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문이 부서질 듯 닫아버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네요.
마지막 마디가 '닥쳐!'
이건 폭력 수준이죠?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회사에서 있었던 얘길 하는데, 정말 곤욕이에요.
한 두세달은 a팀장이 죽도록 한심하다... 그 다음 두세달은 b과장이 완전 무능하다...
그 다음 두세달은 c사원, d대리, e차장 모두 개판이다.
그리고는 회사사람들이랑 전화통화하는거 옆에서 들어보면,
상사한테 그렇게 버릇없을 수가 없어요.
저렇게 함부로 해도 되나 싶을만큼이요.
전 그게 늘 걱정되고, 솔직히 한심하게 여겨졌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그걸 받아줬어야하는데 잘 못받아줬어요.
성격 급하고, 운전하면서도 도로의 모든 운전자들을 욕하면서,
아까 끼어든 놈을 몇십 키로 뒤에 가서도 흉보는 그 성격... 솔직히 너무 싫었어요. ㅜㅜ
남편은 이직을 하고 싶어했는데, 매번 실패한지가 어언 1년이 넘었어요.
저는 사실 그러면 안되는데, 남편이 왜 안뽑히는지 이유를 알 것도 같았거든요...
그래서 남편이 집에 와서 투덜대면, 투덜대지말고 좀 잘해라, 좀 진정성있게 행동해라
하고 잔소리를 하게 된 거 같아요.
아까도 이야기 나누다가,
내일 면접을 보는데 면접관이 자기한테 A라는 질문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다른이를 통해 들었나봐요.
그러면서 툴툴대는 거에요,
어짜피 중요한건 레퍼런스첵인데, 남편이랑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다 남편에 대해 물어보고 그랬으면서
본인에게 던질 질문을 준비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면서 말이에요.
저는 그 생각이 또 너무 기가 막혀서, 그건 아니지, 레퍼런스첵이 아무리 중요해봤자 남말일 뿐이지,
자기 생각을 직접 진정성 있게 얘기하는게 중요하지. 그랬더니, 도움은 못될망정 말꼬리잡고 늘어진다는 거에요.
말이 그렇다는거지, 뭐라고 답변할지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와중에 한 말이라고.
그러면서 저보러 총기가 많이 떨어졌대요. 예전엔 똑똑했는데 어쩌고, 그러네요.
전 그말에 기분이 확 상했어요. 총기가 떨어졌다는데, 거기다 대고 무슨 도움되는 말을 하고싶겠어요?
샤워하고 나와서 잘자라는 남편한테 대꾸도 안했어요.
그랬더니 점점 언성이 높아지면서, 내가 이집 하숙생이냐, 내가 니 신경질 받아주는 사람이냐
내가 그런 말을 왜 했는데, 누가 판단해달래냐, 도와달라는거지 어쩌고 하더니,
닥치라면서 문닫고 들어가버렸어요.
언제 내 신경질이나 제대로 받아줬으면 말을 안하겠네요.
그런데 참, 저도 성격이 많이 죽었는지,
닥치라는 저 고함과 언행이 굉장히 수치스러우면서도,
심퉁맞은 성격과는 별개로 그간 맘고생 많이 했을텐데, 틱틱대기만 한 저도 참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문 열고 들어가서 토닥토닥해줄까 생각도 들고 -_-;;;
여태까지도 맨날 내가 못참고, 먼저 가서 우쭈쭈쭈 해준 것이 오늘날의 못된 버릇을 만들었다 싶기도 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어요.
저 어떻게 할까요. -_- 다수결입로 결정하겠습니다. 아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