, 안 되면 이대로도 좋아.
이렇게 살고 있는데..주변 사람들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네요.
사실 처음 결혼할 땐 당연히 아이를 낳아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 당시 경제적으로 자리를 못 잡았던 남편이 아이를 꼭 가져야 하냐고 해서
한 동안 냉각기를 가졌었죠. 전 그렇게 생각하는 남편이 이상하기도 하고,
무책임하게 결혼했다고 느껴져서 배신감이 들었거든요.
그 땐 시부모님도 아직 남편이 자리를 못 잡았으니 아이는 늦게 가지라는 간섭도 하셔서
더 울컥했죠.
그러다 시간이 흘러 이젠 30대 중반이 되니,
남편도 어느새 자리도 잡고, 주거도 안정이 되네요.
그러자..모두 이구동성으로 제게 아이를 언제 가질 거냐 물어요.
오랫동안 아무말 하지 않고 기다리기 지쳤다는 듯이요.
전. 사실..
이젠 아이를 꼭 낳아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어쩌면 유산 이후로 출산이 두렵고, 양육도 부담스럽게 느껴져요.
헌데..저만 빼고 모두가 당장 아이를 낳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처럼
만날때마다 난리네요. 심지어 동네 아주머니까지..
이런 야단법석이 부담스럽고,
그럴수록 내가 꼭 낳고 싶지않은데 낳아야 한다는 당위성때문에 낳아야 되는 건지
혼란스럽습니다.
세상을 저 혼자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타인을 위해 내 인생이 있는 게 아닌데..
출산문제만큼은 어떤 접점을 찾기가 어렵네요.
저도 제 자신을 모르겠어요.
그냥.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없는 것일뿐, 아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