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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연애하면서 받은 지적들로 인해서 취업준비를 못하고 있습니다.

키다리아가씨 조회수 : 3,142
작성일 : 2012-10-29 19:57:29

연애하면서 마음 너덜너덜해지셨고 결혼하고서도 힘들어하시는 글을 읽고

연애에 대한 조언을 바라며 올립니다..

저는 5년째 한 남자와 연애중입니다.

이 남자는 저보다 1살 연하입니다. 정확히 따지면 남자가 빠른 생일이기 때문에

2살 연하지만요.

저도 첫 연애, 남자도 첫 연애입니다.

남자친구는 저에게 불만사항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요구사항이 많았습니다.

길을 걸을 때, 자신감 있게 걸어라.

치마 좀 입어라.

처음에는 저랑 사귀는 게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부터 자기 눈에 차지 않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고, 자기가 여자라면 이렇게 하고 다닐 거라며 저를 가르쳤습니다.

좋아하는 머리스타일을 특정해 자기는 이 머리스타일이 예쁘다.

좋아하는 옷스타일을 특정해 자기는 이 스타일이 예쁘다.

자기를 향해 항상 웃는 표정이면 좋겠다.

목소리 톤이 높았으면 좋겠다. 

하루 일과를  재잘거렸으면 좋겠다.

지나가는 여자의 옷이 예쁘다.

저는 남자친구에게 예쁨받고 예쁜 여자친구로 인정받는 맛에

하나 둘, 제 생활의 편의에 관계없이 옷차림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가 남자친구에게만 맞춰지고 정작 본업인 학업에 열중하지 않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는 저의 노력으로 인해서 저를 더 존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정념에 충실하게 스킨쉽을 요구할 뿐이었습니다.

남자친구의 말은 강요가 아니었고, 설득력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기 속이 힘들다고도 했습니다.

마음이 쓰여 노력했었습니다.

문제는 요구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요구는 왜 그렇게 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설교조로 변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나타난 현상은, 스스로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 하게 된 것,  

항상 무언가 지적을 받다보니, 스스로에게 회의감을 느끼게 된 것,

옷을 살때에나 길을 걸을 때나 저의 기분에 상관없이 지나치게 남자친구의 입맛을 맞추므로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을 설계해 나가야 할 20대 초중반을 남자친구에게 맞추는 데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항상 못 한 부분이 무엇인지 신경이 예민하니, 주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힘듭니다.

제가 바보 같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랬던 것은 집에서 엄마와 아버지가 화목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한 마디로 끝 없이 싸우셨습니다.)

어떻게든 사랑받을 만한 존재임을 입증하려고 했고

또 대학에 입학한 뒤로 전공에 부적응하였던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5년이 흐르는 동안에 저의 마음은 남자친구한테서 받은 놀림조의 지적들로 너덜너덜해졌습니다.

제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고, 용기가 부족해 헤어지지 못 했지만

지금 상태로는 취업도, 공부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얼마 전에 고백하길 연애하는 동안 왜 그냥 예뻐해주지 못하고

미워만 했을까 라고 합니다..

제가 자기 요구들로 인해 상처 받았다는 사실을 현재는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들..

남자친구의 많은 놀림과 지적들로 인해 상처받았고 이 사람을 보면, 편하지가 않은데

제 옆에 이 사람을 두는 게 저한테 어떤 영향을 줄지 알려주세요.

요새 이 관계가 결혼까지 이어져도 제가 원하는 존중과 사랑은 얻을 수 없으리라는 회의가 듭니다.. 

26살입니다..

저는 이 관계에서 존중받고 사랑받기 위해.. 너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글이 우울한데...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IP : 220.117.xxx.147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
    '12.10.29 8:02 PM (210.206.xxx.28)

    나이도 아직 어리신데 그런 남자 왜 계속 만나나요? 이해할 수 없네요. 저라면 과감히 헤어지고 공부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남자 만나겠어요. 청춘이 아까워요...

  • 2. 하얀공주
    '12.10.29 8:05 PM (180.64.xxx.211)

    글만봐도 짜증날라그래요. 그래도 만나는건 다른 어떤 좋은 이유가 있으신거죠?

  • 3. ㅣㅣㅣㅣ
    '12.10.29 8:08 PM (122.38.xxx.90)

    그러면자기는 없어져요.
    집에서 못받은 사랑을 밖에서 구걸하지 마세요.
    지기자신이 당당해야 다른 사람이 무실 않해요.
    그 남자에는 이미 맘이 딴데 가 있는거 같네요.

  • 4. 원글님
    '12.10.29 8:09 PM (211.196.xxx.20)

    상처가 많으시네요
    근데 본인이 그 이유도 인지하고 계시고...
    벗어날 수 있어요
    26 가능성 창창한 나이에요
    그 남자와는 헤어지세요... 근데 그 상처가 오히려 못 헤어지게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요... 보상 심리 비슷한... 정도 들었고...
    그치만 아시죠? 헤어져야 한다는 거...
    본인 내면의 소리를 무시하지 마세요
    헤어지고 열심히 하세요... 잘 되실 겁니다...

  • 5. 싱그러운바람
    '12.10.29 8:15 PM (121.139.xxx.178)

    제 친구중에 부모님이 싸우다 이혼한 케이스가 있어요(깊은 사정은 ...)
    그런데 바람핀 아버지도 문제지만 너무 기가센 어머님도 문제라는 인식이 있어서
    남편에게 친구로서 옆에서 이해하기 힘ㄷ들정도로 맞춰주는 경우가 있어요

    님도 부모님의 영향으로 일정부분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영향 덜 주는 남자를 만나기를 권합니다,
    아마 이 남친과 맺어지면 이제까지의 관계를 개선하기는 어려울거예요

  • 6. ..
    '12.10.29 8:23 PM (211.176.xxx.12)

    여성들 중에 남성이 자신을 막대하는 걸 사랑이라고 착각하는 분들 상당수. 그 사람은 님에게 암세포같은 존재임. 암세포는 제거만이 해결책.

  • 7.
    '12.10.29 8:28 PM (211.234.xxx.117)

    헤어지는거 외에 답없어요
    82쿡에서 힌트라고 하죠. 그 힌트 이미 다 주고 있는데 왜 눈치를 못채요.자신의 상황을 객관화해보세요. 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으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습니까?

  • 8.
    '12.10.29 8:45 PM (112.152.xxx.173)

    별루예요
    싫어했을까 라고 말해요? 그렇게 심할정도였나보네요
    님이 그분 말에 반박하고 싫은티 내고 하고싶은걸 하겠다 라고 마음먹었다면
    지배에서 벗어나려는거죠
    남자에게 너무 순응하지마세요 자기를 그리 억누르고 억압하며까지 잘해줄 필욘없어요
    아무리 사랑한다해도...그정도의 가치인가...싶은
    나중엔 반발하려는 심리가 강해져 그 사람을 증오하게 되기도 하고 그러더라구요

  • 9. 진심으로
    '12.10.29 8:47 PM (121.131.xxx.90)

    전 82에 헤어지라는 답글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진심으로 헤어지시길 권해 드립니다.

    내가 사랑받을만한 사람이 되는 건 훌륭한 일이지만
    상대방의 취향에 맞아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건
    이미 상대방의 사랑을 절대 얻을 수 없다는 얘기랍니다.

    존중은 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겁니다.
    떼 쓰고 못되게 굴고 이런 걸 받아들인다는게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고 원하는 것을 택하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 자체를 인정하는 거에요

    미워했다는 남친 말 맞습니다.
    님의 일부가 싫었던 모양입니다만
    그 일부가 자신이 꼭 고쳐야 할만큼 컸다면 이제 놓아달라고 하세요
    사랑을 원하는 거지 종속을 원하는게 아니라면요

  • 10. 한마디로
    '12.10.29 8:47 PM (125.177.xxx.18)

    정말 나쁜 남자네요.
    어떻게 그렇게 인간을 이용할 수 있나요? 지 멋대로.
    너무 화가나요.

    님,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예요.
    부모님의 불화로 인해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너무 과해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세요.
    맘껏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요.
    그런 **같은 놈은 차버리세요!

  • 11. 딱 책에 나오는 케이스예요
    '12.10.29 9:05 PM (211.224.xxx.193)

    자존감 관련 책 중에 여기서 언급된 가토다이조의 착한 아이의 비극이나 나는 왜 눈치를 보나 이런책들 보면요. 보통 착하다고 하는 자기주장보다는 남말에 잘 따르는 사람들은 어른스럽지 못한 부모로부터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해서 사랑을 받기 위해 어른스럽지 못한 부모의 눈에 들기 위해 부모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데요. 그렇게 자라 커서도 모든 인간관계에서 그런식으로 행동해서 자기스스로 피곤하게 행복하지 않게 사는길로 빠진다는데요. 그 사람 책들중에 어떤 사람을 사겨야 되나 이런것도 있거든요. 거기서보면 님같은 경우의 사람들은 저런류의 사람을 절대 멀리 하라고 되어 있어요. 님을 병들게 하는 사람이예요. 뭔가 상대방을 생각하면 답답하고 내가 그 사람한테 잡힌것 같고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들하고는 만나지 말래요. 주변사람이 다 그러면 다 끊어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존중해주는 그런 사람을 만나라고 되어 있어요. 첨엔 주변인간관계를 다 정리하니 무서운데 다시 좋은 사람들이 나타난다네요.

    가토다이조의 책을 일단 읽어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 예스24 이런데서 그의 책 검색하고 도서관같은데서 구해 읽어보세요. 품절된것이 많아서 도서관에만 있는것이 꽤 되기 때문에..

  • 12. ㅇㅇ
    '12.10.29 9:06 PM (110.13.xxx.195)

    나쁜 놈. 지는????

    부디 헤어지세요!!

  • 13. ..
    '12.10.30 9:00 AM (14.53.xxx.65)

    앞으로 모든 관계에서 착한 사람보다는 선한 사람이 되셔요.지금은 학생이라 인간관계가 제한적이지만 직장생활부터 결혼생활까지 점점 많은 인간관계속에 놓이게 될겁니다.사람들은 착하다란 의미를 타인의 의견에 잘따르고 군말없이 행하는 이들에게 부여 합니다.하지만 그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서든 조직내에서 튀기 싫어서든 의견제시를 안하는것뿐.그 착하다란 평판땜에 스스로를 죽이지 마셔요.그냥 주체적이면서 인격적으로 선한 사람이 되길 노력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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