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 길들일 방법은 없을까요?
흰색 터키쉬 앙고라 암컷인데요.
생긴 것도 이쁘고 사람 손 탄 녀석인 게 확 티나요.
사람만 지나가면 냐옹대면서 밥달라 구걸(?)하고 그걸로 먹고 살아요.
안타까운 건 얘가 난청이라 전혀 듣질 못해요.
그래서 차사고, 오토바이사고도 여러번 날 뻔하고
처음엔 아주 하얗고 깨끗한 털이였는데 지금은 씨커멓구요 ㅎㅎ
완전 공주님 같았거든요. 밥먹고 나면 냐옹대면서 온 몸 구석구석 그루밍하고
그나마 깨끗한 곳 아니면 잠도 안자던 녀석이
지금은 지저분한 아스팔트 흙먼지 위에서도 퍼져서 자고.
요새는 낙엽 쌓인 곳이 따뜻한지 거기서 자네요.
비오는 날엔 요근처 공사하는 건물에서 자요.
어쨋든 이 흰털이 길생활한지 얼마 안되어 수컷고양이를 사겼어요.
수컷고양이는 노란색 우리나라 전형적(?)인 길고양이구요.
노랭이는 겁도 많고 등치도 작아서 주변 고양이들한테 많이 맞고 다니고 늘 도망다니던 얜데
흰털하거 같이 다니면서 아무래도 덜 맞고 다녀요.
두마리 대 한마리 싸움이니 다른 길고양이들이 함부로 시비를 못 걸더라구요.
거기다 이 흰털이 등치가 엄청 커요. 거대고양이.
겁도 없어서 다른 길고양이들 발견하면 일단 덤비고 보고
노랭이난 뒤에서 바들바들 떨고;;; 도망가서 저 멀리서 숨어서 지켜보기만 하고;;
먹을 걸 줘도 노랭이가 흰털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먹어요.
맛난 거 주면 노랭이가 건들지 못하게 흰털이 하악질하고
노랭이는 감히 덤비지 못하고 눈치만 보면서 쭈볏대요.
근데 흰털이 길생활하며 첫정을 준 것이 노랭이인지
노랭이가 잠시 안보이면 하루종일 냐옹대며 찾아요.
목이 쉬어라 냐옹대며 온동네를 쏘다녀요. 어디선가 노랭이가 나타나면 막 달려가서
둘이 핧고 장난치고 끌어안고 난리가 나요.
문젠 이 흰털이 암컷이고 중성화 여부를 알 수가 없어 임신확률이 있다는 거죠.
포획해서 입양시키려했지만 이러한 이유로 포기했고.
성묘라 입양자체도 쉽지 않더라구요.
어쨋든 만약 임신이라면 제가 겨울동안만이라도 임보를 하고 싶은데
사람에겐 곁을 잘 안내줘요.
제가 꾸준히 밥을 줬지만 쓰담는 것도 이제야 허락했구요.
그나마 밥먹을 때만 쓰담을 수 있고 그 외에 쓰담으려하면 흥! 웃기셔! 하듯이
냥! 대며 피해요.
밥먹을 때도 사실 쓰담는거 싫어해서 움찔대며 하체쪽은 피하고
머리쪽은 먹는것땜에 어쩔 수 없이 고정이고
정 싫으면 먹다말고. 막 뭐라해요. 저한테 ㅋㅋ
어떤 날은 삐져서 저 갈 때까지 보기만 하고 먹으러도 안오고.
그래서 이젠 잘 안 쓰담아요.
최근엔 밥줄때 현관문을 열어놓고 집안에서 줘요.
저희 집이 방은 큰데 거실은 작거든요. 그냥 음 원룸 주방 같이 아주 작아요.
아주 큰 복도같애요. 거실이 아니라.
그래서 거실에 아무것도 안두니 고양이 왔다가도 청소하기 편하고 해서
이쪽에서 고양이 집 놓고 임보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렇게 집 안에서 얘들 밥주는데
문젠 노랭인 길고양이 출신이라 절대 저얼대 집안에 안 들어와요.
먹을 거땜에 어쩔 수 없이 들어왔다가도 작은 소리에 거의 경기할 정도로 놀래고 도망가고
도망가다 혼자 슬라이딩해서 거실 바닥에 넘어지고
완전 원맨쇼를 해요.
그에 비해 흰털은 집고양이 출신이라 편히 있어요.
누워서 딩굴대다 꾸벅꾸벅 졸다가 혼자 놀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노랭인 늘 현관 앞에서 마당에서 앉아있고 흰털은 거실에서 자고 그래요.
이젠 밥먹으러 오는게 아니라 (사료줘도 안 먹음) 낮에 야옹대며 문열어달라하서
열어주면 노랭인 현관문 앞에 앉고 흰털 혼자 쉬다가 가요
울 집이 무슨 여관도 아니고 ㅡㅡ
거기다 현관문을 계속 활짝 열어두거든요. 노랭이가 하도 경기를 해서
그랬더니 집안이 너무 추워지고 제가 혼자 사니 불안해서 거실에서 나갈 수가 없고
제 할 일도 못하고 난감해요 ;;
어쨋든 궁금한 건. 계속 거실에서 놀게 나두면 언젠가는 익숙해져서 겨울에 임보가 가능할까요? 일단은 좀 씻기고 싶은데 고양이가 싫어하면 그냥 거실하나 지저분하게 둔다 생각해도 되거든요. 얘들 지내게 할 수만 있다면 그깟 추운거쯤이야;;
이렇게 서서히 익숙해지게 한 뒤 나중엔 현관문도 닫고 열어달랠 때만 열어줄 생각이거든요.
어릴 적에 마당냥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얘는 이렇게 키웠거든요.
밤엔 들어와 자고 낮엔 나가서 지혼자 놀고 밥먹을 때만 오는 식으로.
그런데 얘넨 제가 키우던 얘들이 아니여서 길들이기가 힘드네요. 거기다 둘다 성묘라 더더욱
그리고 또하나 궁금한 점은 이 방법 말고 겨울을 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요?
가장 좋은 건 얘네가 저희 마당은 아무 꺼리낌없이 편히 있어서 따뜻한 집지어주고 싶은데
주인아주머니가 고양이라면 기겁하고 싫어하셔서 절대 안된다 하시거든요.
하아. 고양이 겨울만 생각하면 너무 답답해져요. 안쓰러워서.
참고로. 스티로폼박스로 집지어주어서 얘네 잘 가는 곳에 두었는데
얘네 거기 안 들어간다는 ;;
1. ---
'12.11.12 5:28 PM (112.216.xxx.98)음.. 신중하셔야 할거 같아요. 님께서 책임지고 죽을 때까지 보살펴주시지 못한다면 가끔 밥을 주면서 지켜보시는 건 어떨지..
주인아줌마가 질색한다는게 좀 걸리네요.. 저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데, 고양이 커뮤니티 글 보다보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가 주인집이 고양이를 질색해서 덫을 놓은 경우가 있었어요. 막장 주인이긴 했죠.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막장으로 나오면 그러기도 하더군요.
끝까지 보살펴 주시지 못한다면 아이가 야생성을 잃지 않도록 가끔 밥을 주면서 지켜보시는게 어떨까 하는 조심스러운 의견입니다...2. ---
'12.11.12 5:31 PM (112.216.xxx.98)아, 그리고 길들인다는 표현에 좀 걱정되서 또 댓글 달자면.. ㅠ.ㅠ
길고양이에게는 밥을 줘도 아이가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않게 해주는게 더 배려해주는 건지도 모릅니다.
요즘 이상한 사람 많잖아요. 얼마 전에도 길고양이 얼굴을 라이터로 지져서 문제가 되었던..
사람에게 친화적인 아이들일수록 이런 험한 일을 당할 확률이 많아요...
참고하시라고 적었는데, 별로 반가운 댓글은 아닌 것 같아 죄송해요. ㅠ.ㅠ3. ..
'12.11.12 5:37 PM (118.33.xxx.104)원글님 이미 정들으신거 같은데..
겨울에 임보했다가 다시 밖으로 내보내실수 있으시겠어요?
임신이라고 가정하고.. 안으로 들여서 임보하면 흰털이가 아깽이들 출산하면 그 아깽이들 얼마나 이쁠텐데요.. 아마 원글님 다시 밖으로 못내보내실껄요 ㅠㅠ
저도 신중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ㅠㅠ4. ---
'12.11.12 5:45 PM (112.216.xxx.98)한 가지만 더 덧붙이면,
사람손을 탄 고양이는 다시 길로 돌아가기가 힘들구요..
길고양이들도 사람이 주는 밥에 길들여지면 스스로 밥을 찾아먹기 힘들게 됩니다.
만약 임신이라면 새끼들까지 데리고 몰려올 거에요. 그럼 집주인의 눈치를 볼 수가 있을 테고 주인집이 해꼬지라도 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구요. 제가 언급했던 경우는 어미가 새끼들까지 끌고와서 주인집에서 쥐덫을 놓았거든요.
그래서 길고양이밥은 최대한 사람에게 표시가 안나게 주는게 정답이라는게 캣맘들의 의견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네이버에 길고양이 경단밥이라고 치면 방법도 나와요. 가장 깔끔하게 주는 법으로요.
가혹하지만 현실이 그래요. ㅠ.ㅠ5. ---
'12.11.12 5:46 PM (112.216.xxx.98)그런데 사람들이 관심 안가지는 가녀린 생명에 측은지심을 느끼며 챙겨주시려는 원글님의 마음 정말 존경합니다...
복 많이 받으실 거에요...6. 그리운너
'12.11.12 6:22 PM (211.246.xxx.132)아... 저도 노랭이와 흰털이 너무 다정하게 잘 지내고
노랭이도 흰털덕에 안 맞고 흰털도 노랭이 덕에 길생활 외롭지 않게 적응해서
서로 윈윈이라 생각했어요
그런게 고양이카페 가입하고 정보들 봤는데...
집고양이출신들은 길에서 겨울을 나기 힘들고
거기다 임신이면 죽을 확률이 높다고 해서 임보를 생각하게 된 거예요. ㅠㅠ
흰털 죽는다 생각하니 속상하고 눈물날 거 같고.
맨날 밥주던 얘가 어느날 길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상상하면 으 ㅠㅠ
그래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고심해서 떠올린 게
저 예전에 키우던 마당냥이 생각이 났어요.
지가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고 겨울엔 이불안에서 자고 그랬거든요.
흰털하고 노랭이도 그런식으로 겨울엔 데리고 자고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아무래도 그건 좀 힘들까요?7. 그리운너
'12.11.12 6:35 PM (211.246.xxx.132)또 하나. 이 동네가 대학가라 저말고 동네사람들이 밥 많이 줘요.
저희 옆집. 옆옆집들도 다 줘서
저도 사실 경단이나 고양이생식 알아보고 만들어 주고 했는데
안 먹어요;; 심지어 흰털은 통조림 없음 안 먹을 정도로 이미; 길들여져서
제가 주는 사료 안 먹을 때도 있어요. 진짜 배고플 때만 먹고;;
노랭인 길고양이출신이라 아무거나 잘 먹구요.
제가 안주더라도 동네사람들이 많이 줘서.
이미 입맛은 길들여진...;
저희 주인아주머니도 저 밥주는 거 보신 적 많구요.
단지. 왜 굳이 길고양이 아지트를 우리 마당으로 하게 해서
온동네 고양이가 우리집에 오게 하냐. 며 싫어하시는 거구요.
덫 놓고 그럴정도로 미워하거나 싫어하시진 않아요.
다만 집안에서 키우는 걸 싫어하실지 여부는 생각 못 했네요.
그 전 세입자는 집 안에서 강아지 키우고 그랬는데 별말 없으셨다해서
당연히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고양이는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8. .....
'12.11.12 9:55 PM (119.199.xxx.89)원글님께 쪽지 보내려면 어떻게 하나요,,,
아이디 알려주시면 쪽지 보낼께요
그리고 같이 주무시고 다른 때는 돌아다니게 하면 자유롭고 좋을 것 같긴한데
워낙에 바깥 세상이 위험수가 많잖아요
사고나....고양이끼리 세력다툼 같은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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