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지 8개월 정도 되는 남자친구가 있어요. 저희는 삼십대 초반, 중반.
처음 만날 때 남자가 직구 날려서 사귀게 된 케이스였고,
저는 만나다보니 너무 자상하고 바르게 자란 느낌이라 좋아하게 되었어요.
제가 처음에는 부담스러우니 결혼얘기는 좀 접어두자 해서 굳이 꺼내진 않는데
남자친구 쪽에서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건 확실해요.
제가 다니는 회사랑 남자친구 집이 워낙 가까워서
퇴근하며 종종(사실은 자주-.-;;) 들러서 같이 저녁 간단히 해먹고 헤어져요.
뭐 돈도 돈이지만, 편하기도 해서요. 둘 다 늦지 않게 퇴근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남자친구 집에서는 제 얼굴 만나는 초반부터 아셨고,
자주 저녁도 먹고 가라고 하시고 남자친구 부모님께서도 저 맘에 들어 하시고요.
(이 부분은 말리는 분들이 많은 것도 알지만..^^;)
상당히 여러 번 만나봤지만 남자친구 부모님들 좋으신 분들이라 생각되요.
저희 집에서도 부모님이 남자친구 맘에 들어하세요.
저희 아버지가 다정다감한 분은 아니라 한참 부모님 젊으실 때는 엄마가 그런 점에 대해 속상해 하셨는데
남자친구가 저희 집에 인사오거나 평소 저한테 하는거 보고는 엄마는 괜찮다 생각하시는 듯.
양쪽 집안 재산 좀 있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냥저냥 부모님들이 나이 지금보다 더 많이 드셔도 소일거리 할만한 일들 하고 계세요.
저희 부모님은 노후대비도 꽤 하신 편이고요.
남자친구와는 처음부터 막 결혼얘길 꺼낸 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크게 빚이 있다거나 자식들 부양만 바라는 상황은 아니신 거 같아요.
저희도 그냥저냥 대기업 다니며 맞벌이 해서 제 한 몸 건사할 정도는 됩니다.
(이렇게 적으니 참 무난해보이긴 하네요.)
전 최근까진 결혼 막 급하지 않다가 근래에 모아놓은 돈으로 인생계획 세우다보니
짝 만나서 제 가정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남자친구가 돈이나 사회적 지위로 절 만족시켜주지 못할 것도 알고, 부족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다정하고 내 편이라는 것에 확신이 생겨서 이젠 결혼해도 괜찮을 거 같거든요.
그리고 퇴근 후에 잠깐이라도 보게 되고, 주말이면 거의 같이 시간을 보내다보니
왠지 이건... 잠만 집에서 자고 있는 거 같단 생각도 들어서...
그래서 차라리 결혼하고 둘이 젊을 때 알차게 뭐라고 하는게 좋을 거 같아서요. 공부든 재테크든....
다만 탁 치면 억하고 나올 것 같던 결혼하자는 얘기가 없어서...-.-
처음 만났을 때 제가 몹시 부담스러워 해서 그러는 거라면 이제 안 그래도 된다고 하고 싶어요ㅋㅋ
자연스레 프로포즈 유도 하고 싶은데 팁 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