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강아지 얘기가 많이 올라오네요
보다보니 제 얘기가 갑자기 하고싶어졌어요
전 나이 아주많은 노처녀인데 2009년 11월에 아빠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시면서 제가 독립을 하게 되었어요
언니들과 오빠가 있는데 다들 결혼해서 살고있었고 저는 미혼이라 엄마랑 아빠랑 셋이 살았었어요
너무나 슬프고 힘든시간을 보내는중에 분가해사는 오빠네가 엄마네집으로 들어오면서
저는 한 정거장정도 되는곳 빌라에 독립을 하게 됐어요
엄마가 몸과 마음이 아파 멀리 갈수가 없었어요
12월초에 독립을 한 후 둘째언니가 엄마를 위해 강아지한마리 키우는게 어떻겠냐고..
오빠네 가족은 개를 안 좋아하니까 거기서 키울수는없고 엄마가 저한테 의지를 많이해서
제 집에 자주 오시니까 저보고 키우라고...(둘째언니는 푸들과 말티즈 2마리를 키우고있었는데
엄마가 그 집에 가실때마다 조그만 말티즈를 품에 끼다시피 너무 이뻐하시는거보고)
전 개를 조금 아주 조금은 귀여워하지만 크게 관심은 없었거든요
그리고 한번 키우면 평생 책임져야하고 아프면 경제적인것도 문제고...
그래서 생각해보겠다했는데 저도 언니집 갈때마다 고것들이 넘 귀엽고 이뻐서
이미 내손은 인터넷을 뒤지고 있었지요
그래서 나름 장고끝에 키우기로 결정하고 인터넷 강사모라는 카페를 한달 가까이
매일 들어가서 찜한 울 강아지 의정부까지 가서 데리고 왔어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울 엄마는 2007년에 알츠하이머 초기 라는 판정을 받았어요
물론 그 전부터 조짐이 좀 보였었구요 아빠가 돌아가시기전까지도 엄마를 많이 걱정하셧구요
근데 초기이기때문에 tv 드라마에서 치매라고 나오는것 처럼 집 나가서 집을 못찾거나 자기 자신을 놓거나
그런건 아니었구요
가끔 당신이 한 얘기 기억못하고 또 얘기하거나 물어본거 또 물어보고 어디 멀리는 혼자서 가실 엄두 못내시고
( 근처 어디까지는 혼자 차 타시고 다니세요)
그래도 걱정이 많이 되었죠 이건 진행이 되는 병이라...
아빠가 11월에 돌아가시고 12월에 엄마랑 같이 의정부까지가서 데리고온 우리 강아지(말티즈)
엄마 그날 부터 완전 폭 빠지십니다
하는짓도 너무 귀엽고 아무래도 나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내 껌딱지이긴 하지만
할머니가 자기 이뻐하는거 아니 할머니 무척 따르고 좋아합니다
울 강아지 온 이후로 엄마 거의 매일 오십니다
아침에 보시고도 저녁에 전화하셔서 강아지 뭐하냐고..보고싶다고..
엄마랑 둘이서 강아지때문에 웃는일 엄청 많습니다 대화도 많아졌구요
엄마가 강아지 보는 눈빛이 하트 뿅뿅이구요 옆에서 봐도 엄마가 강아지때문에 엔돌핀이 마구마구 생기는게
느껴져요 주무시다가 잠꼬대도 울 강아지 찾는 잠꼬대 하실정도에요
근데 엄마가 병이 병인지라 3~4개월정도에 한번씩 가서 진료받고 약 타오고요
1년에 한번 10월에 비싼 검사비주고 검사받는게 있어요 매년..
지난달 10월에도 검사를 받았는데 담주에 결과보러 갔는데
담당교수님께서 깜짝 놀라시네요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이런 경우는 정말 드물대요
점수가 높게 나왔다는건 엄마의 상태가 호전됐다는거에요
놀라실수밖에요 이건 진행이 되는병인데 멈춘정도가 아니라 좋아졌으니까요(검사결과로는..그리고 제가 옆에서
지켜본 봐로도 그런거같구요...저 뿐만 아니라 언니들 오빠도 느끼는거거든요 아빠 돌아가신지가 3년이 됐는데
그때랑 별 차이가 없어요)
제가 얘기했어요 엄마땜에 강아지한마리 키우는데 엄마가 매우매우 사랑하셔서 행복해하신다
담당교수님이.. 아주 잘했대요 강아지 효과가 생각보다 얼마든지 있을수있다고
아 ...쓰다보니 얘기가 넘 길어졌네요
아까 강아지글에 어떤분이 쓰신 댓글이 너무 와닿아서 이렇게 서두없는 긴 글을 쓰게 됐네요
제가 좀 더 부지런해지고 신경쓰는일도 많아졌지만 그런것들이 전혀 귀찮게 생각이 안 들정도로
엄마와 제가 받는 행복이 정말 무한대에요
정말 행복하구요 다른 동물들까지도 관심갖고 사랑하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