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아이가 잘 할꺼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어요
머리도 나쁘지 않고 공부를 별로 안하는거 같은데
공부 한것 치고는 점수도 잘 받아오고요
공부하라고 말을 해도 하기 싫어하고 대충하고
뭐 하나 하라고 ㅎ ㅏ며 실랭이를 해야 하는 그런 아이에요
초4수학 선행을 안시켰어요
시키기가 힘들어서요
사회 과학 국어는 점수를 잘 받아오더라구요
5학년 와서도 분수가 약하길래 4학년때 분수를 안해서 그렇구나 했어요
여름방학이 되고 수학을 보니 분수는 하나도 안 푼거에요
그렇게 어리석게 잘 할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공부 한거에 비해 잘 나온다는 이유로....
너무 쉬워서 공부에 자신없어 하던 아이들도 백점을 몇개 맞은 시험을
백점 하나 없이 수학과 과학은 거의 꼴찌 수준으로 받아왔어요
너무 충격을 받아 아이에 대한 배신감도 컸고요
공부 하라고 하면 한다고 했다고 했었거든요
이제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아이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였어요
이렇게 공부 안하는 애한테 저는 무슨 그런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제 자신이 한심해요
어쩌면 봐주는게 귀챦아서 스스로 하라고 하고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번 기회에 아이의 수준을 제대로 알았으니 지금부터 공부하는 법을 가르치면
우리 아이도 잘 할수 있겠죠?
저의 어리석은 막연한 믿음을 깨게 해준 이번 시험 점수가 오히려 고맙게 느껴져요
더 늦지 않고 지금 바로 정신을 차릴수 있어서 말이에요
어제까진 너무 절망스러웠는데 오늘은 좀 희망이 보여요
아이도 미워보였는데 이제 다독이며 같이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