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저 같은 건 없는 셈 치는.. 시월드라서.. 저도 좀 맺힌 게 있죠.
하지만 지금 시모 돌아가시고.. 결혼 안 한 철없고 권위의식이 좀 있는 3살 위 형과 20대 철없는 여동생 (독립한)만 있고..
아주 단촐해요.
어렵사리.. 지방공무원 된 형이 거기서 9살 연하 만나서 드디어 결혼한다고 하니..
정말 축하할 일인데..
굳이 제가 옆에 있었는데도.. 형이랑 그 통화를 하면서, 저한테는 한 마디도 안 물어봅니다.
그 날 평일인데 시간 괜찮겠어?
이 한 마디면 이렇게 화 안 날텐데..
절대 그런 말은 이 집에 존재하지 않는 것 같네요.
임신 때도.. 제 생일 때도.. 뭘 먹고 싶어하는지, 뭘 갖고 싶어하는지.. 일체 없었으니까요.
심지어 시모 아프실 때, 사골 사다드린다고 하니 좋아하시길래 제가 그걸 선물로 골랐더니..
얘기도 안 하고 자기 맘대로 구이용 고기를 잔뜩 사다가 안기는.. 그야말로 일방통행 (고기가 최고라 믿는).
그때 "사골은 어딨냐"며 자기엄마 실망하시던 얼굴, 저만 봤어요.....
시모가 엄청 고생하다가 알콜중독, 우울증 짊어지고 사시다 돌아가셨어요.
화근은 화려하게 재산을 날려버리고 딴집살림 차리신 시부였구요.
(네. 저 잘 한건 없지만, 시모/남편한테 당하긴 엄청 당했습니다... 왜 이런 일에는 영수증이나 증빙이 안 남을까요..)
그러나, 둘째이나 장남을 자청하는 효자남편은.. 자기가 잘 못했고, 둘째로 제가 잘 못해서.. 그렇게 일찍 돌아가신걸로 굳게 믿고 있구요. 저에게 쌩한 형과 동생도.. 아마 별반 다르지 않을거에요.
이러저러해서.. 형의 말이면 꺼뻑 죽는 이 남자는,
아마 두시간 반 거리를..
여름휴가도 회사일 바쁘니 2년씩이나 못/안 간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자이나,
3살 애기와, 저에게 일방통보로.. 휴가를 내라고 해서..
굳이 내려가서 혼주를 해야 겠나 봅니다. (저희쪽엔 어른이 안 계세요. 그래서 본인이 상견례 비용도 내고.. 해야 한다는 거죠)
저는, 이렇게까지 과하게 장남+효자+효형(?)하며 살아야하는지 조금 의문이 드네요.
시모 돌아가시면서, 저에 대한 박해는 어느정도 사라지겠지했는데..
늘 저를 싹둑 끊어먹는 커뮤니케이션도 화가 나지만서도..
여튼 정리하자면...
중간에 나와 상의를 했건 안 했던 간에, 저희는 어른도 안 계시고 하면.. 굳이 둘다 휴가 내고... 상견례하러 2시간 반 달려가야.. 맞는 건가해서요? 중간거리에서 만나자고 하면, 실례인가요?
애기도 데리고 가야 할까요..? 지붕 있는 곳에 절대 못 앉아있을 녀석인데...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