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현재 남편 직장때문에 5세 6세 아이들 둘 데리고 지방에 살고있어요.
이 동네가 워낙 학군이 안 좋은 동네라 병설유치원에 자리가 텅텅 비어있어요
현재 5,6세반은 아이들 14명에 선생님 한 분 있으시고
7세반은 아이들 7명에 선생님 한 분 있으세요.
선생님들은 정말 얼마나 좋으신지 몰라요.
너무너무 만족하고있어요.
이 학교는 워낙 생활보호대상자가 많은지라 학교에서 여러가지 지원을 많이 해 주는데요
병설유치원도 그 혜택을 받아서
오후에는 국악, 영어, 요가 등의 수업을 무료로 받고 있고요
현장학습갈때도 따로 돈을 전혀 안 내요.
각종 학습교구도 풍부하고,
유치원 청소해주시는 도우미분이 따로 있어서 선생님은 정말 '교육'만을 담당하세요.
여기까지는 정말 너무너무 좋은 점 인데요.....
제가 이 학교에서 근무하는지라 점심시간을 너무 여실히 보게되니 괴롭네요.
무슨 말이냐하면요,
학교 교문이 열려있어서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한데
유치원 아이들이 밥을 먹고 교사의 인솔없이 스스로 교실로 와요.
유치원 건물과 식당 건물은 동떨어져있구요.
며칠전 저희 5살 아이가 혼자 교실로 오는 중 교문밖의 문방구에서 장난감을 하나 훔쳤나봐요....ㅠㅠ
그런데, 물론 훔친것도 잘못이지만, 저는 5살 아이혼자 차가 다니는 교문밖으로 나갔다왔다는 사실에
정말...멘붕이었어요.
만약 차사고가 난다면 정말 한 순간인데....
학교의 교문이 열려있어서 외부인이 항상 출입할 수 있는데
판단력이 떨어지는 유치원생이 점심식사 후 스스로 교실로 오는게 너무 걱정이 되요.
선생님께 말씀드린적이 있는데, 고학년이나 나가지 유치원 애들은 교문밖으로 안 나간다고 말씀하시니
더이상 말씀드리기도 그렇고요ㅠㅠㅠ
학기초에 급식문제에 대하여 유치원내에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건의한 적도 있구요.
거기에 대한 답변은 못 받았어요. 아마 방법이 없던지 선생님들이 거기에 동조하지 않으시는 거겠죠.
요 며칠 이 점심시간 문제로 너무너무 머리가 아파요.
선생님들께 또 말씀드리기도 좀 불편하고, 또 점심시간을 제외한 다른점에는 만족하고 있고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금 유치원은
선생님들 좋지, 교육비는 거의 무료지, 반의 인원수도 적지, 강사를 초빙한 다양한 수업도 하지, 교구도 우수하지...
이런 우수한 점들이 있는 반면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이 많고 학군이 워낙 안좋다보니 아이가 유치원에서 씨발, 개새끼 이런 욕을 배우고
점심 급식을 초등학생들과 같이 식당에서 하다보니,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섬세히 신경쓰기 힘들어 아이가 점심을 대강 먹게되고,
급식 후 혼자 식당에서 교실로 걸어올때의 안전문제가 마음에 걸리고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번 기회로 서울로 올라가서 동네 괜찮은 사립유치원으로 보낼까 생각까지 하고있네요.
저는 애가 둘이라 이렇게 할 경우 지금보다 한달에 100만원은 더 써야할 것 같아요.
82님들의 고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