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무 괴롭고 마음이 헛갈려서...

... 조회수 : 1,078
작성일 : 2012-11-11 13:21:52
김장훈이 한창 이 방의 이슈가 되었을때 제가 생각했던 건 우리 남편과 너무도 똑같다는 거였어요.
제가 아무리 직장일로 피곤하고 바빠도 본인 이야기를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들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주말부부로 주중에는 입주아주머니 도움을 받아 아이들 키우고
이년전까지는 치매로 고생하는 친정엄마, 엄마를 돌보시는 아빠까지도 신경을 써야하는 상태였어요. 
남편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늘 본인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자기가 원할때 자기 이야기를 안들어주면 저에게 냉정하다고, 로봇같은 여자라고 비난을 합니다. 
 
남편은 거기에 더해서, 분노조절과 편집증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본인 엄마에 대한 깊은 트라우마, 억압된 분노때문에 이런 모든 문제가 생긴 걸 전 알고 있지요.  
다른 건 다 참겠는데 아이에 대해 집착이 너무 심합니다. 
본인이 스스로에게 원했던 모습 그대로를 아이에게서 구현하려고 합니다. 
본인이 어렸을때 수학을 잘했고 부모의 서포트를 받았다면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s대를 나와 남들이 존경하는 직장에 다니는데도 늘 불안해합니다. 아이가 뒤처질까봐 ...
그래서 아이가 초등 2학년-3학년때는 가혹하게 수학공부를 시키더군요. 
직장이 지방이라 매일밤 스카이프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최고수준'이라는 제일 어려운 문제집을 주고 
아이가 그걸 풀때까지 윽박질렀어요. 
아이는 스트레스로 위염에 걸렸구요....
그러고는 또 잘해줄때 너무 잘해줍니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어요. 변덕도 너무 심하고 
아이에게도 강압적이었다가 천사같았다가...

그 후에도 본인 맘대로 안되면 자살한다고 협박하고, 그런 모습을 아이에게 보이고, 뭐 일일히 말하기도 지치네요. 

전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그래도 아이들 때문에 계속 망설이고, 부부상담도 하고 별 짓 다했지요. 
병이란 걸 알기 때문에 불쌍하게 생각하기도 했고...
그런데 남편이 머리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이혼하려고 하는 상황이 되자
본인의 병이 제가 자기에게 냉정해진 탓에 생겼고, 자기가 힘이 들어 손을 내밀었을 때
제가 뿌리쳐서 그 병이 깊어졌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자살하겠다고 이상행동 했던 것 자체를 부인하지는 못하니 이제 제 탓을 하는 것이지요. 
원래 모든 일에 남의 탓을 하는 사람이지만 
12년 동안 참으면서 살아온 전 정말 너무나도 화가 나네요.

전화도 하지말고 필요한 의사소통은 이메일로 하자고 했더니 
모든 이메일을 법정공방을 의식하여 쓰고 있어요. 
저를 비난하고 자기를 방어하면서요. 
제가 직장다니느라 아이를 방치했고, 자기처럼 헌신적인 아빠가 양육하는 것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한다고 펄펄 뛰고요. 
갑자기 제가 형편없는 엄마였고 병든 남편을 버리는 아내라고 만들어버리네요.

전 제가 왜 이런 비난을 받아야하는 지도 모르겠고 
본인이 화가 나면 이런 이메일을 한통도 아니고 계속 몇 통씩 보내니 
이걸 자꾸 읽다보면 정말 제 판단력이 흐려져요. 
보통 아빠들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인가? 내가 과민반응을 하는건가? 내가 나쁜 엄만가? 

이혼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들때문에 정말 참고 기회를 주고 
제가 원했던 건 남편이 병원 다니면서 상담받도 치료받는 거였는데 
본인이 심리적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제 탓을 하면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거잖아요.

그제 변호사 사무실에 소송준비를 부탁하고 
수임료만 입금하면 되는 순간에 또한번 망설여져서 
한 번 더 생각해본다고 미뤄논 상태입니다. 

이게 구타나 이런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 
정신적인  괴로움이라서 입증하기도 너무 힘들고 
남편은 지금  자기의 헌신적인 자식 사랑으로 판사를 울릴 수도 있다고 펄펄 뛰는 상태라 
법정공방이 얼마나 길어질지, 아이들이 얼마나 상처를 입을지 가늠할 수도 없어요. 

전 어떻게 해야할까요.... 
IP : 121.141.xxx.233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물고기
    '12.11.11 1:29 PM (220.93.xxx.191)

    아이들때문에 이혼을 참으셨다고요?
    쓰신글읽으면 아이들때문에라도 이혼이 맞지싶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5937 모튤이란 말을 적절한 한국어로 바꾸면 뭐가 될까요? 3 아시는분들 .. 2012/11/12 1,072
175936 공무원 9급.몇수까지 해야할까요? 7 .... 2012/11/12 3,599
175935 닉네임 자주 바꾸는 사람 4 어떤가요? 2012/11/12 1,121
175934 푸켓 6 여행 2012/11/12 1,069
175933 세살 아이 뽀로로 케익 어디서 사나요? 4 못난엄마 2012/11/12 999
175932 아기때 이쁜 아기.. 커서도 이쁘던가요? 37 2012/11/12 12,434
175931 양재동 은쟁반을 몹시 그리워한 사람인데요.. 재오픈했데요 4 은쟁반 2012/11/12 1,722
175930 구스이불질문이요? 3 ..... 2012/11/12 1,305
175929 자연은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 못하는 동물을 징벌해요 3 자연의 징벌.. 2012/11/12 1,413
175928 교원평가 평가 2012/11/12 809
175927 프랑스로 전기요 부칠수 있나요? 1 .. 2012/11/12 746
175926 朴, 보수색 되찾기로.. 그럼 산토끼와 김종인은 토사구팽 되는거.. 6 호박덩쿨 2012/11/12 1,013
175925 자율고 세화와 현대 중에서 어딜 쓸까요. 3 학교고민 2012/11/12 1,423
175924 쿠키 구울 때 베이킹트레이 대신에 어디에 구울수 있나요? .. 2012/11/12 505
175923 장터영어과외? 12 갈등 2012/11/12 1,839
175922 잠투정 심한 아기..너무너무 힘들어요 ㅠㅠ 7 못난엄마 2012/11/12 13,306
175921 진주목걸이 상담 부탁합니다 10 지현맘 2012/11/12 2,668
175920 부산서 중학교 女교사, 또 학생에 폭행당해 10 .. 2012/11/12 2,120
175919 아이유 사건 세 줄 요약해주실 분 계신가요? 2 .... 2012/11/12 2,003
175918 安 부산대 강연장 '썰렁'…출마 전과 대조적 5 2012/11/12 1,825
175917 유치원에서 청담 어학원 영어 하시는 분.. 4 ... 2012/11/12 2,037
175916 슬픈 노래 적어볼까요? 99 쐬주반병 2012/11/12 14,275
175915 문재인측 "안철수펀드"위해 2차펀드 모금 연기.. 9 대인배 2012/11/12 1,715
175914 맏이의 역할 4 맏딸 2012/11/12 1,951
175913 내년에 버클리로 1년 갑니다. 6 새로운 시작.. 2012/11/12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