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맞이해서,
우리말 사랑 1 - 서정홍
자고 일어나
달리기를 하면 발목 삘까 봐
조깅을 한다.
땀이 나
찬물로 씻으면 피부병 걸릴까 봐
냉수로 샤워만 한다.
아침밥은 먹지 못하고
식사만 하고
달걀은 부쳐 먹지 않고
계란 후라이만 해 먹는다.
일옷은 입지 않고
작업복만 골라 입고
일터로 가지 않고
직장으로 가서
일거리가 쌓여 밤샘일은 하지 않고
작업량이 산적해 철야 작업을 하고
핏발 선 눈은
충혈된 눈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면
아내는 반찬을 사러
가게로 가지 않고
슈퍼에 간다.
실컷 먹고 뒤가 마려우면
뒷간으로 가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똥오줌은 누지 않고
대소변만 보고 돌아와
오랜만에 아내와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면 될 텐데
와이프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다 잠이 든다.
이 시를 대학입시 정보를 나누는 카페에 올렸지요.
그랬더니,
어떤 사람이 하하하 웃는 그림과 함께
"우리말 사랑을 하시기는 하는건지 헷갈립니다"
이런 댓글을 달았네요.
이 시가 그렇게 읽히는지 궁금해서요.
여러분의 의견이 알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