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하는 남편한테서 자신은 처가복도 없고 친가복도 없다고 해서 다투고 출근했네요.
제가 어제 출장에서 와서 오늘 하루 쉬는데..이리 다퉈서 속상합니다.
어려서부터 사업하는 집에서 아주 유복하게 자란 남편이고요..제가 결혼하고 다음해에 사업이 기울어 저희 내외가 유학가 있는 6년동안 한달에 100만원씩 보내주셨어요. 물론 남편도 일하고, 저도 한국인 가게에서 일해서 비싼 대도시 유학을 마쳤습니다. 그 후로 자립했고요. 한국에 들어와서 월세,전세 얻을때 돈 받은거 10원도 없습니다. 아들 출세했다고 뽐내기 좋아하셔서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합석하게 되면 저희가 다 계산했고, 부모님 경조사비도 다 저희가 냈고, 저희는 정말 기반이 하나 없는 0 인 상태에서 아들들은 이미 초등이상 되었고..월급쟁이로 그때 시작하는것이 얼마나 힘든데..부모님 대출도 저희 이름으로 받고 (저희가 이자를 내는것은 아니예요) 부모님 차 바꾸는데 할부금도 다달이 일부 보조 하고,, 노후 자금이 전혀 없으셔서 저희가 부모님께 말씀드리지는 않았고 적금 넣고 있어요. 생활비로 드리면 수중에 있는돈은 다 써버리시니까요.. 그밖에 여러가지 학력/교양/외모/치장/ 언변/분위기 내기... 다 수준급이신데 예전의 잘 살았을때 그때와는 많이 다른데.. 연세도 드셨고 하니 포기하시고 줄여야 할 부분도 있는데..나중에 부모님 빚도 노후도 다 저희가 책임져야할 듯 해요.. 어제도 가전제품을 사달라고 거기로 직접 배송해 달라고 너희가 사줬다고 자랑하고 싶다고 전화주셨는데..네..그럴께요 했는데...최저가 50만원 이상이예요.. 저희가 돈을 많이 벌면 또 이런 속풀이가 안생기겠는데 정말 저희 죽기 살기로 빚 갚으며 저축하고 있거든요.남편도 항상 엑스트라 일을 더 하려고 해서 피곤에 지쳐있고, 저도 직장일 집안일 다 해가며 명절 제사 다 저희집에서 제가 100% 해요. 직장다니면서 가방 사본게 언제인지...코트라도 10만원 넘어가면 엄두도 못내고 그런데..가끔..어머니께서 7만원 주고 싸구려 폴라를 샀더니 별로라고 하시면...정말 억울해요.
친정은 교수로 은퇴하셨어요.
자식들에게 넘치게 해 주지 않으셨지만 아껴서 사신 부모님 덕분에 친정오빠들은 장가갈때 30평대집한채(지방기준), 전세(서울기준) 해 주시고 중형차 한대씩 사주셨어요. 자식들이 돈내는거 싫어하고 차를 타시면 항상 기름도 채워주시고..연금이 있어서 정말 노후가 편안하세요..
그런데 결혼전에는 우리집은 별로 잘 살지 않고/ 시댁은 사업해서 여유가 많고 좋은 차도 타고..그래서 저희 아버님이 친정아버님을 엄청 무시했다고 할까요? 부산대 교수도 교수냐고??? (죄송해요 부산대를 폄하 하는게 아닙니다) 서울대 연대 고대나 교수니 지방국립대도 교수냐고... 제가 나이가 좀 있어서 그 당시 지방 국립대들 엄청 좋았습니다. 기반이 부산인 사람이 부산대 교수이면 정말 훌륭하신거고요...
그런데 친정은 딸은 이쁘지만 출가외인 이라는 생각이 강한 고전적 집안입니다.
아침에 다툼은.. 남편의 말에서 시작됐어요.
친가복이 없으면 처가복이라도 있어야지 자신은 아무것도 없다고요. 말로는 안했지만..요지는 처가에서 아무것도 없이 시작할때 돈한푼 보태준거 있냐? 이거죠... 남들은 처가에서 유학비용도 다 대고 집도 사주고 한 사람들도 많다....
제가 그랬죠.. 난 그렇게 처가 에서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것은 알아도 많지는 않다고 생각하고 내 부모님 내가 결혼후에 몰래 도와드린적 없이 오히려 가끔씩 용돈도 주시고 (저희 직장 잡은후에도 아빠가 20-30만원씩은 만날때 용돈으로 주셨어요)그랬으면 난 우리 아빠 너무너무 훌륭하다고 생각되고, 내가 열심히 살았다. 가정경제에 당신만큼은 아니라도 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20년 넘은 결혼 생활에 처가복 운운 하는것은 너무너무 섭섭하다......
미친듯이 눈물이 나더라고요..
공부한다고..막내라고...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부모님께는 뭐하나 제대로 된거 해드린적도 없고 식사한번 정말 근사한 곳에서 대접한 적도 없는데...저 너무너무 속상한거 당연하죠?
저희 친정이 처가복 없는 정도 인가요?
그렇다고 남편이 안하무인 사람은 아니고요..친정에는 무심하고...친가에 책임은 많고...
저한테 미안하다고 문자가 왔긴 한데..제가 처가복 운운하며 투덜대는것을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마음속에 처가복 있는 사람 부러운 것을 항상 갖고 있다는것을 알기때문에 더 미친듯이 반응한것같아요...
털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