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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니의 전화.

어휴 조회수 : 6,153
작성일 : 2012-11-09 15:44:34

 

저는 시어머니와 관계가 좋지 않아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전 시어머니한테 겪은 일 때문에

홧병 우울증 겪은 이후로 많이 바뀌었거든요.

 

기본적인 도리는 하고 살기 때문에

시어머니는 제가 많이 풀렸거나

혹은 니가 그래봤자.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겉으론 아닌척 하고  행동 하시는지는 모르겠어요.

 

뭐 어떻든 전 상관없어요.

 

근데 좀전에 전화가 왔더군요.

다짜고짜 내일 시어머니의 고모님의 아들의 결혼식이란건지

시어머니의 고모님의 아들의 자녀 결혼식인건지

여튼 시어머니의 고모님 자녀와 관련된 결혼식이 내일인데

저보고 같이 가자고.

 

시어머님은 이모님이랑 시누이랑 같이 다녀올 생각이셨나본데

거기다 저를 왜 끼우고 가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일하다 쉰지 두달 정도 되었는데

그새 남편이 미주알 고주알 다 얘기했는지

제가 집에 있는 걸 아니까 대뜸 전화하셔서 저런 소리를 하시는거에요

 

저는 가기 곤란하다 했어요.

그랬더니 왜?  그러시길래

공부하고 있는 것도 있고 할 일도 있다하니

니가 집에서 뭐 할 일이 있어.  그러는 거에요.

 

전 솔직히 이해가 안갔던게

제가 할 일이 있건 없건,  약속이 있건 없건

하루전에 전화해서 같이 가자. 소리가 왜그렇게 자연스러울까.

반대로 장모가  사위한테 대뜸 전화해서 사위보고  장모님의  고모님의

아들의 결혼식에  딸 없이 그냥 사위만 데리고 같이 가자.  그 말이

당연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까.

 

사실 외가쪽  그러니까 시외조부모님이나  외삼촌 혹은 이모님들에

관련된 경조사나 자녀들 경조사면 당연히 다녀올거에요.

남편이 일해서 시간이 안돼면 제가 대신 다녀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어머님의 고모님의 아들의....까지  남편없이 제가 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시어머니가 아들보다 절 편하게 대하고 무지 챙겨주고 서로 살뜰한 사이면

그냥 친하니까 그런가보다 하죠.

전혀 그런 사이도 아니고.

 

가서 밥이나 먹고 오자고. 

 

 

몇주전에 시댁쪽 결혼식이 있어 남편이랑 같이 갔는데

시어머님 여전히 아들만 쳐다보시며  아들 입에 뭐가 들어가는지 살피시고

아들이 담아온 뷔페 음식 하나하나 살펴보시며

이거 가져다 먹어라 저거 가져다 먹어라  살뜰히 아들 챙기는 동안

저한테는 많이 먹어라 소리 한번 하시지 않으셨는데

 

저한테 말이라도 너도 많이 먹어라 소리 한번 나올 법 할텐데.

 

뭐 시어머님의 저런 모습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마음 씁쓸한 편에 속하지도 않지만요.

 

그냥 모르겠어요.

이젠  시어머니하고 속 시끄러운 감정도 귀찮고

그냥 전 제가 할 기본적인 것만 잘 하고 나머진 저 챙기며 살겠다 생각하는데

오늘처럼 예고없는 시어머니 전화

그리고 전화속에서 제 개인적인 시간을 시어머님 혼자 다 계획세우고

통보하려던 식의 전화가 이해가 잘 안돼요.

 

 

 

IP : 58.78.xxx.6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1.9 3:50 PM (203.229.xxx.232)

    그러니까 거절하신 것 맞죠?
    잘 하셨어요~~

  • 2. 그러게나 말이에요.
    '12.11.9 3:53 PM (112.153.xxx.19)

    집에 있는 며느리는 아무런 스케줄이 없는줄 아나봐요. 저도 원글님과 지금 비슷한 입장.
    홧병도 나고 우울증도 왔었고,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저만 손해고, 어머님은 별생각없이 또 당신 생활 하실거고... 그냥 딱 기본 할일만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불과 얼마 안되었네요.. 일년에 딱 제사, 생신, 그리고 추석이랑 설에 가서 기본만 하고 올겁니다. 가까이있는죄라고 12년동안 저혼자 한게 억울하고 분해서
    그외의 일에 대해선 그냥 가볍게 넘어갈겁니다.
    왜 절 이렇게 변하게 하는지...
    되도록 그런일에 가지 마세요. 그냥 몸이 안좋다라고 하시면 안되나요?
    자꾸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안갈거에요..전....

  • 3. ..
    '12.11.9 3:53 PM (122.36.xxx.75)

    잘하셨어요 갑자기 연락오는것까지 무조건 ok하다간 내시간없어요
    휘둘리는거죠 사람은 서로 지켜야 할 선이있어요 그선을 넘으면
    힘들어지죠.. 상대편에게 필요이상 강요해도 안되구요
    저도 갑자기 연락와서 보자하면 제가 시간이 돼면 보구, 선약있으면
    안가요 첨엔 제선약 시간다 무시하셨는데 이제는 저란사람의 하나의
    인격체로 보시는거같아요

  • 4. 원글
    '12.11.9 3:54 PM (58.78.xxx.62)

    ..님 거절을 몇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제가 왜 안절부절 하며 거절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러저러 해서 전 안갈래요. 했더니
    목소리 바뀌시며 끊었어요.

    이건 뭔가 싶더라고요.

  • 5. ...
    '12.11.9 3:57 PM (122.36.xxx.75)

    님 그걸 계속 반복해야 인정하게 돼요
    안절부절하지마시구 쿨~ 하게하세요 전능글맞게 얘기하거든요
    아들말하듯이 ^^;; 에이 어머니~ 그건아니죠~ 하면서 ㅎㅎ

  • 6. 원글
    '12.11.9 3:57 PM (58.78.xxx.62)

    제가 좀 바보 같은데
    마음이 좀 여려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그렇게 당해서 내 속에 생채기가 많은데도
    거절하거나 안돼요 소리 하고 나면 그게 못내 마음에 쓰여
    자꾸 마음이 흔들리는.

    거절 해놓고도 마음이 좀 어수선하고 그렇더라고요.

  • 7. 푸쿠
    '12.11.9 3:59 PM (115.136.xxx.24)

    잘하셨네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한두번이 어렵지 여러번 하면 점점 쉬워진다고 하더군요,,,

  • 8. ...
    '12.11.9 4:03 PM (122.36.xxx.75)

    무슨마음인지 이해가요^^ 저도 거절하고 신경쓰이고 상대편 마음상하지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도들고.. 자책하지마시고~ 님잘못한거없어요
    어른들은 상식밖으로 막돼먹게 행동해도 그래도 자식은 자식도리하고 예의를 지켜야한다고
    우리나라어른들 그런 사람 많거든요 근데 이건절대아니에요 서로 예의를 지켜야하고 , 서로 잘 해야죠 ..
    첨엔 이런저런 생각많이 드는데 이런일이 반복되고 내의견 내다보면 이런상황도 익숙해져요
    힘내시고 맛있는음식먹으면서 기운차리세요~!

  • 9. 원글
    '12.11.9 4:04 PM (58.78.xxx.62)

    ...님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참 힘드네요.

    생긴건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게 생겼다는데.ㅎㅎ
    속은 물러 터져서. ㅠ.ㅠ

    아까 통화할때도 남편 없이 저 혼자 끼여서 다녀오기 좀 그렇다고 하니
    왜 혼자냐고. 시어머니도 가고 이모님도 가고 시누이도 간다고.
    그 의미가 아니잖아요. 근데 이해를 못하시더라고요.

    너보고 부조하라고 안할테니까 밥이나 먹고 오쟤요.
    제가 부조금이 문제가 아니고 하면서 이런저런 다른 핑계 대는데도
    뭐 들으시려고 하질 않더라고요.

    결국은 제가, 불편해서 안갈래요. 했어요.
    그랬더니 이해가 안가시는 거 같더니만 결국은 목소리 바뀌면서 끊으시더라고요.
    본인 생각대로, 계획대로 진행이 될거라고 생각을 하셨는데
    그게 아니니.

    전 이런 상황에 전혀 다른 핑계를 대는게 왜그렇게 힘든지 모르겠어요.
    거짓말도 잘 못하는성격이긴 해요. 가끔 그래서 답답해요.
    필요할때는 적절하게 쓰는게 좋잖아요. 약속있어요. 라던지 어디 가야 해요. 라던지.
    왜 그런 말을 못하는지 그런 생각이 안드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거절하고 나면 왜그렇게 한동안 마음이 복잡한지.
    제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개운하지 않아요.
    이런 감정이 정말 싫어요.

  • 10. ...
    '12.11.9 4:17 PM (112.155.xxx.72)

    원글님이 마음이 불편한 거는
    원글님은 좋은 여자 좋은 며느리고 싶은데
    그게 안 되서 괴로운 겁니다.
    좋은 부인, 좋은 며느리 되겠다는 마음을 끊으세요.

  • 11.
    '12.11.9 4:18 PM (125.187.xxx.175)

    잘 하셨어요.
    매번 이러저러 핑계를 대면 자꾸만 반복될지도 모르는데, 님이 불편해한다는 걸 표현하셨으니
    앞으로 몇번 더 찔러 보실지는 모르지만 그만 하시겠죠.
    원래 상처 준 사람은 금방 잊고 상처 받은 사람을 속 좁다고 몰기 십상이죠.

  • 12. 실비아
    '12.11.9 4:21 PM (183.99.xxx.2)

    "니가 집에서 뭐 할일이 있어!"라는 말은 쇼킹하네요. 참 어른들도...-_- 직장 안나가고 집에 있으면 무조건 노는 건가요? 시어머니 당신도 주부였다면 평생 집에서 할일 없이 논거네요? 아이가 있든 없든, 직장을 나가든 안나가든 한 가정을 꾸렸으면 존중하는 태도부터 길러야지 며느리한테 대놓고 할일이 뭐가 있냐니!!ㅉ

    결혼식 가자는 말은...형식적인거 좋아하시는거죠. 어떻게든 얼굴이라도 비춰야 예의 바르고 도리하는 것 같고, 그래야 나중에 우리 잔치에도 손님들 많이 올 거라 생각하시는; 무엇보다 어른들 줄줄이 자녀들 대동하고 결혼식 가는거, 으쓱해하시는 분들 많죠. 물론 시간되고 맘이 가서 참석하는건 좋아요. 그렇더라도 우선 아들한테 말해야죠. 근데 시댁 친척의 누구 누구, 이름도 얼굴도 잘 모르는 사람 결혼식에 혼자 불려나가는 식이면 당근 며느리가 불편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셔야죠. 며느리가 거절하면 쿨하게 받아들이셔야지 며느리가 핑계를 대느라 애둘러 말하게 할 필요 있나요?
    혹여 거절이라도 하면 나쁜(혹은 경우없는)사람 비슷하게 되는 상황! 주로 대상은 며느리잖아요. 원글님 말씀대로 장인 장모가 친척 자녀 결혼식에 사위 혼자만 데리고 가려고 전화하겠어요? 입장만 바꿔놓으면 참 답나오는 건데..-_-
    원글님이 이렇게 글 올린 것만 봐도 여리다는게 표나요. 웃으며 거절 못하고 감정이 말투에 잘 묻어나죠. 저도 그래요. 거절하고 또 맘이 계속 불편하고 찜찜하겠죠. 어쩄든 잘 거절하셨어요. 내가 불편한데, 내가 억지로 불려나가 억지 웃음지으며 앉아있는게 싫다는데...그거면 됐어요. 원글님도 지금 이 시간부터 그 감정에서 벗어나도록 해봐요.

  • 13. ...
    '12.11.9 4:30 PM (180.64.xxx.83)

    시어머니의 고모요?
    난 우리 엄마 고모 아들의 아들 결혼식도 안가봤는데...
    우리 엄마가 고모에겐 시골에 갈 때 들려서 인사한 거 말고는 기억이 없는데...

  • 14. 왜 시댁 행사를
    '12.11.9 5:37 PM (125.178.xxx.48)

    본인 아들에게 얘기하지 않고, 며느리에게 말하는 건지 이해가 잘....
    그래도 본인 기분 확실하게 말씀하신 건 잘 하신 듯 싶어요....
    말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은 내 기분이 어떤지 잘 모르잖아요...
    너무 담아 두시지도 말고, 그냥 흘려 버리세요...

  • 15. 꾸지뽕나무
    '12.11.9 5:39 PM (211.246.xxx.11)

    잘하셨어요~~계속 받아주면 계속 그러실거에요. 부르면 재깍 오는 뭘로 여긴다니까요

  • 16. 그냥이
    '12.11.9 6:03 PM (180.70.xxx.92)

    시어머니 자식이 며늘네 집에 가서 자기가 며느리에게 한것처럼 당한다면 저런 싹퉁머니 없느 ㄴ일으 ㄹ안할텐데...

  • 17. 원글님
    '12.11.10 5:25 AM (58.143.xxx.103)

    거절은 이유없이 하세요.
    답글 다시는거보니 시어머니에게 변명조로하세요.
    그냥 첨부터 어머니 미리계획된일이 있어서 못가겠어요. 하시구블라블라하면 미리 일주일전에 연락주시면 어떻게해볼텐데 어렵다구 딱 잘라말하세요.
    포인트는 니가너무 늦게연락했어에요.
    글구 혹 일주일전에전화오면 그럴일은 없겠지만 신랑과상의하겠다고 일단 끊고 신랑을 잡으세요.
    나는 안가겠다. 글구 신랑이 통화하게 하세요.
    시댁과의 소통은 신랑하고만 되면 되더라구요.
    그사이에 끼일필요없어요

  • 18. 너무 똑똑한것도 필요없고요...
    '12.11.10 2:10 PM (72.194.xxx.66)

    잘 말씀하셨네요.

    사실 불편한거잖아요.
    그냥 그대로 "불편해요 어머님.안되겠어요. "

    똑같은 소리만 하시면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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