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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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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와 취향이 다르신 분들 계신가요?

엄마 조회수 : 1,137
작성일 : 2012-10-24 14:05:28

제 딸은 얌전하고 섬세하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고 착한 아이예요.

반면에 전 어릴때부터 덜렁거리고 여자아이들과 수다 떠는 것 보다는 자잘한 감정들 챙길 필요없는 남자들과 노는걸 더 좋아하는 타입이였어요.  선머슴같다...는게 저희 친정엄마의 한결같은 말씀이셨죠. 네 오빠를 닮았다면 좋았을걸, 네 남동생을 닮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얘길 많이 듣고 자랐어요.

 그런 제가 얌전한 신랑 만나서 정말 예쁜 딸을 낳았어요.  어릴적부터 키우기도 너무 쉬웠어요. 지금 초등학교 4학년인데, 딸아이의 친구 엄마는 우리아이가 참 착한 아이라고 하더군요.  행실도 얌전하고, 친구들하고도 사이좋게 잘 지내거든요.

그런데, 요즘들어 아이는 저에게 비드공예나 바느질 같은걸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런 얘길 들으면 반가운게 아니고 머리가 지끈,,..중학교때 바느질 숙제를 엄마가 해줘서 가정선생님께 혼났던 저에게 바,느.질...을 배우고 싶다니;;;

 바느질 같은게 하고 싶냐는거죠, 제 딸이.

그러고 보니, 저희 친정엄마는 바느질, 수, 뜨개질의 달인이십니다;;; 정말 잘하신다는 분들과 겨뤄도 잘 하시는 분이시거든요.  8살때 벌써 스웨터를 떠서 입었을 정도셨거든요.  그런 엄마가 덜렁거리는 절 앉혀놓고 뜨개질을 가르쳐주실려고 하셨는데, 제가 못 참겠어서 뛰쳐나간적이 있었어요.  그게 제 딸 만큼한 나이때 일이였던거죠. 차라리 그 옆에 앉아서 뜨개질을 배웠던건 저희 친정오빠였어요;;;

좀 전에 패브릭 제품들 DIY와 수틀 같은 부재료들을  딸 아이를 위해서 홈쇼핑에서 결재를 하고 이곳에 들어와서 잠시 리빙데코 게시판에 들러보았습니다.  얌전하고 우아하게 딸 아이와 함께 앉아서 수를 놓거나 패브릭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저에겐 너무나 근접할 수 없는 내용들 일색이더군요.  저는 아이를 위해서 노력하겠지만, 역시 그런 취미를 좋아할 수는 없을 거 같아요.  일종의 작은 시련인거죠;;;

친정엄마는 절 낳지 말고, 제 딸 아이를 낳으셨어야 했어요;;;

IP : 175.115.xxx.10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12.10.24 2:10 PM (211.237.xxx.204)

    저와 좀 비슷해요.
    제 딸이 저희 친정엄마 딸이였으면 굉장히 딱 맞았을듯... 이말을 벌써 17년째 하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외동딸이고 저희 딸도 외동딸인데...
    저희 친정어머니는 공부나 성적에 엄청 열심이신 분이셨어요..
    전 그닥 공부 쪽을 잘하지도 않았고 엄마의 지원이나 바램보다는 못한 성적이였죠 늘..
    대학도 그랬고...

    제가 부모입장에서 ..저희 아이에게는
    아이 공부그냥 아이가 하는거 지켜보는 수준이고 아이가 원하는 학원이나 과외있으면
    돈 대주는 정돈데... 저희 아이는 그런쪽으로 욕심이 많아요..

    대를 걸러서 비슷한 성향이 태어나나봐요

  • 2. 완전 달라서
    '12.10.24 2:11 PM (122.40.xxx.41)

    신기합니다.

    저는 정적
    딸아인 심하게 동적

    크면 좀 바뀔까 했는데
    타고나는거라 안바뀌네요

    맞춰주느라 힘듭니다^^

  • 3. 엄마
    '12.10.24 2:16 PM (175.115.xxx.106)

    얌전하고 섬세한 딸이 있으니까 좋긴 해요. 제 감정을 잘 살피고 기분을 맞춰주거든요. 기분이 안 좋은거 같으면 "엄마, 쉬세요."그러고, 주말에 늦잠자면 딸 아이가 토스트 구워서 가져다주고, 동생이 엄마 뚱뚱하다고 그러면, 정색을 하면서 그런말 하면 안된다며 자기들을 낳아서 힘들었을 엄마를 변호해주기도 해요...이럴때는 가끔, 제가 친정엄마한테 잠 못했구나 싶어요;;; 딸이 있었지만, 저 같은 딸을 두어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하는거죠;;;

  • 4. 아고
    '12.10.24 2:27 PM (211.234.xxx.223)

    딸이 참~ 예쁘네요. 복 받으셨어요.
    저도 어릴 땐 섬세하고 착했는데 등짝을 갈기며 '넌 왜 이리 물러터졌냐'고 구박하는 엄마와 거친 세파에 시달리다 보니 ㅎㅎ 본색을 감추고 씩씩한 척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따님이 부럽기도 한데요? 자기를 알아 주고 최소한 머리로 이해해 주는 엄마를 만났으니까요.
    오래오래 행복하세용.

  • 5. 깜짝이야
    '12.10.24 2:59 PM (223.62.xxx.189)

    모든 상황이 저와 같아요

    중2딸~하늘이 제게준 선물

    저랑 품격이다른아이ㅠ ㅋ

  • 6. 둘째딸
    '12.10.24 11:41 PM (211.219.xxx.200)

    둘째딸이 아직 2학년이지만 섬세하고 잘 헤아려주고 말도 어찌나 이쁘게 하는지 가끔은 제 입으로도 니가
    엄마보다 낫다 이런말 할때가 많아요 너무 이쁘죠
    근데 4살 터울 그 위의 언니는 말도 행동도 거칠고 고집도 세고 까탈스럽구 ㅠㅠ
    우리 두딸은 둘다 저를 안닮은거 같아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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