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차분하게 읽어보셨으면 하는...

kshshef 조회수 : 1,209
작성일 : 2012-10-18 20:17:13
시장자유가 가져오는 빈부격차는 피할 수 없습니다. 한정된 재화를 시장이라는 경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재능과 노력의 결과에 따라 가져갑니다. 경기결과에는 우연이란 요소가 작용하기도 하고 행운이나 불운이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기회가 주어진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장애물이 전혀 없는 평탄한 길이지요. 그렇다고 경기를 하지 않고 재화를 나눌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경기를 치르지 않는 집단주의적 분배는 다 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나눌 재화가 너무 적습니다.

시장자유의 결과인 빈부 격차를 인정하면서도 그 간격을 줄이고 패배한 이들에게도 시장의 혜택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경기 주관자인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데 우리 모두 동의할 듯 싶습니다. 사회주의는 물론, 보수주의나 자유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경기에 참가하는 약자에게는 장애물의 높이를 낮추거나 출발선을 앞당겨줍니다. 모든 이들이 넘어야 할 장애물 높이가 다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고도 승부의 결과가 가혹하면 승자 독식을 막기 위해 누진세 같은 장치를 두고 복지제도로 패배자를 돕습니다. 헌법에 이런 것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제민주화’ 라는 의미가 불분명한 말이 떠돌아다닙니다. 애초부터 없어도 그만입니다. 아니, 오히려 있어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 헌법 제119조 2항에 나오는 말입니다.

민주화란 원래 민주적으로 가는 과정을 뜻하는 정치적 언어입니다. 첫번째 의미는 자유이지요. 그런데 시장자유로 인해 생긴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걸 두고 민주화라고 써버렸습니다. 그 조항이 없어도 제37조의 법률 유보 조항으로 국가는 언제든 불공정한 경기를 규제하고 규칙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선언적 조항이라면 이처럼 정치적 표현으로 겉멋을 부릴 게 아니라 의미가 선명하게 그런 단어는 빼야 합니다.

그 ‘경제민주화’라는 말이 기어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하긴 민주화란 말은 듣기엔 얼마나 선하고 정의로운가. 경제가 어려울수록 경제민주화란 말은 너무도 달콤합니다. 그러니 선거판에 좌파를 자처하는 야당도, 이념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여당도 쓰고 싶어 안달이 났습니다. 표가 된다면 주머니 사정은 생각도 하지 않네요. 급식도 보육도 등록금도 전부 다 공짜로 주겠다고 경쟁적으로 외쳤던 것이 이들입니다.

이번엔 경제민주화라는 깃발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깃발을 들고 표밭에 가서 내놓을 게 없습니다. 그 말을 만들었다는 분은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를 이해하는 의원이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런 어려운 단어를 이해할 정도로 명석한들 무슨 뾰족한 대안이 나오겠습니까?

그래서 또 뻔한 소리입니다. 자본주의는 부의 집중을 피할 수 없으니 재벌들을 혼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탐욕 때문에 다 망하게 생겼으니 대기업의 종목을 정해 발을 묶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거둬 무상복지를 강화해야 된다 등 끝이 없습니다.

결국 말하는 건 만만한 재벌 때리기가 아니면 듣기 좋은 거대담론입니다. 야당이 내놓은 출자총액제한이니 순환출자 금지니 금융과 산업의 분리 강화니 하는 정책들도 오래된 레퍼토리입니다. 그 속엔 급진좌파가 주장하는 종업원 대표의 이사추천권 보장 같은 정책도 숨어 있습니다. 위험하지요. 그것뿐인가요? 비정규직을 해결하겠다면서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긴 커녕 정리해고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상반된 정책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여당의 경제민주화는 몽둥이요, 야당의 경제민주화는 방망이로 보입니다. 다 똑같이 시장경제주의라는 헌법의 대원칙을 부수는 흉기이지요.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포퓰리즘입니다.
IP : 203.226.xxx.12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ㅈㄷ
    '12.10.18 8:29 PM (180.182.xxx.229)

    만만한 재벌때리기?
    절대 만만한 재벌이 아닙니다.

  • 2. kshshef
    '12.10.18 8:31 PM (203.226.xxx.123)

    정치인이 더 구린데...

  • 3. kshshef
    '12.10.18 8:34 PM (203.226.xxx.123)

    근데 출자규제하면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는거

  • 4. ..
    '12.10.18 8:38 PM (182.219.xxx.30)

    경제민주화 코스프레 먹히지 않고 들통나고 김종인 패한 후 나타나는 알바형태입니다
    경제민주화까기...
    뜻도 모르는 바보들...
    세금은 왜 내는지 알기나 하는지...
    납세의 의무는 어떻게 설명할건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584 손연재..앞으로 빡세고 권위있는 대회는 안나가려고 몸사릴듯~ 42 aa 2012/10/19 9,269
166583 문재인, 안철수 TV토론 제안에 '환영' 9 .. 2012/10/19 1,777
166582 임신과 체중의 미스테리!!! ㅡㅡ 9 흠.. 2012/10/19 2,219
166581 혜담카드..안경점..뷰티헬스 영역으로 할인되나요?? ... 2012/10/19 1,049
166580 '개포동' 글 아줌마요, 재개발 제외 화나서 쓰는 건가요? 13 .... 2012/10/19 2,366
166579 남자의 체취 46 이거 19금.. 2012/10/19 30,099
166578 말을 연속으로 많이하면 너무나 숨이차요.. 3 ... 2012/10/19 4,893
166577 이사이에 음식물이 꽉 끼었나봐요.. 8 치과 2012/10/19 4,370
166576 진동파운데이션대신 제가 쓰는 방법 1 .... 2012/10/19 2,158
166575 남편은...불쌍한 여자를 좋아했던 것일까요??? 13 남푠아 쫌 2012/10/19 7,707
166574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랍니다! 2 밴드닥터 2012/10/19 832
166573 이런 옷들을 사고 싶은데 백화점 말고 아울렛에 있는 브랜드나 인.. 3 헬프미 2012/10/19 2,287
166572 안철수 측에서 3자 티비토론 하자고 했네요 11 기다리던 바.. 2012/10/19 1,482
166571 드라마 내이름은김삼순.. 4 소이랑 2012/10/19 1,512
166570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는 올케한테 어떻게?? 15 이럴땐?? 2012/10/19 4,302
166569 김총수 예언대로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없어지는군요. 3 js 2012/10/19 2,045
166568 화장품 인터넷 주문했는데 제조일자가 모두 1년 전꺼에요. 8 ... 2012/10/19 1,690
166567 피부가 말라삐뜰어져 가요 ㅠㅠ 7 .. 2012/10/19 2,178
166566 천연무스탕 사려구요.. 이거어떤지좀 봐주세요 19 ... 2012/10/19 2,194
166565 30세 이혼녀 어디서 사람 만나야할지요 17 sa 2012/10/19 6,292
166564 고2 아이인데 수학 학원을 보내야 할까요? 2 속타는 엄마.. 2012/10/19 1,599
166563 피자헛 매장에서 샐러드 주문하면 부페스타일인가요? 2 피자 2012/10/19 1,392
166562 키친에이드 반죽기 써보신분? 2 지름신강림ㅠ.. 2012/10/19 1,296
166561 고양이 진료비 관련 여쭈어요. 5 고양이 2012/10/19 1,851
166560 친구가 유부남을 만나는거같아요 10 그사세 2012/10/19 3,8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