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
지난 5년간 아니 대한민국 역사를 지켜보며 저 역시 가장 숙원하는 바가 바로 ‘상식’대로만
이루어지는 삶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동안에도 항상 ‘상식’대로만 이루어졌으면.....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런 국민들의 염원이 안철수님을 통한 ‘상식파’로 집약되어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분석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인들에게 안철수님은 ‘나의 롤모델이다’ 말해왔을 만큼 님의 이미지는 곧 ‘상식구현’이었습니다.
이제 이미지로만이 아닌 대통령 후보로서의 안철수님을, 유권자의 시선으로 검증해보고 살펴보는 중입니다.
앞으로의 5년을 맡길 사람인지라, 단순히 ‘롤모델이라 무조건지지’를 표방할 수는 없는 일.
당연히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안철수님.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출마후의 행보 및 지난 삶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는 중
석연찮은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점점 더 커지고만 있는 게 하나 있네요.
사람은 말이 아니라 살아 온 삶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하지요.
안철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상식’을 중심으로 님의 삶을 돌아 본 바,
과연 님의 행보가 진정 상식적이었는가........ 모토로 들고 나오신 바로 그 점에서 의문이 생긴 것입니다.
예로
1. 독재정권시절. 민주화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념의 충돌’이 아니라 바로 ‘상식대 비상식’의 충돌이었습니다.
한데 그 시절 안철수님께서는 상식의 편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신 바가 없으시더군요.
가치관의 차이였기에, 공부에 몰두했다고 하기에는
불의 앞에 어떠한 가치관이 우선하였는가를 되묻고 싶습니다.
2. 이명박 정권하 지금까지, 언론탄압, 민주주의 후퇴, 검찰의 횡포, 용산참사, 쌍용자동차사태
등등의 수많은 비상식에 맞서 강경 발언으로, 혹은 거리 투쟁으로 행동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또한 가치의 충돌이 아니라 상식대 비상식의 문제였습니다.
이때에 님께서 상식을 위한 어떠한 대응을 하셨는지 또한 묻고 싶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멘토로서의 강연보다 더 시급한, 상식이 눈 앞에서 말살당하는 순간
선택했어야 할 가장 상식적인 판단은 무엇이었을까요.
3. 미국산 소고기 수입 졸속 협상 문제로 저는 광화문에 있었습니다.
친구는 그 시간에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저더러 '힘을 키운 후에 나서라'라고 했지요.
저는 비상식에 잠시 눈감을 수 있는 '명분을 가장한 불의'에 분노했습니다.
바로 그런 때에,
저는 또, 정연주 사장 강제 해임시 KBS 앞에서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친구는 그 때에도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있었지요.
바로 그런 때에,
그러니까 상식이 유린당하고 있는, 그래서 평범한 시민들조차 가만 있을 수 없던 때에
님께선 어떤 상식의 판단을 하셨으며 행동하셨는지요.
4. 정당이, 정치가, 쇄신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정당은 물건이 아닙니다. 대청소하듯 밀어버리고 새단장 할 수 있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정당 내부의 사람들 중 정말 폐기처분하고 싶은 사람들 많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사람’입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 말입니다.
몇 십 년을 살면 성격도 잘 안 바뀌죠.
그들에게 제시해야할 것이 ‘쇄신’요구 일까요, ‘구체적 쇄신 방안의 제시’ 일까요?
어느 것이 더 상식적인 것인가요?
5. 또, 밖에서 남의 집 나무라기는 쉽습니다.
그럴 때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이 상식일까요, 쳐들어가 직접 함께 수리하는 것이 상식일까요?
6.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다 포용하고, 그 안에서 상식적인 사람들과 협력하는 방안, 좋지요.
한데 공작을 일삼고, 독재를 위해 사람을 죽여왔고, 친일 매국행위를 자행했으며, 비리를 일삼는 것에 익숙한
그것이 하나의 관행이 된 새누리당을 ‘통합’이란 이름으로
즉 범죄자를 ‘통합’이란 이름으로 껴 안는 것이 상식인가요, 심판하는 것이 상식인가요.
7. 새누리당이 살인 및 강도 범죄자라면 민주당은 좀도둑입니다.
적어도 민주당은 독재를 해 온 적은 없습니다.
한데도 강도와 좀도둑을 하나로 싸잡아 ‘통합’으로 묶고,
낡은 세력으로 엮는 발상은 상식인가요 비상식인가요.
8. 오래 전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단편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입니다.
민주화투쟁으로 오랜세월 감옥에 갇혀있다 풀려난 한 민주인사는 석방후에도
제 방의 문을 스스로 열지 못합니다. 늘 갇혀있다보니 여는 법을 잊었거나, 트라우마가
되어 열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이 분은 실존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시간 해외에 나가 마음의 수행을 닦고, 요가등을 익혀 돌아 온 한 사람은
여기저기 강연을 다니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 법’등을 설파하며 승승장구 합니다.
같은 시절, 각기 다른 삶을 살았던 것이죠.
두 분 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설은 말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승승장구하는 그 강연자는 민주화운동을 통해
후유증을 겪고 있는 그 분께, 그 분을 비롯한 운동권 분들께 무임승차한 것이라고.
민주화 운동을 통해 이 정도의 자유가 주어졌고, 그 토대위에 그 강연자는 승승장구할
시절을 갖게 된 거라고.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은 적어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킨 사람이라고.
제가 정확히 기억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대강의 요지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9. 안철수님께서 백신을 만들고, 교수가 되시고, 강연을 하시는 이 모든 토대는
당시 상식을 지키려다 고초를 겪으신 분들이 만들어 놓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분들이 모여 이룬 민주당을 ‘쇄신해야만 하는 곳’으로만 폄하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그것이야말로 비상식이 아닌가. 저는 생각해봅니다.
10. 구체적으로 누가, 그러니까 어떤 무리들이 대체로 어떤 모습의 행태를 보인다.
그런 것들을 들어 구태다, 쇄신의 대상이다, 말씀해주십시오.
왜 민주화를 위해 죽기를 각오하다 다리마저 절게 되신 김대중대통령님, 권위주의와 지방주의를 타파하려
애쓰시다 정치적 타살을 당하신 노무현대통령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다 고문후유증으로 돌아가신
김근태님이 선택하신 민주당이 낡고 구태한 곳으로 매도되어야 하는지요.
저도 민주당이 짜증나고, 특히 그 안의 엑스맨들이 새누리로 가버렸으면...진심 바랍니다만 그렇다고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곳의 의로운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 삶의 토대가 있는 것이니까요.
11.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박정희 묘소를 참배하셨지요.
물론 저는 안철수님을 믿기에 ‘반면교사’의 의미를 되새기려 하신 것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상식적이었을까요
박정희로 인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생명이 있습니다.
그들의 부모가 버젓이 살아,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는 목숨을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의 참배라니요.
‘역사를 통해 배우겠습니다’ 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한들
그 애매모호한 발언을 통해 어떤 상식이 구현되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12. 옳은 것은 옳은 것이고, 아닌 것은 아닌 것이 아닌지요.
상식이 있으면 비상식이 있듯이요.
물론 상식의 잣대가 사람마다 다르긴 합니다.
그래서 상식보다 중요한 게 ‘정의’ 아니던가요.
13. 안철수 후보님께서는 정의보다 상식을 우위에 두시는 지요.
그래서 ‘사람마다 다를 수 있는 상식’을 ‘통합’하겠다고 하시는 건지요.
14. 그런 식이라면, 불의도 ‘역사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논리가 성립되고
정의도 ‘노력했으나 실패했으니 문제다’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 아닌지요.
15. 안철수 후보님.
회색논리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16. 무소속 후보에게 불안을 갖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다’하신 것을 보고 저는 비상식을 봅니다.
수많은 욕망의 이합집산을 그나마 추렴한 것이 정당입니다.
한데, 어떠한 추렴도 없이 오직 ‘상식’대로만 전진한다면 선의가 저절로 추렴될 것이라는
발상이야말로 위험한 비상식이 아닌지요.
17. 이번 대선 정국을 보며 ‘상식대로만 하자’고 말해오던 저는 ‘상식’이란 것의 정의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식보다 높은 가치는 ‘정의’ 이고,
‘정의’보다 높은 가치는 ‘사람’이 아닐까요.
모두 사람을 위해 필요한 가치들인데
이왕이면 되도록 불변하는 가치인 정의를 우선에 두고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나름의 ‘상식’을 추렴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을까요.
어쩌면 ‘정의’가 상식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안철수님께서는 보다 ‘정의’의 편에 서셔야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18. 여러 사안에 대한 정당의 행태, 후보들의 행태만 보더라도, 누가 정의의 편에 서왔고
누가 정의를 말하고 있으며
누가 정의를 실천하고 살아왔는지 보이지 않는지요.
19. 하여 보다 정의롭게, 상식을 실현하며 살아 온, 삶이 곧 그러했던 타 후보를 보며 경외감이 생기지는 않으신지요.
20. 저는 감히, 배워야 할 분께는 과감히 배우시라
존경스러운 분께는 존경을 표하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1. 물론, 다른 후보님들도 서로에게 마찬가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