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침을 맛있게 먹고 간 딸

알타리김치 조회수 : 2,494
작성일 : 2012-10-31 14:51:10

아침에 딸 밥상을 차려주고 전 잠깐 ..뭘 했었는지 모르겠어요.등교하는 딸 배웅하고 식탁 위  내버려두고 신문부터 읽고 나서 설거지를 하려고 보니 사골국에 알타리무김치 김 이렇게 차려줬는데 밥과 알타리 김치를 말끔히 먹었네요.평소엔 밥도 두 세숟갈 겨우 먹던 아이가 맛이 든 알타리김치맛에 반해서 밥을 다 먹고 간것 같아요. 

배추김치를 맛있게 담그게 된 지 두 어해 라서,알타리무 김치는 이번에 새로 담궈봤어요.82를 알지 못했더라면 아직도 못담아먹었을 듯 ㅎㅎㅎ 간도 삼삼하니 맛있게 들고,무가 좀 말랑하지 않게 ,새콤해졌는데도 뻣뻣한 거 빼곤 제가 먹어도 맛있게 담궈지긴 했어요.

제가 딸 만한 나이일 때 저도 그렇게 새큼하게 익은 알타리무김치를 좋아했었어요. 결혼해서 레시피도 정확하지 않은 알타리무 김치를 담궈봤다가 완전 실패하고 자신감을 상실한 후..여태 담지를 않았어요.그러다가 혹시나 싶어 담아봤는데 딸이 그때의 제 나이가 되니 맛있나봐요. 참 신기한게 아들은 그냥 제가 맛있다고 하면 예의상 한입 먹어볼 뿐이지 그닥 안좋아하거든요.아들은 오로지 고기만 맛있다고 하는 고기가진리교 신자이죠.

딸이 중학생이 되고나서부터 잊었던 저의 옛식성이 떠올라요.지금은 눈물이 나서 못먹을 정도로 신 귤인데 딸은 너무 맛있다며 냠냠 먹는 거 보면 저도 그땐 신 게 왜 그리 맛있던지,푹 익은 귤이나 사과 먹는게 싫었던 것도 기억나구, 여름이면 아이스 음료에 담긴 얼음을 오도독 깨먹는 게 좋았는데 딸도 이번 여름내내 그러더군요.

아들만 있었다면 오이지를 무쳐먹는 것도,깻잎절임도,시래기를 된장과 멸치에 푹 지져내는 것도 다 못먹었을 거에요.열심히 준비해봤자 남편이나 아들은 손도 안대니 저 먹자고 하다가 보면 지쳐서 안하게 되거든요.여름내내 오이지 무치면 딸과 경쟁하듯 먹었어요.여태까진 삭힌 오이지 사다 먹었는데 내년엔 오이도 한번 삭혀봐야겠어요.

그나저나 알타리무김치 딱 한달 먹을 정도로만 담궜는데 한번 더 담아야될 것 같아요.나름 입맛 예민한 딸이 제가 한 음식들 맛있게 먹으면 왜 그리 기분좋은지 모르겠어요.

IP : 1.235.xxx.24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이
    '12.10.31 2:56 PM (112.214.xxx.133)

    님이 참 부럽네요.
    울 중딩딸은 요즘 친구문제로 스트레스가 심해서 밥을 잘 못먹어요.
    원래는 아침을 꼭 챙겨서 잘 먹는 아이인데
    소화가 안 된다고 제대로 먹지못하는 아일 보면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것같아요.
    그 나이때는 친구가 세상에 전부인지 맘고생하는 아이땜에 저도 입맛이 없어요.
    중딩엄마들 한번 댓글달기 했음 좋겠네요.
    예쁜 따님이랑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 2. 글이 참..수필같아요^^
    '12.10.31 2:58 PM (220.119.xxx.40)

    저는 30대딸 입장인데 엄마가 아직도 제가 밥 반공기 이상 먹으면 그렇게 좋아하세요
    어떤 효도보다 맛있게 먹어주는게 최고인거 같아요^^
    저도 학교다닐땐 이상하게 아침에 밥을 먹으면 배가 아파서..;;

  • 3. 알타리김치
    '12.10.31 3:01 PM (1.235.xxx.240)

    제 딸도 친구문제로 스트레스 받아해서 위염까지 걸렸었어요.그 쪼그만 게 위염이라는데 어찌나 속이 상했든지요.그 친구와 멀어지니 밥 먹을 사람이 없다고 점심 굶고 ,속상하다고 아침도 굶고 간 애가말이에요. 두달가까이 아침 점심 굶고 집에와서 과식하고 그랬어요.그러다보니 위염이 걸리더라구요.그런데 그것도 시간 지나니까 다시 친해지고 그러더군요.그동안 저도 제 딸도 참 맘고생 많았어요.딸 키우면 딸과 함께 학교다니는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보시면,다시 좋아질 거에요.~

  • 4. ..
    '12.10.31 3:39 PM (119.207.xxx.90)

    맛있게 익은 알타리김치 먹고 싶어요..
    사골국이랑 먹으면 으~~

    근데 얼음 깨먹지 마세요..
    울 남편 젊었을때부터 얼음 아그작아그작 깨먹더니 어금니에 실금이 다 가서 맨날 치과가요.ㅜ.ㅜ

  • 5. 먹고싶다
    '12.10.31 4:21 PM (14.52.xxx.114)

    와 완전 먹고싶어요. 우리딸 이랑 저도 진짜 좋아하는뎅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485 “나도 추재엽에게 고문당했다” 피해자 또 등장 4 샬랄라 2012/11/01 1,474
172484 군에있는 조카에게 보드게임 보내도 괜찮을까요? 3 .. 2012/11/01 1,217
172483 오늘은 한우데이랍니다... 3 추억만이 2012/11/01 1,595
172482 독재자 딸 호칭에 대해 4 그네 타다가.. 2012/11/01 1,133
172481 클래식오딧세이.... 너무 좋네요.. 2 ,. 2012/11/01 1,153
172480 게임땜에 살빠지네요.드래곤 플라이트때문 5 드래곤 2012/11/01 2,301
172479 짝 보셨나요? 남자2,4,7호 어떻게들 보셨어요? 2012/11/01 2,647
172478 이정현 “아침 일찍 소 밥주고 낮에 투표할 수 있다” 8 .. 2012/11/01 2,746
172477 갑상선암 수술 받은 분들 계신가요? 3 그냥 2012/11/01 1,323
172476 2주일 동안 다이어트 하려고 합니다. 8 1234 2012/11/01 3,132
172475 남편의 외도후 마음이 힘들어요 7 ?? 2012/11/01 12,131
172474 닭가슴살 애견수제간식 만들기 4 이까꿍 2012/11/01 6,391
172473 한국시리즈 7차전 티켓.. 갖고싶네요 5 웰치 2012/11/01 1,243
172472 강아지가 자면서 한숨을 푹푹 쉬네요 5 귀여웡 2012/11/01 4,052
172471 '인연'이 있다구 믿으세요~?ㅎㅎ @.@ 2012/11/01 1,178
172470 트위터 팔로윙한사람 없애는 방법좀 알려줘요 3 트위터 2012/11/01 1,183
172469 ‘새누리,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1 샬랄라 2012/11/01 982
172468 일본코스트코 오스트리아 수입홍합에서 3 .. 2012/11/01 2,553
172467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남편 점퍼 추천해주세요 3 추워 2012/11/01 1,018
172466 근데 imf때 분위기 어느정도 심각했었나요? 16 엘살라도 2012/11/01 4,883
172465 터치폰 문자 보내기 짜증나나요? 7 ddd 2012/11/01 1,412
172464 여러가지(신분, 스펙 등) 차이가 엄청난 사람과 열애해 보신 적.. 8 .. 2012/11/01 3,377
172463 롱부츠 많이 신으시나요? 2 부츠 2012/10/31 1,658
172462 독감접종은 예방접종수첩에 기재안해도되나요? 여섯살 2012/10/31 837
172461 내곡동 사저 부동산 복비도 세금으로 냈다고?.엉 3 .. 2012/10/31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