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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말 정들었던 검정색 옛날 피아노 처분해 보신 분 계실까요?

이별할때인가... 조회수 : 3,769
작성일 : 2012-10-21 18:30:05
제가 우리 둘째만할때부터(4살) 치던 검정색 호루겔피아노...
당시엔 거의 브랜드만 한국 브랜드 달고 나왔지 거의 독일 직수입 제품을 판 것이라고 하더군요.
없는 살림에 울 엄마가 3형제 치라고 좁은 집에 떡 들여놓아주신 그 피아노.
지금의 내 감성을 완성시켜주었고
너무너무 힘들었던 사춘기시절 내 유일한 친구였던,
물건에도 생명이 있고 혼이 있다고 믿게되는..
그렇게 묵묵한 나무같은 내 피아노.
피아노치는 내 친구들 모두다 쳐보고는 어쩜 소리가 이렇게 청아하냐고 눈이 @.@ 게 되도록 만들어놓곤 했던
내 자랑.

몇번의 이사와 함께 굳이 데리고 다녔는데
이번에 이사가는 집에서는
딱히 놓을곳이 없네요.
공간이 살짝 애매해지는데다

아파트인지라
소음공해를 유발하지 않을지...
그래서 또 거의 치지는 않고 이웃에게 폐만 끼치게 되는게 아닌가 걱정되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네요.

살림살이 껴안고 사는거 제일 싫어하는 저이나
정작 이 부피함 큰 제 피아노는 정말 생명이 있는 물건 같아서
처분할수도 처분하지않을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네요.

혹시 저처럼 갈등하다
결국 떠나보낸 경험 있으신 분 계실까요?
그리고 보낼경우
어떻게 보내야하는건지...
혹시 가격은 어떻게 쳐주기는 하는건지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나고
소리도 너무나 청아해요...

이제는 널 떠나보내야하는걸까 
싶은 마음에 망설이는 마음으로 82에 여쭈어봅니다. 

IP : 27.115.xxx.4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풍
    '12.10.21 6:31 PM (219.250.xxx.223)

    저희도 75년도에 산 영창 피아노 있어요...ㅜ

  • 2. 정말이지ㅠ.ㅠ
    '12.10.21 6:33 PM (27.115.xxx.53)

    이런 .. 무언가 어쿠스틱한... 이런 물건은 정말 처분하면 안될것 같은 .. 그런 망설임이 계속 드네요....
    어떻게 하는게 맞는건지 모르겠어요 정말...ㅠ.ㅠ

    어제 애기때부터 6살 아들 친구노릇해줬던 큰~~~ 미끄럼틀 중고로 판다고하니까
    눈물흘리며 "미끄럼틀 없는 삶이 너무 두렵다"던 우리 아들의 마음을 너무나 이해하게 되는 저녁이네요...ㅠ.ㅠ

  • 3. ...
    '12.10.21 6:40 PM (211.59.xxx.251)

    저도 호루겔 피아노 친정에 있어요.
    조율할 때마다 소리 좋다는 이야기 들어요.
    3~4년전에 낙원상가에 있는 가게들에 연락하면 30~40정도 쳐주는 것 같아요.
    그 때 손봐서 70~80정도 받고 팔던데 요즘은 또 어떤지 모르겠어요.
    크고 오래되었다는 단점이 있어서 그렇지 어느정도 관리된 옛날 호루겔이나 삼익은 소리가 낙원상가 200만원 미만의 웬만한 중고피아노보다 좋았어요.

  • 4. 와!!
    '12.10.21 6:45 PM (175.209.xxx.37)

    저 호루겔피아노 잊지 못하는 1인입니다. 영창을 거쳐 지금은 야마하를 가지고 있지만, 호루겔의 묵직하면서도 간결한 소리, 정말 좋아하지요. 지역이 어디신지요? 저 스튜디오를 꾸미려 피아노를 하나 더들일 계획을 하고 있거든요. 가격이나 지역이 잘 맞는다면 제가 사고 싶어요.

  • 5. ㅠ.ㅠ
    '12.10.21 6:47 PM (27.115.xxx.53)

    쿨럭...
    도...동대문구... 입니다.... ㅠ.ㅠ
    하...

  • 6. 감사합니다
    '12.10.21 6:59 PM (175.209.xxx.37)

    저도 덧글 지우고 감사인사 남깁니다. 저도 아끼시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해요. 저는 초등학교 입학 전인 80년대에 할아버지께서 사주신 걸, 6학년 때 레슨 선생님이 영창사라고 하도 꼬드기는 바람에 팔고 말았었던 아픈 기억이 있답니다. 호루겔이 결국 제가 피아니스트가 되게 했지요. 기억에 남는 좋은 이름입니다. 언제 직접 알현하고 싶은 생각도 있네요. 호루겔!!

  • 7. 어머..
    '12.10.21 6:59 PM (27.115.xxx.53)

    피아니스트세요??? @.@
    아....
    !!

  • 8. 아.....!
    '12.10.21 7:09 PM (27.115.xxx.53)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그냥...
    눈이
    @.@ 이렇게 됩니다....

  • 9. 요건또
    '12.10.21 7:15 PM (182.211.xxx.176)

    저도 그렇게 사랑받았던 피아노 사고 싶습니다.

    며칠전에 제가 올린 글입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389936

    피아노를 사볼가 하는 쉽지가 않습니다.

  • 10. 요건또
    '12.10.21 7:16 PM (182.211.xxx.176)

    사볼가 하는---> 사볼까 하는데

  • 11. 요건또
    '12.10.21 7:26 PM (182.211.xxx.176)

    오호라//

    에이.. 경쟁 구도라니요... 당연히 먼저 말씀하신 분이... 라고 쓰고보니, 원글님은 판매 의사가 없는데 무슨 경매 분위기를 만드는 듯한.. ㅎㅎㅎ

    원글님이 지금 어떻게 영혼의 한 부분같은 피아노 (쓰다보니 해리포터의 볼트모어가 생각나는)를 떼어놓나 슬퍼하실텐데, 제가 옆에서 흙.. 이런 결례를..

    결례를 저지른 김에 피아노스트에게 저도 고견을 들어봐도 될까요?

    지금 보고 있는 ㅍ;아노가 삼익에서 나온 자일러 뭐 모시기였는데, 그건 다들 4백이 넘더군요.
    그런데, 이 캠벨 뭐시기는 왜 백만원도 훨씬 넘게 싼가요?

    물론., 비싼게 좋다는건 압니다.

    http://mall.shinsegae.com/item/item/itemDetail.do?item_id=16835982&ckwhere=na...

  • 12. 저는
    '12.10.21 7:35 PM (121.88.xxx.151)

    78년인지 79년인지 가물거리지만 영창피아노 거금주고 기다렸다가 구입해서 지금까지 끼고 있는 50대
    아줌마에요. 제가 치다가 결혼할때 가지고 와서 저희 아이들이 잘 쳤어요.

    무겁기도 하고 해서 처분하고 싶었는데 30살 딸아이가 처분 못하게 해서 끼고 있어요.
    시집가면 가지고 간다니 기다려 봐야지요

  • 13. 귀여워!
    '12.10.21 7:39 PM (39.117.xxx.216)

    여섯살인생에 닥친 미끄럼틀 없이 살아야하는 두려움!
    아이가 무척 귀엽네요.
    책을 많이 읽는 아이인가요?
    어휘력이 탁월하네요^^

  • 14. 데리고 갑시다!
    '12.10.21 8:08 PM (121.134.xxx.202)

    예전 피아노 처분했다가 몇년뒤 다시 중고피아노 구입한 사람인데요. 그냥 가지고 계셨으면해요. 몇년뒤 귀촌예정인데요 옷가지,그릇 다 정리할건데 피아노는 데리고 가려해요^^

  • 15. coolcool
    '12.10.21 8:55 PM (59.8.xxx.208)

    위에 딸이 시집가면 가져갈꺼라던 어머님^^ ㅎㅎ 전 시집가서 가져갈거라던 언니가 못가져가게 되자 냉큼 가져온 동생입니다. 아이들이 잘 쓰구요 시간나면 저도 다시 배워볼까도 합니다. 예전에 이사하느라 엄마가 버리고 싶어 하셨었는데 말렸었고,결과적으로는 잘한거라 생각해요.

  • 16. 요건또님
    '12.10.21 10:06 PM (125.146.xxx.234)

    이글읽으면서 요건또님생각했어요
    지난글에 댓글단 1인으로써
    개인적으로 처분하시게되면 요건또님께서 가져가셨으면 좋겠네요

  • 17. 일부러로그인
    '12.10.21 11:48 PM (116.38.xxx.229)

    저도 70년대부터 동고동락해왔던 검정색 야마하 자금은 우리 딸아이가 물려받았어요
    부피가 커서 디지털피아노로 바꿀까도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보낼수가 없더군요. 후회많이 될꺼같아요
    나중에 우리 딸이 아기를 낳아 그 피아노를 치는 모습 꼭 보고 싶어요...이렇게 같이 늙어가겠네요
    사람은 나이가 들어 노쇄해지지만 좋은 악기는 그렇지 않지요...

  • 18. 원글이예요^^
    '12.10.22 10:23 AM (27.115.xxx.48)

    자고 일어나니
    피아노를 사랑하시는 분들 모아 다락방 번개라도 한것처럼 훈훈해져 있네요.. ^^

    어제 저녁에..
    위에 피아니스트님께 드려야하나.... 복잡한 마음에

    몇년전 조율을 했으나 그래도 다른사람에게 갈까말까하는 물건이니 혹시 들어가서 안올라오는 건반은 없나 저 아래부터 위까지 똥똥똥 치니..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울 둘째 꼬마(4살여아)

    엄마 잘쳤다고 짝짝짝 박수쳐주네요..^^;


    어젯밤엔 글쎄
    유년기때의 무언가 괴로움을 주제?로한 꿈에 밤새 내내 시달렸어요..
    무언가 제 무의식의 큰 부분이 자극이 되긴 되었나봅니다..

    저 근데 결심했어요.... ^^;
    가루가 될때까지 껴안고 있기로....
    (;;; 죄송합니당....;; ^^;;)

    제 곁을 늘 지켜주었던 피아노를 제가 버릴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 죽을때까지
    쟤 죽을떄까지
    끝까지 함께 한번 가보려구요.... ^^;


    댓글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 피아노 탐내? 해 주시던 모습들
    저에겐 엉뚱하게도 큰 위로로 다가오네요...... ^^



    ps. ㅋㅋ 그러게요 귀여워님 ....
    그 촌철살인?에 두말않고 미끄럼 사시기로 한 분께 전화 드릴 수 밖에 없었네요. ^^;

    자, 미끄럼한테 안녕하자 하니까 바로 눈물 뚝뚝 흘리기에
    우리 ~~이는 어떤게 그렇게 슬픈거야? 물으니..
    ".. 미끄럼틀 없는 삶이.... 너....무 두려워서 그래애애 와하하항엉엉(대성통곡)...."
    하는게

    그 진정성!이 와닿아서... 그래.. 그게 어떤마음인지 안다.. 그런거라면 정말 도저히 안되겠다... 했는데
    그때만해도 저런 마음은 그저 '남일'! 인줄만 알았다죠...;;;;;

  • 19. ........
    '12.10.22 1:14 PM (210.118.xxx.115)

    훈훈한 글에 엉뚱한 댓글이긴 한데요.
    70년대 피아노, 상태 좋지 않은 경우 조율해서 사용 가능할까요?
    언니가 쓰던 피아노이고, 언니 결혼 후에는 조카들이 쳤는데 지금은 치지 않고 친정에 있어요.
    그 동안 관리가 안되었는지 건반이 비정상적으로 무겁고 소리가 안나는 건반들도 있네요. 제게도 추억이 있는 물건이라, 이사 후 우리집에 가져다 놓고 아이들 치게 하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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