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요
뱃속 아기까지 4식구구요
지금 김치냉장고 속에 김치가 왼쪽에 수두룩빽빽하게 차있고
오른쪽에는 반 정도 있어요
시시때때로 막내 시누이네서 김치를 보내주셨어요(막내 매형이 농협 쪽 근무라 농협김치를 매번 갖다주심)
그래서 김냉속 김치가 아직도 많아요
근데 이번에는 무슨 사정으로 김치를 못 보내준다고 해요
근데 어머님 저한테 벌써 4-5번 물으셨어요
김장을 쪼금이라도 담을까나 말까나
그 말인 즉슨 담그자!라는 말인데 혼자 할 수 없느니 같이하잔 얘긴데 전 맞벌이에 임신 7개월;;;
그래서 돌직구로 담자! 라곤 말 못하시고 계속 어쩔가나... 라는 식으로 물어요
매번 저도 애매하게 대답하긴 했어요..
김치도 아직 많고... 안..담..가..도 될 것 같은데요...
그랬더니 어제 또 물으십니다.
아가야 이번에 다섯포기라도 담아야 하지 않겠냐...
5포기도 김장이에요? 우선 이 질문은 나중으로 빼고..
저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대답했어요
//어머니~ 김치가 이렇게 많은데 안 담아도 되잖아요
//그래도 김장김치는 담가야 혀 그래야 겨우내 먹지
//어머니 김냉 속 김치 겨울 내내 먹어도 남겠어요
//그래도 김치는 푸지게 있어야 맘이 놓여
//어머니 저 임신하고 몸도 무거운데 다른 해에는 김장 말씀 안 하시다가 왜 굳이 저 이렇게 몸 무거울 때
계속 김장 얘기를 하시는 거에요? 그리고 5포기 하느니 사 먹는게 나을 거고.. 겨울 내내 푸지게 먹어도 남을 만큼
김치냉장고 속에 있어요.. 저 정말 김장 안 했으면 좋겠어요 (정색하면서 말고 약간 삐진척 하며 웃으면서 얘기했어요..)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별 말 안 하시는데..(다음부턴 말씀 안 꺼내시겠죠?)
암튼.. 5포기도 김장에 속 하는 건가요? 5포기면 저 몸 좀 힘들어도 담아야 했나요?
글고 왜 시어머니들은 며느리를 보면 그동안 안 하고 사시던거를 하고 싶어하실까요?
예를 들면 추석 때 송편 안 빚고 사 먹다가 며느리 보고나서는 송편 빚어먹자고 하고
설 때 만두 사다 만두국 끓여 먹으면서 며느리 보고나서는 만두 빚자고 하고
김장도 내내 안 담가 먹다가 며느리 보고 나서는 김장 담그자고 하고
저녁 식사도 함께 안 하다가 (아들하고 둘이만 15년 넘게 삼) 며느리 보고 나서는 아들 며느리가 8-9시에 퇴근해도
쫄쫄 굶으시고 기다렸다가 먹으려고 하고 (밥을 차려놓은 것도 아니고ㅠ 아들 며느리가 차려야 함)
아 정말 궁금해요 시어머니의 마음
글고 궁금해요 배추 5포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