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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돌아가신후의 슬픔은 어떤식으로 잊혀질까요?

그립네요 조회수 : 15,882
작성일 : 2012-10-13 03:56:03

얼마전에 글 올렸었습니다.

아빠가 폐암 진단 받으셨다구요.

(그때 많은 분들의 도움글 읽으며 희망을 가졌었네요.)

작년에 뇌졸중 진단 받으신이후 특별히 더 나빠지는 현상없이 지내셨는데

올해 8월17일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서 병원 입원후 폐렴 진단받고 추가 검사중

폐암중에서도 가장 못된 소세포폐암 진단받고 10월 6일 새벽에 돌아가셨어요..

암에 대해 자료 찾아보면서 제발 소세포폐암만은 아니었으면 했는데 어떻게 이 병을 진단받으셨네요..

결과 듣는 순간 너무 절망적인 마음만 들더군요...

 

9월 중순부터 상태가 점점 안좋아지더니 말부터는 하루하루 시시각각 나빠지시는 모습에

너무너무 가슴 아팠는데 결국은 돌아가시네요..

상태가 좋지않아 항암치료라고 해봤자 항암약중에서도 부작용은 제일 적으나 효과 또한 제일 미미한

가루약 하나와 진통제,신경안정제,식욕촉진제등 몇가지 약만 드셨는데

이마저 식도까지 퍼진 암으로 제대로 삼키지도 못하셨네요..

오랜 시간 식사도 거의 못하셨고 말씀도 못하셨어요..

평소 속마음을 이리저리 이야기하시는분도 아니라 별 말씀도 없으셨고

아버지 조만간 돌아가실꺼니 하고픈 이야기 미리 하시라 말할수도 없었습니다.

의사에게 진단받은날 폐암이라고 대신 얘기해달라고 부탁드리면서 약 잘 드시면 괜찮으시다고 긍정적으로

말해달라고 부탁드렸었구요..몇주,몇개월 남지 않았다 하면  모든거 포기하실것같아 차마 그럴수가 없었습니다.

병원 계신 동안에나 병원이 지겨워 집에 잠깐 와 계신 동안에도

아빠, 어디 아프시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항상 안아프다고 하시면서도 호흡은 매일 가쁘게 쉬셨구요...

항상 안아프다고 말씀하셨던게 너무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게 많은 암덩어리 가지고 계시면서 어찌 안아플수가 있었을까요?

 

마지막 가시는 다음날 언니 둘과 저 세명이서 밤샘 병상 지키기로 했는데

그마저 힘들꺼라고 생각하셨는지 새벽에 홀로 가버리셨네요..

엄마가 옆에 계셨지만 늦게까지 간호사,의사 왔다갔다하며 가래빼고 진료한뒤로 깜빡 잠드셨는데

그새 혼자 조용히 눈 감으셨어요..엄마가 깨서 숨을 안쉬는것같다 이상타싶어 간호사 불렀고

의사가 사망진단 내리신 시간이 새벽 5시20분입니다.

그러니까 언제 어떤 상태에서 돌아가셨는지 몰라 엄마께서 내가 잠이 들어 못들여다봐서 임종도

못봤다 마음 아파하세요..

돌아가시기 이틀전부터 심한 고통이 있을꺼라는 의사조언 듣고 마약성진통제 처방 할때도

이 약 맞으면 거의 수며상태일꺼라는 말에 가슴이 찢어지는것같았는데....

그전까지 몸은 아파도 의식은 또렷한 분이었는데 어찌 의식도 없이 만들어놓을수 있을까? 하는

죄송한 마음에도 고통이 덜 하리라는 생각만으로 그렇게 했는데

그날 이후 눈도 못뜨고 정신을 못차리면서도 제대로 눕지도 못하는 모습에 마음이 찢어지는줄 알았네요..

 

치료기간동안 식사와 약 챙겨드리면 안먹겠단 이야기 절대로 안하시고 하나 드셔보시곤 나머지 약 한참을

손에 들고 계시다 나중에 먹겠다하셨지요..

삼일장 치루고 집안일 좀 정리하고 났더니 제가 몸살이 심하게 나서 온몸이 아팠습니다.

특히 편도가 심하게 부어서 입맛,밥맛도 없고 음식물 넘기기가 힘들더군요.

그때 든 생각이 편도 좀 부었다고 이렇게 밥맛이 없고 음식 넘기기힘든데 아빠는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어

또 마음이 무너지더군요..몸아파 짜증날법도 한데 짜증 한번 안내시고 안먹겠단 소리 한번 안하시고

언제나 나중에 먹어볼께..라고 하셨던 분...

 

암진단이후 몇군데 암까페에 가입을 했고

아버지를 어머니를 배우자를 보낸후 글 올리신것 봤습니다.

그런글 읽을때마다 제대로 읽을수가 없었어요...눈물부터 쏟아져서말이죠...

저도 까페에 올릴까하다가 진단후 너무 빨리 돌아가신지라 다른 환자분들한테 희망을 주기는 커녕

절망감만 안겨드릴것같아 차마 그곳에는 글을 못올릴것같아 제가 매일 수시로 들락거리는 여기에 글을

남기게됩니다.

 

어떤 이유로든 부모님 돌아가신 후의 아픔과 상처는 남겠지요..

지금도 아빠방 들어가면 상앞에 두고 식사하시던 모습,등보이며 재활용 신문지위에 붓글씨 연습하시던 모습,

옥상 화초에 재활용 소주대병으로 물주전자 만들어 물 주시던 모습...너무 생생해서 잠을 잘수가 없네요..

밉고 원망스러울때도 많았지만 가시고 나니 이런 아련한 모습만 기억에 남게되네요..

 

맛난음식,좋은음식,좋은옷,신발 아무 욕심 없어 제대로 좋은거 하나 변변찮게 못해드리고

언제나 자식들 본인이 돈 못벌어 하고픈 공부 제대로 못시켰다 좋은거 못해줬다 마음속 미안함을 안고 사셨을

아빠 생각에 제 가슴이 또 무너집니다.

가시기전 드신거라곤 토마토쥬스와 요구르트,죽 약간이 전부이신 불쌍한 우리 아버지...

남아있는 사람이 계속 울면 편안히 쉬지 못한다하시기에 이제 울음 그만 흘리려고 하는데 너무 어렵습니다.

차근차근 마음의 정리 할수 있도록 저에게 위로의 말씀 좀 해주십사 청을 올려봅니다.

IP : 123.99.xxx.19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버지
    '12.10.13 4:23 AM (77.102.xxx.196)

    저는 작년 겨울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무슨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임종지켜드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신걸로 위로 받으셨으면 해요!
    저의 경우엔 너무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지막을 함께 보내지 못하고, 임종도 못뵈었습니다!
    너무 힘든 하루하루 보내시겠지만 기운내시고 다른 가족들 모두 힘내실수 있도록 서로 많이 이해하고 위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간이 걸린다 하네요!

  • 2. 에구구
    '12.10.13 4:26 AM (219.254.xxx.34)

    글읽는 제가 맘이 아파 눈물흠뻑흘렸네요.ㅜㅜ
    좋은곳에 가셨을거에요~
    이제 기운차리시고 건강잘챙기세요!
    꼭 안아드리고싶네요~토닥토닥~~

  • 3. ..
    '12.10.13 4:27 AM (122.36.xxx.75)

    토닥토닥 힘내세요
    마음이아프네요 .. 아버지께서 가족분들께서 옆에 보살펴주셔서 외롭지않았을거에요
    제일힘든점이 다시는 못볼거라서 더 힘들고 가슴아파오는데.. 이별이라고 생각하지마시고
    하늘나라에서 아버지께서 원글님 지켜봐주고 있을거에요.. 마음속에 아버지가 있듯이
    옆에서 돌봐주시닌깐 너무 외로워마세요 열심히 사시고 너무 아파하지마세요 아버지
    께서 더 슬퍼하실거에요 기운내시고 식사거르지마세요 화이팅!

  • 4. 부모마음
    '12.10.13 5:20 AM (175.203.xxx.27)

    새벽에 잠이깨어 뒤척이다가 아예 일어나 이것저것 밀린일들좀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며 잠시 들어왔다가 글을 읽으면서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거두고
    댓글 달고싶어 로그인 했습니다.
    주제넘지만 부모입장으로 딸을 대하는 마음으로 .
    꼬옥 안아드리고 위로해드리고 싶어요.
    글 가득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가득해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런데요 원글님!
    그것이 인생이랍니다.
    어쩌면 아버님께서는 더 좋은 곳 ,편안한 곳에서 원글님 걱정하고 계실겁니다.
    부모라는 이름은 자식이 부르면 저승길을 가다가도 뒤돌아 본답니다.
    그냥 편안하게 가시게하세요.
    돌아가셔서도 자식걱정하게 하지 마시고
    끼니 잘 챙겨드시고 당장은 어렵겠지만 평안하게 일상을 이어가세요.
    그리우면 그리워하시되 너무 슬퍼하지는 마세요.
    부모가 자식보다 앞서가시는건 당연한거니까 그냥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이고
    너무 아파하지 마세요.
    다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겁니다.
    그렇게 우리 삶은 이어지는 거랍니다.
    사실은 제가 몸이 좀 아픕니다.
    조금 어려운 병인데
    자식앞에서는 아픈 내색을 한다는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는 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합니다.
    내가 떠나면.....
    우리 아이가 많이 아파할텐데, 힘들어할텐데,후회할텐데 .....
    그래도 나는 우리 아이가
    조금만 아프기를 바랍니다.
    조금만 힘들고 조금만 후회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씩씩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고 지켜볼것같습니다.
    그러니 원글님!!
    부디 아프지마시고 씩씩하고 건강하게 생활하세요.
    그것이 가신 아버지께 지금 하실 수 있는 효도입니다.
    편안하게 잠드시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입니다.
    조금만 슬퍼하세요.
    그것이 인생이고 그것이 우리네 삶이니까요.

  • 5. 미안해사랑해
    '12.10.13 6:09 AM (27.35.xxx.223)

    유투브서 법륜스님 즉문즉설 들어보세요
    불교 기독교 이런거 떠나서 그때 가장 힘들었을때 많이 도움되었던것 같아요
    이런류의 고민 상담이 몇개 있거든요

    전 한 3개월 미쳐지내다가 바쁘게 살면서 괜찮아졌다가 다시 또 미쳐가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나 바쁘게 사는게 최고인것 같아요
    다른곳에다 신경 뺏기고 생각하지 않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예요

    지금은 슬퍼하세요 말하지만 정말 너무 슬프니까 괴롭고 후회하고 계속 계속 가라앉아서 정말 죽는게 낫겟다 싶드라구요

    그냥 생각나지 않게 만드는게 최고인데
    저도 그걸 하지 못하고 있네요

    1년만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들었는데 지금 상황같아선 1년지나도 안괜찮아질꺼같아요
    그냥 다른곳에 눈돌려서 이 상황을 잊게 만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날때 후회될때 힘들때 혼자 중얼거려요

    사람은 누구나 죽고 나도 죽을꺼다
    더 편할지도 몰라
    이미 다 끝난일이다 슬퍼한다고 달라지지않아 후회한다고 해서 달라지지않아 이미 다 끝난일이다

  • 6. ..
    '12.10.13 7:29 AM (175.113.xxx.131)

    원글님과 부모마음님 글보니 눈물이 흐르네요.
    좋은 곳에 가셨을테고, 남아 있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랄겁니다.

  • 7. ..
    '12.10.13 7:53 AM (58.65.xxx.87)

    눈물 펑펑... 울고 있네요... 저는 부모님 두분 살아계시지만 ..언젠가는 저도 겪어야할 일이고...
    저도 엄마가 되어보니... 내 자식이 겪어야할일...
    원글님께 위로도 드리고 싶고 부모마음님도 빨리 건강해 지시면 좋겠네요..
    아버님 좋은곳으로 가셔서 아프시지 않고 편안히 계실꺼에요.

  • 8. 벌써마흔
    '12.10.13 8:23 AM (1.246.xxx.27) - 삭제된댓글

    무남독녀로 자란 저로써 이런상상 너무 무서워요 슬프고...
    고통 많이 느끼시지않고 편안하게 가시길....시간이 약일거에요 님 위로드려요ㅠㅠ

  • 9. 물흐르듯이
    '12.10.13 10:07 AM (59.28.xxx.43)

    저희아버지도 올1월말에 천국가셨어요

    평소 너무 건강하셨는데 담도암선고 받고

    일년 고생하시고 돈은돈대로깨지고

    차라리 그돈으로 여행가서 추억만들기할껄

    후회뿐입니다 아쉽고ㅠㅠ

    아버지도 우리 아파할까 절대큰소리
    아프다안아하시고 작게 늘 아야아야하셨어요
    마지막엔 간호사샘들에게 몸에손도 못대게
    하실만큼 아프셨는데 끝까지 자식걱정에
    아프다고 맘놓고 못하셨어요
    전아직도 폐인처럼 잠만자요
    가만있어도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아버진 5년만 더 살고싶어하셨어요
    아버지가 살고 싶어하셨던 삶을
    살아야하는데 서글프고 어디로숨고
    도망가고싶어요 아버지보고싶어요
    홀로계신엄마를위해서라도 화이팅해봅니다

  • 10. 잊혀지지않아요
    '12.10.13 10:16 AM (14.138.xxx.102)

    그것이 인생이고
    우리의삶이랍니다
    담담히 받아들이시고
    항상 곁에 함께하신다 생각하심 그나마
    편하실까요

  • 11. 다음 주가
    '12.10.13 11:50 AM (112.173.xxx.203)

    아빠 49제네요
    저희 아빤 주무시다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두달전 건강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나오셨으니
    정말로 청천벽력같은 일이었죠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고 발견시엔 이미 사후강직이 진행된 상태.
    같은 지역에 살지만 나이차고 독립해서 일하느하 바쁜 딸은
    아버지 얼굴 뵌지 한달이 다되가던 참이었어요
    무엇보다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아빠 가시는 길이 그리 쓸쓸했다는 것이 참을 수 없이 가슴아파요
    평소에 술많이 드시고 주사도 있으셔서 원망도 많았던 딸이지만
    남들처럼 평소에 지병이라도 있으셔서 가족들 고생도 좀 시키고 정도 떼고 그리 가셨음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돌아가신지 한달쯤 지나고 보니 일하고 밥먹고 티비보고 그냥 일상으로 돌아온 듯 하지만
    문득문득 치미는 막막함에 가슴이 메여요
    집에서 연락받고 펑펑 울며 집으로 차를 몰던 그 새벽
    음주단속에 걸렸는데 제가 우느라 제대로 단속기를 불지못하자 제대로 하기를 종용하던 교통경찰,
    아빠 돌아가셨다고 소리치며 악을 쓰던 제게 그래도 끝까지 불라며 윽박지르던 그 경찰이 아직도 원망스러운건
    제 자신에 대한 원망을 투사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 12. ....
    '12.10.13 12:24 PM (211.208.xxx.97)

    지난달에 아버지 돌아가셨어요.
    새벽에 교통사고로..
    임종은 커녕 그자리에서 홀로 가셨어요. ㅠ.ㅠ
    엄마는 차라리 병간호라도 했었으면 이렇게 괴롭지는 않았을거라고 하십니다.
    그동안 하고싶었던 말도 하고
    가족 모두 정리 할 기회가 있었을 거라구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냥 순간에 고통 없이 편히 가셨을거라 생각하며 위로합니다.
    준비없이 당한 일이라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일상 생활 하다가도 문득문득 떠오르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구요,
    자다가 울면서 깰 때도 있어요.

    친구들 말이 6개월은 너무 힘들고, 1년 지나면 좀 나아진다고 하는데...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요..

  • 13. 요리잘하고픈
    '12.10.13 12:32 PM (223.62.xxx.242)

    원글님.정말 참을수 없이 눈물이 나네요 모두가 언젠간 겪는일이라고들 하지만 그 간 얼마나 힘드셨어요 아픈 가족을 속수무책 보고만 있는 고통도 엄청날거예요
    제 친정아빠가 다정다감하세요 그래서 또 변덕스러우실때도 있지만 제가 일이 안 풀리고 힘들때, 우울할때 어김없이 아빠의 전화가 옵니다 안타까워도 하시고 위로도 해주시고.. 어떤땐 하루에도 몇번씩 오는 아빠 전화가 귀찮을때도 있었지만 어제 저녁 강변북로를 축쳐진 어깨로 오다가 아빠 따뜻한 음성 듣고는 나중에 아빠 돌아가시면 얼마나 그리울까 생각이 미치자 엉엉 울면서 운전하고 왔어요 원글님의 슬픔이 너무 제 가슴을 저밉니다 그래도 아버님이 뭘 바라실까 생각하며 조금씩 힘내세요

  • 14. missh
    '12.10.13 2:10 PM (126.47.xxx.24)

    전 벌써20년전 고등학교2.3년때 부모님께서 일년 상간에 돌아가셨어요
    아빠가 먼저 엄마는1년 후에요
    두분다 암으로요
    슬픔 그리움이 옅어는 지지만 없어지진 않더라구요
    결혼하고 딸도있지만 매일 머리속에서 지워져 본 적도없고 지우고싶지도 않아요
    지금은 가끔은 웃으면서 얘기할 순있지만 나이가 먹을수록 더 그리워지더라고요
    애써 잊으려하지 마세요
    울고싶으면 울고 소리치고싶으면 치세요
    전 새벽에 산소도 가봤고 술에 의존도 해보았는데요
    그냥 감정이 가는데로가 제일 좋은 방법인거같아요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 15. 그리운너
    '12.10.13 3:28 PM (175.223.xxx.78)

    저도 아빠를 잃고 한달여를 식음을 전폐하다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어요.
    병원에 가니 내과적 치료보다는 정신과적 치료가 급하다고 해서
    간단한 검사만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데...
    가까운 가족이 돌아가시고나서 우울증에 걸리는 건 우울증으로 안 본다고 하더라구요.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라구요..
    저는 3개월가량 치료받고 재심리치료 받기 전에 그냥 그만뒀었습니다. 그것마저 감정의 사치로 느껴졌거든요.

    지금은 아빠 돌아가신지 2년여인데,,
    되돌아보면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고래 고래 소리지르며 울면서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허공이던 벽이던 마구 하고
    또 심지어 산소에 돗자리 깔고 여러번 잤어요.
    아빠 생각나면 밤이건 낮이건 새벽이며. 차몰고 가서
    "왜 날 버리고 갔어" 하며 산소 붙잡고 울었어요.
    글도 많이 썼습니다. 아빠 추억을 글로도 쓰고 그림으로도 그리고.
    그렇게 내면의 슬픔, 분노를 어떻게든 쏟아내야해요.
    그렇지않고 쌓아두면 나중에 어떻게라도 분출이 되거든요.
    나중에 정신과의사도 아주 잘 풀어냈다고 말씀해주시더라구요..
    글을 쓰고 읽고. 감정을 토해내야 한다면서...

    또 아빠를 보내고 슬픔에 잠겨 가장 후회할 짓을 한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내 슬픔을 분노로 토해낸 것.
    그것은 지금까지도 후회돼요.
    제정신을 차리고 나니 참 미안하고 후회되더라구요.

    어쨋든 판에 박힌 말이고 참 슬픈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긴 해요.
    저를 포함 제 주변에 가족을 잃은 친구들과 깊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다들 3개월까진 극한의 지옥과 혼돈이였고
    2년까진 많이 힘들었으며. 5년쯤 되야 회복된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그 말에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직까진 많이 힘들고 슬프지만 그래도 절제할 정도는 되거든요.
    그 전에는 아빠의 '아'자만 나와도 눈물이 펑펑 쏟아지고
    아빠와 비슷한 옷 입은 사람만 봐도 무너졌습니다.
    부디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시길 ...

  • 16. 윗님,,,,
    '12.10.13 5:46 PM (203.130.xxx.67)

    저도 참고하고 갈께요...
    저 역시 올 초에 아버지 보내드리고 아직도 많이 힘드네요.....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가신거라 5남매 중에 작은 언니만 임종 지키고....
    나머진 임종 지키지도 못했답니다

    늦둥이 막내인지라....
    어릴때부터 무뚝뚝하신 아버지가 그래도 제일 잔 정 많이 주셨는데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언젠가 사주를 보러 가니 아버지와 제가 붙어있으면 죽어라고 싸우고
    떨어져있으면 죽어라고 그리워한다던데....정말 그렇네요

    자식들 걱정할까봐...
    본인 상태 아시고도 "내 안 죽는다"라고 웃으면서 안심시키시던 모습이....
    마지막 말씀이었네요

    뒷통수 닮은 사람만 봐도 눈물나고 방송에 아버지 주치의가 나온것만 봐도 눈물나고 그렇네요....

    정말 막막한 마음....전 어릴때 엄마가 돌아가셔서 이제 정말 고아가 되었거든요

    아버지 보내고 맞는 첫 추석 얼마나 막막하던지 고향을 잃어버린 기분이었답니다

    원글님 힘내시고요...

    저는 직장 다니기 시작하면서 바빠지면서 아버지 생각이 좀 덜 나는 거 같네요
    그래도 한번씩 막막한 슬픔이 다가오지만,,,예전보단 회복이 빠른 거 같네요

    힘내세요

  • 17. 원글
    '12.10.13 10:51 PM (123.99.xxx.193)

    감사의 말씀이 늦었습니다.
    잠이 오지 않아 늦게 잠들었다가 서너시간 자고 일어나
    집안일과 바깥일 좀 보고 들어왔더니 시간이 그냥 막 지나가버렸네요..
    아버지 돌아가신후 왜이리 할일은 많은지 한건 없는데 시간은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이제서야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제 마음,아픔을 공감해주시는 분,본인의 경험을 말씀해주신분 모든글들이 제게 큰 도움이 될것같습니다.
    짧은 글로 감사의 마음 올립니다.
    모든분들도 마음의 평화를 얻으시길 저도 기도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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