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딸 둘인 집안이었어요, 아버지가 사회적으로 굉장히 승승장구하실 때라,
일 해주는 분도 있었고 힘들지 않았던 어머니가 더 낳으려고 하시니까
( 엄마는 엄마대로 이해는 돼요. 아이도 좋아하고 단순한 분.) 아버지가 그러셨대요,
"나는 지금의 두 딸로도 충분히......... 행복한데, 굳이 그래야 할까."
직접 들은 건 아니고 전해들은 거지만, 감동이었고요.
이미 있는 가족들에 대한 닫힌 의리 같은 게 느껴져 얼마나 좋았던지요.
명절마다 아들없는 집에 대한 친척들의 우려와 참견은, 예민한 나에게 불쾌한 적도 많았는데요,
나는 아버지에게 이미 충분.......한 존재, 성별이나 속성에 관계없이...
라는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느껴져요.
어떤 성취나 노력으로 사랑을 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 존재자체만으로도 부모에게 충분한 거, 그걸 어린아이도 느껴요.
어떤 글 댓글 중에, 키워보니 둘이상이 좋다는 걸 경험하니 좋은 뜻에서 노인들이 하는 말이라는데요,
요즘 아이들 발달 빨라서 네 살만 되도 어른말 말귀 다 알아 들어요. 어르신들이 꼭 지혜로운 건 아닌 거 같아요.
아이 바로 듣는데서 생판 모르는 남에게 동생 낳아라, 아들 낳아라,
그런 말 하는 거 자체가 그 아이 본인에게 자꾸 부족한 존재라는 암시를 주는 걸 수도 있어요..
아무리 본인은 그 가족을 위하는 좋은 의도로 말한다 해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