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요.
회사의 사업확장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었거든요.
그전부터 살살 죄어오더니 요근래 한달은 아주 일에 치여 끙끙거리게 만들더라구요.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오늘 드디어 윗선에 얘기를 꺼냈답니다.
('당장 그만 두겠다'는 아니고 이렇게는 일 못한다. 자를테면 잘라라 식으로)
그냥 힘들기만 한게 아니라 좀 특수한 상황이라 남편이 책임감 없다거나 한심하다거나 하게 생각되지는 않아요.
그렇긴하지만, 사실 다른 직장 알아놓은 것도 없어 대책이 지금으로서는 없구요.
(저도 전업이고 요즘 취업자리 알아보고 있어요)
남편은 너무 지쳐있어요. 조금이라도 쉬고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그냥 남편 지지해줬네요.
아직 배가 덜 고파봐서 그런지 확 현실이 와닿지 않는 탓도 있지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사람을 들들 볶고 진빠지게 하는 그 상황에
남편을 계속 두는 게 죄 짓는 기분이었달까요.
제가 좀더 현명한 사람이었다면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고 도움이 됐겠지만..
그냥 들어주기밖에 못해서 상황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데 일조했나싶고..
요아래 삼십대후반 남자들 직장에서 힘들단 글 읽으니까 다른 사람도 다 마찬가지인데 좀 말려볼걸 그랬나..후회되기도해요.
대출 몇천 남은건..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혹시 실업급여라도 받게되면 빡빡하지만 당분간 생활은 될거구요.
제가 빨리 취업되면 적은 월급이라도 고정수입 생기니까 다행일거구요.
창피한 얘기지만 풀어놓고 싶었어요. 답답해서요.
가족들한테도 얘기 못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