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쓴 60만원.

에잇..보지말걸 조회수 : 3,797
작성일 : 2012-10-20 02:05:47
남편은 일찍 잠들었고
저는 소화가 안되는 듯 해서 이방 저방 배회하다 서재에 왔어요.
남편이 여기 핸드폰을 놓고 방에 가서 자는데 카톡이 자꾸 울려 확인하려고 켜보니
문자내역에 엊그제 60 만원 카드결제한게 있네요.

딩..

무슨 악기점 이름이에요.
머리를 빛의 속도로 굴려본 결과,
아마 시아버님의 플룻을 새로 바꿔드린거 같아요.


딩..

나한테 말했어도 됐는데..
내가 안된다고 말할까봐 그랬을까요.
아버님 악기 바꿔드리는거 싫다고 할까봐 그랬을까요.

평소에 만원이라도 카드쓰면 어디다 썼다 꼬박꼬박 묻지 않아도 먼저 말하던 사람이라,
또.. 10만원 이상 지출할 일이면 살까말까 먼저 말하던 사람이라.. 그냥 머리가 딩딩..울리네오.

60만원, 그것도 무려 10개월 할부에요, 자동차보험 넣느라 만든 잘 안쓰는 카드로 결제했네요.
저한테 말도 않고 그런 것도 서운하기도 하고, 이런 순간마다 늘 드는 자괴감,
그래 당신은 돈 벌어서 그렇게 쓸 수 있으니 좋겠네.. 하는 그 마음,
내 모든 커리어 포기하고 출산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가 되었건만.
이런 순간에는 그저 저는 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 받아쓰는 사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기분이에요.

60만원쯤 아무렇지 않게 쓸 형편도 아니고,. 그러니 10개월 할부를 했겠죠..
자영업을 하는데 당장 이 달에 돈 쪼들린다 부족하다 유난히 노래노래 부르던 요즘이고,
한편으론 또, 곧 팔순 되어가시는 아버님 생각코 그랬을 남편 마음도 짠하고...

사실, 엄마가 이번 주에 친구분들이랑 중국여행 가셨는데
예전같으면 10만원이라도 챙겨드렸을텐데
남편도 어렵다 하고 제 수중에 여유돈도 없어서 그저 잘 다녀오시라 인사만 드리기도 한게 걸려서..
그러던 참인데 어쩌자고 저 사람은 이란 카드 사용 내역을 내가 알게 했는지 원..

처음엔 속이,더부룩 해 잠이,안오더니
왠지모를 외로움에 잠이 영영 오지,않을것 같네요.
IP : 121.147.xxx.22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20 2:30 AM (115.41.xxx.171)

    저두 친정에 하는건 남편 모르게 해요. 미안해서 그런거잖아요. 마음 푸세요.

  • 2. ...
    '12.10.20 3:15 AM (211.243.xxx.154)

    저희도 남편 외벌이고 빠듯한 월세살이입니다. 비싼반찬 비싼외식은 담쌓고 살아요. 남편이 지방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니까 전 미안하고 아끼느라 음료수 하나도 잘 안사먹거든요. 남편도 용돈 거의 안쓰고 착해요. 비상금 생기면 다 절 주고요. 그런데 얼마전에 지출내역보니 현금으로 40만원을 뭘 샀더라고요. 메시지 뒤져보니 친한후배에게 뭘 사줬나봐요. 좀 속상하고 우리 형편에.. 우리 한달월세가 40만원이거든요. 우리보다 사정 훨씬 나은 후배인데.. 하면서 좀 서운하긴하더라고요. 그래도 어째요. 이미 지출한거고 남편도 그 돈을 쓸만하니까 썼겠다 싶어서 그냥 잘했다고 해줬어요. 더이상 얘기 꺼내지않고요.
    원글님도 속상하시겠지만 이미 벌어진일. 남편한테 그냥 잘했다고 해주세요. 남편도 미안한 마음일텐데 너무 닥달하지마시고요. 힘내세요: )

  • 3. 짠하네요
    '12.10.20 3:52 AM (110.10.xxx.194)

    그 가격이면 가장 저렴한 것으로 사신 모양인데
    좋게 생각하셨으면 해요.
    플륫은 중고로 팔아도 꽤 받을 수 있어요.
    착한 아들이 좋은 남편도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 4. 좋게좋게
    '12.10.20 7:12 AM (74.14.xxx.22)

    전 제목 만 보고서, 남편분께 여친이 생겨서 여친에게 선물을 했을거라 상상하고 들어왔는데...

    원글님이 볼 땐 속상하실지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아름다운 지출이네요 ㅈㅅ

  • 5. .....
    '12.10.20 7:38 AM (110.70.xxx.160)

    형편안되는데ㅜ아버님선물 사드리려니.미안해서ㅠ말 못헸나봐요.당당하게 말하지.못하는.남편분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 6. hoony
    '12.10.20 8:20 AM (49.50.xxx.237)

    저도 친정에 쓰는돈 잘 얘기안합니다.
    미안하기도하고..물론 시댁에 더많이 들어갑니다.

    원글님
    아무리 돈이없어도 친정엄마 여행가시는데 조금 주시지 그랬어요.
    엄마가 서운하셨을듯..
    다음번엔 꼭 드리세요.
    남편한테 안드렸다고 말하면 화내실거예요.

    60만원은 모른척 하시는게 좋을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81680 박선숙은 필패의 아이콘 맞네요. 10 시민만세 2012/11/23 3,169
181679 민심은 천심이다. 16 분당 아줌마.. 2012/11/23 1,462
181678 어깨와 목 연결부위가 아프고 팔이 저린 증상이에요. 봐 주세요... 2 저는 2012/11/23 2,435
181677 눈물 흘리며 캠프 떠나는 안철수 후보를 배웅하며.. 14 호박덩쿨 2012/11/23 2,906
181676 근데 82가 무슨 대단한 정치사이튼가요? 7 질문이요 2012/11/23 1,136
181675 이제 정치글은 그만 올리자구요 1 자게정화 2012/11/23 547
181674 슈퍼스타K4. 딕펑스팬...계세요? 14 이와중에 2012/11/23 1,851
181673 문지지자님들 오늘 하루는 딴 말씀 마시고... 12 ... 2012/11/23 1,221
181672 안후보님이 간절히 원하는건 그네집권저지입니다. 8 한마디 2012/11/23 803
181671 (급질) 코스트코 어그 사이즈 문의 드려요 5 땡글이 2012/11/23 2,508
181670 안후보 지지자분들 슬픔은 다이해합니다.그러나 더 큰 과제가 남았.. 24 미안합니다 2012/11/23 1,275
181669 너무 피곤한 일주일이었습니다 5 쉬어요 우리.. 2012/11/23 787
181668 필패 문재인 18 해석의차이 2012/11/23 1,608
181667 안철수가 후보직을 사퇴한이유.. 9 ..... 2012/11/23 1,827
181666 안철수님은 승리하신겁니다. 1 ..... 2012/11/23 632
181665 안후보지지자분들 우리 정신차려야돼요 15 슬프지만 2012/11/23 1,300
181664 오늘 낮에 썼었던 제가 안철수를 지지하는 이유를 적었던 글이었습.. 9 ㅇㄷㅇ 2012/11/23 1,356
181663 이글 한 번 보세요... 1 er 2012/11/23 849
181662 코스타베르데 공구 질문 사까마까 2012/11/23 844
181661 같은 여자라고 편들어주는거 2 .. 2012/11/23 694
181660 진정한 승리자는 십알단인가봅니다. 9 헐... 2012/11/23 888
181659 한때 안철수의 진심과 진정성을 의심했던것을 마음 깊이 반성합니다.. 25 ㅁㅁㅁㅁㅁ 2012/11/23 1,943
181658 결명차에 넣은 결명자 1 ㄱㄴㄴ 2012/11/23 843
181657 어느 도인의 대선 예견 꿈 6 꿈해몽 2012/11/23 2,502
181656 이번 대선 기권할렵니다 30 2012/11/23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