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센터에 같이 다니는 아이 친구 엄마랑 요즘 내년에 보낼 어린이집을 같이 알아보러 다녔는데요..
계속 괜찮은 곳을 찾지 못하다가 저희 집 가까운 곳에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여 등록을 했어요. 그곳만 유일하게 그 엄마랑 같이 안 갔는데(그날 시간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전 그래서 그냥 혼자 가보겠다고 했고 사실 그 엄마네 집이랑은 약간 거리가 있는 곳이라 그다지 내키지는 않겠다 생각했었어요~) 제가 등록을 했다하니 자기도 한 번 가봐야겠다면서 같이 좀 가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문화센터 수업 가는 날 약간 일찍 만나서 같이 그 어린이집에 가봤어요... 만나서 걸어가는 와중에 계속 생각보다 너무 멀다, 어떡해야 하나 그 말을 여러 번 하더니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까 상담은 받아봐야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구선 바로 원서 쓰고 입학금도 내더라구요...
전 집에서 멀다고 계속 마음에 걸려하더니 그래도 꽤 마음에 들었나부다 정도로 생각하고 문화센터 수업을 갔는데요.. 나중에 저한테 상담해주신 원감선생님께 두 아이를 같은 반으로 해달라고 부탁해놨다고 말을 하더라구요... 전 친하고 하니 어린이집을 같이 알아보러 다닐 수는 있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일치하지 않으면 당연히 같은 곳에 보낼 수는 없고 같은 곳에 보낸다 하더라도 굳이 같은 반까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라고 했어요. 그순간 표정이 싹 변하더니 같이 나란히 앉아있는데도 한마디도 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문자만 계속 보내며 거의 10분 정도를 평소와 다른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을 하더라구요. 그리구선 나중에 제가 그렇게 생각할지 몰랐다고 당황스럽대요. 자기는 그렇게 같이 알아보러 다니면 같은 곳에 보내고 같은 반이 되고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었고 자기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이걸 아주 여러 번 강조하더군요~) 다른 엄마들도 다 그렇게 한다고 얘기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자기는 오늘 상담할 때 시간이 촉박해서 제대로 듣지도 않았고 어린이집 알아볼 때 여러가지 깐깐하게 보던 제가 그 자리에서 결정한 곳이니 오죽 잘 알아보지 않았을까 싶어서 자기도 바로 원서 쓰고 입학금도 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입학금은 그냥 계좌이체 시키랬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낸 자기가 너무 앞서간 거 같다구,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고 너무 당황스럽대요.
전 그 이야기 듣고 정말 제가 더 당황스러웠네요. 평소 그 엄마 스타일이 친하면 뭐든지 같이 해야 하고 남이 뭐하는지에 관심도 많고 따라하고 그런 면이 있어서 그렇잖아두 약간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줄은 몰랐어요. 전 일부러 상담 잘 받으라고 상담받을 동안 그집 아이랑 저희 아이랑 다른 곳에 데리고 가서 놀아줬는데 제대로 안 들었다고 하지, 시간이 촉박하고 뭔가 더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나중에 다시 와서라두 확인을 해야하지 않나요? 시간이 촉박했던 것도 그날 그 엄마가 약속 시간에 거의 20분을 늦었거든요. 택시 탔는데 엉뚱한 곳에 내렸대요. 어쨌든 어린애들도 아니고 자기 아이 일인데 제가 선택했다고 그냥 선택했다는 말이 너무 어이가 없고 또 그에 대한 책임을 저한테 전가시키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어요.
그리고 그 엄마는 두 아이가 같은 반이 되면 어린이집에 안 다녀봐서 낯가림이 심한 두 아이가 서로 의지도 되고 좋지 않겠냐고 하는데 전 아이들이 그렇게 낯가림이 심한 것도 모르겠거든요. 지난 여름에 처음 그 집 아이를 봤을 때는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도 전혀 하려 하지 않고 아이들과 어울릴 줄도 잘 모르고 낯선 곳, 낯선 사람을 정말 싫어하는 느낌이었는데 몇 달 사이 정말 좋아져서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저희 아이는 처음 낯선 곳에 가면 약간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익숙해지면 정말 잘 놀고 친구들도 좋아하고 문화센터 수업 가면 너무 좋아하면서 잘 적응해요. 아직 분리불안은 약간 있어서 저랑 떨어지면 조금 불안해하기는 하지만 이것두 많이 좋아져서 내년 어린이집 보낼 쯤이면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고요. 그런데 그 엄마는 상담받으러 갈 때마다 아이들 둘다 낯가림이 심해서 걱정이라는 식으로 얘기해요. 제가 봤을 땐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아이들인데 왜 그렇게 미리 걱정하고 과보호 하려는지 이해를 할 수 없네요.
그날 그 엄마 얘기를 듣고 있다가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제가 약간 딱딱한 목소리로 제 생각을 다 얘기했더니 그때분턴 그게 아니고, 꼭 제가 거기를 선택했다고 해서 선택한 건 아닌데~ 뭐 이런 식으로 자꾸 변명을 하는데 저한테는 돌려서 말한 것일 뿐 그 말이 그 말인 느낌이었어요. 결론은 저 따라 선택한건데 제가 자신이랑 생각이 다르다고 따지는 느낌.
위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친하면 뭐든지 같이 하려하고 남이 뭘 하면 꼭 따라하려하고 자신의 사적인 얘기를 너무 많이 하고(만나면 거의 저는 들어주는 편이고 본인 얘기만 해요. 정말 남에게 이런 얘기까지 해도 되나 싶은 사적인 얘기. 전 워낙 남에게 제 얘기하는 걸 싫어하는 편이고 또 주로 본인 생활이 힘든 걸 하소연 하듯이 얘기하는데 사는게 얼마나 팍팍하면 안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나한테 이러는걸까 싶어서 그냥 들어주는 편이었어요~) 약속시간 잘 안 지키고(좀 늦는다 싶어도 미리 연락도 없고 그러구 만나도 미안하단 말도 없네요) 그래서 점점 나랑 안 맞다 싶었는데 요번 일로 마음이 확 멀어지는 걸 느끼네요.
아이 친구 엄마들과의 관계, 이 곳 82에서도 자주 보게 되는 소재인데 참 어려운 것 같애요.
어떤 인간관계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 관계는 서로에게 더욱 더 예의를 차리고 적정선을 유지해야 오래 갈 수 있다는 걸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