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고 일하고 있는 곳은 경기남부 도농복합인 곳입니다.
어제 오후 다섯시쯤 사무실 뒤길쪽으로 차타고 지나가는데
도로가에 고양이 한마리가 죽어있더라구요.
내려서 잠깐 살펴보니
입을 살짝 벌리고 죽어있던데
차에 치어서 죽었는지, 굶어죽었는지, 병들어 죽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주위를 둘러봐도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안타깝지만 바빠서 그냥 지나쳤는데
두고두고 맘에 걸려서 오늘 아침 그 장소로 또 가봤어요.
어제 그대로 있더라구요.
사무실로 가서 비닐장갑, 신문 그리고
여러집을 문의한 끝에 삽을 빌려서
도로 가드레일을 숙이고 들어가
몇일전 고구마를 캐내고 난 빈밭을 깊이 판 다음
(나중에 무언가를 심기 위해서 밭을 갈더라도 고양이 사체가 훼손 되지 않도록)
신문지를 넓게 펼쳐서 고양이를 안아다가 잘 싸서
"다음 생에는 사랑많이 받을수 있는 집에 집고양이로 태어나라"고
빌어주고 묻어 주었습니다.
고양이를 안아올리는데 많이 가볍지는 않더라구요.
죽은지 얼마 안된 고양이인듯...
삽을 빌려주신 아주머니께서
"그냥 도랑에 내던지지 뭘 그렇게 힘들게 묻어주느냐?" 고 물으셔서
"어제 죽은거 보고서 바로 묻어주지 못해서 가슴이 아파서 오늘이라도 묻어줬다"고 했더니
"그렇게 맘이 여려서 이 험한 세상 어찌 살라고 하냐?" 하시더군요.
저요 지금 오십대 초반인데요.
맘이 여려도 험한 세상 사는데 별 지장 없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