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냥이들 입양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이멜을 주긴했는데 아직까지 데려간 사람은 없었어요.
그러다 며칠 전 연락한 가족이 있는데, 내일 턱시도 암놈 '라'를 데려가기로 했습니다. 아주 좋은 가족들인것 같습니다. 보통 짧게 이멜로 묻는데, 이 가족은 먼저 본인 소개와 가족들 소개 그리고 사는 집까지 설명을 자세히 하더군요. 여자는 간호사고 남편은 공군부대에 근무해요. 아들과 딸이 있고, 이미 있는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의 입양한 고양이가 있지만, 오늘 미국시간으로 금요일, 4살 된 아들에게 생일기념으로 새끼냥이를 입양해 주고 싶다고 하네요.
집은 비교적 한적한 곳에서 넓은 땅에 살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걱정되어 무조건 실내에서 키운다고 하구요. 캘리포니아에서 아들 생일이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셔서 온가족이 같이 저녁을 먹고 제 집에와서 데려가기로 했어요.
옆집 지니와 이 가족이 통화를 했고, 내일 드디어 입양갑니다. 무엇보다 '라'가 좋은 집에 가게되니 못보게 되어 아쉽지만 한편 너무 기쁘네요. 이런 가족만 좀 줄줄이 나와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데리고 가서 꼭 사진을 보내준다고도 했고, 저와 에이미가 작성한 입양각서,,이게 사실 좀 많이 까다롭거든요..여기도 당연히 싸인을 한다고 해요.
일반인이 보면 좀 과하다 싶은 목록도 있는데 하이라이트는 어떤 조건이라도 어길 시에는 법정에까지 가게 되어있어요. 물론 여기에 드는 비용은 상대방이 내구요. 그 만큼 우린 책임있는 새 주인을 만나고 싶은데, 이 가족들은 그런 듯 해요. 이 계약서 이야기를 하면 집에선 막 웃습니다.
제가 한국에 나오면서 사실 새끼들을 모두 보호소로 보내고 싶었던게, 나중에 헤어질때 감당하기 어려워서 그랬는데 처음엔 에이미가 흔쾌히 자기가 다 해준다고 했는데 이 친구도 저 만큼 보미새끼들을 좋아해서, 저번에 태비 암놈 '솔'을 친구에게 데려다 주면서 울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오늘 밤 '라'를 입양시키는 것도 자기는 못 가 볼거 같다고 지니에게 부탁했어요. 나중에 그래도 냥이들이 남아있으면, 에이미가 다음 주 말, 친구 만나러 피츠버그로 가는길에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고 갈거라고 했는데 사실 자신이 없다고 하네요. 하긴 저도 그 심정을 잘 알죠..어쩌면 제가 다시 미국에 돌아가서 둘이 울면서 보호소에 데려다 줘야하는 사태가 벌어질지 모르겠네요.
그전에 어떻게 하든 좋은 사람이 나타나 줬으면 좋겠어요. 흰발태비 '시'는 분명 입양될게 확실한데 검은냥이 두마리가 걱정이 되네요. 에이미 말로는 이달말 할로윈때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해요. 앞으로 2주간은 검은냥이는 입양공고를 내지 않는게 더 낫다고 하는데 보통 데려다가 죽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네요. 검은고양이들은 눈에 안 띄게 두는게 좋다고 하니 또, 새끼들 애비인 레오가 걱정이 되네요. 제가 이렇게 고민고민 하면 엄마와 식구들은 막 웃어요. 그래도 궁금하신지 계속 물어보세요..그래서 이제 몇 마리 남은거냐고 물으시면 그래도 세마리라고 하면 걱정을 하시네요. 그럼 제가,,엄마 첨엔 새끼만 집안에 여덟마리였다고 말하죠. 거기에 다 큰고양이 두마리에..밖에는 레오도 있었구요.
이 녀석들은 얼마나 많이 잘 먹는지, 넘친다 싶게 사 놓고 왔는데도 떨어져 간다고 해서 인터넷으로 건사료와 캔을 더 주문을 했어요. 새끼들이 다 떠나면 저보다 보미가 많이 서운할거 같은데, 엄마는 짐승들은 곧 잊는다고 걱정 말라시지만 마음이 안 좋네요. 태비 '솔'을 입양한 에이미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는데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