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궁근종이 있어 빈혈기가 많았습니다.
만성이라 별로 증상을 못느껴 그냥 저냥 버텼지요.
병원에서 처방해준 빈혈 약은 물약도 알약도 먹으면 변비가 심해져서 먹기가 싫었어요.
증상이 없으니까 별 불편함을 못느끼겠더라구요.
그러다 올 여름 너무 너무 더울때 입맛을 잃고 밥을 제때 잘 못먹으니 좀 어질 하더라구요.
그래도 또 그런가부다...
9월에 생리를 하는데... 이건... 뭐...
밤에 잠자다 과다 출혈로 이세상 뜨는지 알았습니다.
자면서도 느껴질 정도로 콸콸 나오는 생리로 화장실 달려갔는데 피가 안멈추는 거예요.
걷는 걸음걸음마다 다 핏자국....
살인사건 현장이 따로 없는... 유혈낭자... 휴...
심한 하혈 후, 걸레 하나 빨기도 숨가뻐하고 ,지하철 계단을 서너번 쉬면서 올라가도 헉헉 거리는 저질 체력이 되었습니다.
이게 다 빈혈을 버려두어서 그런거라는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 현상이 계속되면 심장 부종이 와서 돌이키기 어려운 사태까지 올수 있다네요.
빈혈이 참 무서운 거더군요.
그때는 그냥... 근종이 문제구나... 근종을 어떻게 해야겠다... 뭐.. 이런 생각 밖에 없었어요.
참 바보였네요..
산부인과 가니... 절대 수술 못해준다.
빈혈지수가 8.5라서 수술해도 피 지혈이 안돼 수술하다 죽을 수 있어 못해준다... 에고...
하혈이 심했던 것도 근종의 크기나 위치로 인해서가 아니라 빈혈이 심해서 지혈이 안돼서 그렇다고...
근종으로 인해서 생리 양이 많아져 빈혈이 생기고, 빈혈을 방치하니 피가 묽어져 지혈이 안돼 하혈이 더 심해지고...
악순환...
그렇다고 빈혈약을 복용하니 변비가 워낙 극심해져서 만만치 않은 고통이 뒤따르니 정말 괴롭더라구요.
근종 수술을 하든 심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든 뭘 위해서라도 빈혈을 잡는게 급선무...
그러던 중 철분 주사라는 게 있는 것을 알았어요.
나온지 얼마 안됐는데 한번에 빈혈 지수를 쭉쭉 올려 준다는 말을 듣고 앰플4개를 식염수에 섞어 4팩을 나흘에 두팩씩 두번 맞았습니다. 맞고 2주후 검사해보니 헤모글로빈 지수 11. 이정도 올리려면 못해도 빈혈약 1년은 장복해야 달성 가능한 지수였습니다.
지수 검사를 하기 전부터 이미 몸이 정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 땀이 나고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는데 요즘 너무 너무 몸이 가쁜해져서 이것 저것 다 하고 싶어져요. ^^ 계단 올라가며 느끼던 숨참도 없어졌고요. 좀 과장 하자면 딴세상이 열리는 것 같아요.
빈혈이 이렇게 내 생활의 걸림 돌이였던 것을 정말 제대로 느낀 일이였네요.
82님들도 빈혈 대수롭게 생각하지 마시고 얼른 조치를 취하세요.
약 먹기 어려우시면 주사를 맞으세요. 빈혈 방치하다 큰일 납니다~~
사고가 와도 빈혈이 심한 사람은 수술이 어렵고 수혈부터 해서 빈혈을 잡고 난 다음 조치에 들어 갈 수 있으니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심각한 문제거리가 된다고 합니다.
저 같이 어려운 꼴 당하고 난뒤에 고치지 마시라고 글 올려 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