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낮에 <30대 초반 연봉 6000만원 결혼감으로 어때요> 라는 글을 읽고
댓글 달았었는데 원글님이 원글 삭제하셨더라고요.
82에 저런류의 질문들이 많이 올라오는것같아요,
어떤마음으로 올리시는지 이해가 가면서도 안갈때도 많은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해보려구요.(두서가 없을수도있어요, 걸러 읽어주시길^^)
전 인제 회사생활 꽉찬 8년째, 9년차 입니다.
신촌에 있는 대학교 나와서 외국계 대기업다니고 있구요.
8년동안 제테크 잘해서
이번에 강남에 작지만 단지는 나름 큰 아파트도 한채 장만했습니다.
전 IT라 차장이어도 연봉 그닥 크진 않지만
제테크에 관심많아서 이리저리 돈 굴려서
종자돈 마련해서 아파트 마련했답니다.
주변에서 물어봐요,
너 조건 좋다.
남자친구 있어?
니 남자친구 어떤 사람이야?
두가지 답이 있죠.
A.
지방대 나왔고 시골에 살아.
장남이고 제사도 모셔야 한데.
여동생은 유학가있어.
근데 집에 돈이 많지 않아서 결혼해도 집은 해주실수 없을꺼야.
직업은 직원30명 채 안되는 작은 중소기업이야.
연봉은 내 연봉의 60%정도 되는것같아.
나보다 어려서 철없어.
B.
집에서 가까운곳에서 대학교 다녔고
집이 산밑이라 공기가 좋아서 지금도 거기 살아.
부모님이 다른 형제가 없어서 제사나 차례같은건 스스로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챙기셔.
동물을 사랑해서 유기견 데려다가 키우시고
남자친구도 동물, 그러니까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
철마다 부모님이 맛있는 음식하셨다면서
우리집에 보내주셔.
남자친구는 친구는 많진 않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 몇명이 있어서
힘들때서로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것 같아.
술은 못마시지만 그래도 술자리는 즐길줄은 알아.
비싼선물을 해주는 센스는 없지만
맨날 아침에 깨워줘.
누군가가 나랑 자기를 비교하면
자존심 상할때도 많았을텐데 내색하지 않고
내가 무슨일을 하든
<넌 잘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고
마음이 따듯해.
그게 정말 느껴져.
어려서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엔 나보다 더 오래 경제생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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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둘다 제 남자친구를
거짓말 하나 없이 설명한 대답입니다.
시선에 따라서
성품이 정말 좋은 사람임에도
조건이 나쁜 사람이 될수도 있고
또 그 반대가 될수도 있습니다.
연봉 6000인데 어때요
라는 글에 제가
<그렇다면 원글님은 30대 초반에 연봉 6000받으시나요? 그렇게 받으신다면
본인이 결혼감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라고 달았었던것 같은데(정확하진 않아요)
30대 초반에 그정도면 정말 엄청난거예요.
근데 그런것 말고 다른 봐야할 엄청난 조건들이 많은데
그런것들만 단편적으로 보려고 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누가 그럽디다.
남자친구를 누군가에게 소개할때
그 사람의 변호사가 되어서
그 사람을 소개시켜줘야지
판사가 되어서
그 사람을 판단하려고 들지 말아야 한다고.
결혼하신 분들은 반대하실수있고
이 글에 엄청난 악플이 달릴수도 물론 있지만
(아 엄청난 악플까진 아니겠고, 몇개의 악플이라고해야겠네요)
미혼이신분들은
상대를 판단하기전에
나는 어떤 사람인지 한번 더 뒤돌아보고
상대방의 객관적인 조건을보고 결정내리기전에
그 사람의 제일 중요한 성품(성품에 많은것이 포함되죠-이건 82에서 배웠습니다)을
보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저없이 한번 써봤습니다.
밤이 깊었어요,
행복한 밤 되시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