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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자랑좀 해도 돼요?

며늘딸 조회수 : 4,960
작성일 : 2012-10-09 14:42:47

좀전 회사 점심시간에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셨어요.

근처에 있는 00면세점 0층에 있으니 시간되면 잠깐만 와보라며...

마침 점심도 평소보다 좀 빨리 먹은 터라 얼른 달려갔지요.

다음주에 시부모님께서 해외 여행을 가시기때문에 면세점에서 뭘 보고 계시나보다, 오신 김에 가까이 근무하는 저 커피라도 한잔 사주시려나 해서요.ㅎㅎㅎ

어머니는 저를 데리고 바로 몇몇 매장으로 데려가셔서는 숄더백들을 들어보이시더라구요.

이건 어떠니? 이건 실용적일것 같지? 이게 이쁠 것도 같고....

저도 열심히 같이 봐 드렸어요.

근데 어머니가 제가 제일 이쁘다고 찍은 어떤 브랜드의 숄더백을 들어보시면서 몇 번 저한테 더 물어보시더라구요.

"이거 근데 양가죽이라 스크래치 많이 날 것 같은데 괜찮을까? 아까 000꺼가 더 괜찮지 않겠니?"

저는 일단 이쁜게 최고라며 더 비싼 브랜드의 가방을 추천했어요. 근데 어머니가 계산하시면서

"이 가방은 우리 00(제이름) 꺼다."

그러시는거에요.

 

헐....

저 가방 꽤 많습니다.

4년전 결혼하기 전에 시어머니가 꾸밈비 조로 펜디 백을 사주셔서 잘 들고 다녔구요. 결혼후 석달 후에 제 생일을 맞았을때, 시아버지께서 샤넬백을 사주셨었더랬죠.

이유인즉, 다른 친구분 며느리 맞을때 샤넬백을 해줬다는데, 우리 며느리는 그런거 해달란 소리도 안하고 있어서 생일선물로 주신다며....감사히 받아서 옷장안에 잘 모셔두고 있습니다.^^;

죄송스럽게도 두개 다 회사에 들고 다닐 데일리백으로는 잘 안씁니다.

그 외에도 결혼 후에 신랑한테는 선물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시부모님께서는 당신들 어디 여행가시거나, 무슨 기념일 올때마다 아들 몫은 없어도 며느리 몫은 챙겨주십니다.

회사에 요즘 주구장창 들고다니는 큼지막한 숄더백도 우리 딸 낳고 출산선물로 시어머니가 해주신 명품백입니다.

오늘 굳이 다른 가방을 사주시는 이유도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회사에 하도 그 가방만 들고다녀서 그 정도 크기 가방이 제일 편한가보다, 싶어서 하나 다른거 사줘야겠다고 계속 마음먹고 계셨다네요.

 

어머니께 계속 사양했어요.

저 가방 없어서 이것만 들고다니는거 아니라고. 아기도 있고 회사 업무상 제가 서류 파일을 들고다니거나 업무용 넷북을 들고다닐 일도 있어서 큰 가방을 들고 다니는거라고 말씀드렸지만, 결국 어머니는

'너 이쁜거 사주는 것도 내 사소한 행복이니, 그 행복 뺏지마라.'

라고 하셔서 절 지게 만드셨네요.

 

 

우리 시어머니, 시아버지 참 좋은 분들입니다.

아들이랑 며느리랑 싸우면 꼭 제 편 들어주시고, 하나뿐인 손녀 낮에 잘 맡아서 그야말로 애지중지 금이야옥이야 키워주고 계시고요.

제가 회사에서 승진하거나 뭐 좋은 일 생기면 항상 자랑스럽다고 칭찬해주십니다.

오늘처럼 간혹 회사 근처로 쳐들어(?)오셔서는 백화점에 데려가서 옷을 사주시기도 하고요. 뭐 하나라도 늘 더 해주시고 싶어 하십니다.

시부모님은 아들만 둘, 시댁 전체를 통틀어 신랑의 사촌들도 모두 남자뿐입니다. 우리 딸에겐 고모라는 존재가 없지요.

그래서인지, 시부모님은 늘 제가 딸같다고 하십니다.

특히 어머니는 시댁 험담도, 시아버님 험담(?)도, 시할아버지나 시할머니에 대한 험담도 들어주고 맞장구쳐주는 제가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세요.

우리 시아버지는 친구분들 오시거나 모임에서도 늘 며느리 자랑하십니다. 우리 며느리 예쁘고 똑똑하고 회사에서도 인정받고...(아버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거지요..;;)

 

친정 부모님에게도, 시부모님에게도 저는 여우짓을 못하는 딸입니다만, 그래도 모자란 구석은 모자란 그대로, 내세울 구석은 실제보다 훨씬 많이 칭찬해주시고, 무엇이든 베풀어 주시는 부모님이 또 생겨서 오늘도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이런 보기드문 시부모님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더불어 남편이라는 보기드문 십자가도 같이 지워주셔서 ....참....그렇지만요.;;

 

 

IP : 124.243.xxx.129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9 2:47 PM (220.117.xxx.105)

    좋겄수.......

  • 2. 음...
    '12.10.9 2:49 PM (58.123.xxx.137)

    원글님이 그만큼 해주고 싶은 며느리라서 그러신 거에요. 마음에 드시니까요..
    아마 그 시부모님께서도 흡족하거나 예쁘지 않은 며느리에게는 안 그러실 걸요.
    부러워요~ 내내 행복하세요~~

  • 3. ㅠㅠ
    '12.10.9 2:51 PM (1.241.xxx.43)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거에요..
    심히 부럽습니다..

  • 4. 부럽네요
    '12.10.9 2:53 PM (118.33.xxx.41)

    경제력 있는 분들이 역시 마음도 너그러우신듯
    비싸고 싸고를 떠나..마음이 감사하네요

  • 5. BRBB
    '12.10.9 2:53 PM (222.117.xxx.34)

    이런건 1만원 입금으로 부족합니다 ㅎㅎㅎ

  • 6. 흑흑흑
    '12.10.9 2:55 PM (203.248.xxx.14)

    시부모님께 잘하세요..
    저희 시부모님도 원글님과 거의 비슷했는데 두분다
    몇해전 차례로 돌아가셨어요..

  • 7. ..
    '12.10.9 2:57 PM (121.160.xxx.196)

    부럽네요.

  • 8. 아웅
    '12.10.9 2:59 PM (121.50.xxx.22) - 삭제된댓글

    부러워요..T_T

  • 9. ...
    '12.10.9 3:10 PM (218.236.xxx.183)

    보기드문 십자가ㅠ
    저도 나중에 며느리에게 그리하면 우리아들
    소박 맞을 일은 없는거라 새겨 둘게요...

  • 10.
    '12.10.9 3:10 PM (118.46.xxx.27) - 삭제된댓글

    세상에 이런일이.....ㅋㅋ

  • 11.
    '12.10.9 3:10 PM (175.195.xxx.174)

    너무 부러워요 돈잘벌고 착한남편보가 시댁복많은 사람들이 제일부러운 요즘입니다 ㅠㅠㅠㅠㅠ

  • 12. ㅋㅋ
    '12.10.9 3:16 PM (203.226.xxx.114)

    제목만 보고 돈많은 시댁이겠지 하고 클릭했는데 역시나 ㅋㅋ

  • 13. ...
    '12.10.9 3:16 PM (61.102.xxx.149)

    이쁘게 잘 들고 다니세요. ^^

    제 친구랑 비슷하네요.
    시댁 부모님들의 성품도, 딸 하나 낳은 것도,
    남자 형제만 둘 있는 집에 시집 간 것도요.
    그런데 제 친구도 성품이 참 좋은 아이에요.
    누구 뒷담화 하는 것도 못봤고, 서글서글하구요.
    제 친구처럼 원글님 성격도 좋으실 것 같아요.

  • 14. 왜!!!!!!!
    '12.10.9 3:23 PM (112.148.xxx.143)

    조건은 비슷한데... 울 시댁도 남자만 버글거리는 집이라오... 애들 고모도 없소...
    시어머님이 울엄마께 딸처럼 생각하겠다고도 했는데 딸처럼 편하게 생각해서 부리겠다는 맘이었는지...
    돈이 없으셔서 그렇지 돈 많으셨으면 나도 선물 받았을까요...
    원글님 복이예요... 난 박복해 ㅠㅠ

  • 15. 진정
    '12.10.9 3:35 PM (113.10.xxx.58)

    부럽네요.

  • 16.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12.10.9 3:50 PM (124.243.xxx.129)

    눈치 보며 다시 82들어와서 댓글 보고 있습니다. 저도 복받은 거 맞아요.ㅎㅎㅎㅎ 근데 사실 시댁이 부자는 아닙니다. 노후대책 딱 되어있는 수준이시고...다만 평소에는 절약하시면서 뭔가 사거나 선물하실땐 좋은걸로 하자는 주의세요.
    사실, 제 친구들도 저한테 그런말 많이 해요. 너처럼 시부모님 잘만난 애 못봤다, 우리 시부모님이랑 바꾸자며...; 그럴때 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럼 남편도 같이 바꾸자." 라고.
    그럼 다들 깨갱하며 사양하더라구요.ㅠㅠ
    제 인생의 십자가인 우리 남편...저 여기에 남편 얘기도 몇번 올린 적 있었어요. 그때 정말 베스트 글에 올라갈만큼 많은 분들이 위로해주셨더랬죠.
    겉보기엔 진짜 멀쩡한 남편인데, 저한테는.....하아;;
    시어머니가 언젠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당신 아들(제 남편)은 가만 보니, 저에게 경쟁심을 느끼는 것 같답니다. 여태 집안의 종손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고, 특별히 그 기대에 어긋난 적 없이 비교적 좋은 학교 나와 좋은 직장 들어가서 무탈하게 살던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자꾸 제 약점인 살림(?) 같은 걸로 끊임없이 절 괴롭히는 것 같다고.....
    친정엄마가 그러시지요. 산좋고 물좋고 정자좋은데 없다구요. ㅠ

  • 17. 전생에
    '12.10.9 3:51 PM (218.236.xxx.4)

    무슨 덕을 쌓으셨나요......
    무슨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네요......

  • 18. ..
    '12.10.9 3:59 PM (175.117.xxx.210)

    진짜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스토리네요.. 제가 그리던 시부모님의 모습이네요...ㅎㅎ
    부럽습니다~

  • 19. 부럽네요
    '12.10.9 4:10 PM (222.236.xxx.73)

    입금하세요
    이번 추석에도 한바탕하고 온 저로써는 정말..진심 부럽습니다.
    아무리 잘 해드려도 기억도 못하시고 다 못마땅하다는 시어머니도 있네요

  • 20. 원글이
    '12.10.9 4:13 PM (211.234.xxx.153)

    댓글보니웃끼기도하고
    부럽기도하고 ㅋㅋ

  • 21. 태양의빛
    '12.10.9 5:02 PM (221.29.xxx.187)

    대화 내용으로 파악하건데, 아주 좋으신 분이네요. ^^ 왜냐하면 며느리에게 초반에 잘 해두고 그만큼 받으려고 하는 분들이 결코 공짜가 아닌 대가성 선물을 안기는 경우도 있는데요. 님의 경우는 해당이 안되보여요. 있다고 다 며느리에게 베풀지는 않아요. 베풀면서도 거만한 경우도 있구요. 님의 경우는 가족같은 느낌이 들어요.

  • 22. 감히
    '12.10.9 5:28 PM (219.250.xxx.206)

    저희 시부모님에게는 꿈에도 꿔보지 못할 일들이네요

    그렇지 않아도 방금전
    결혼 초부터 시어머니께 폭언들은것들이 떠올라 삭힐려고 와인한잔 하고 있는데 ㅜ.ㅜ
    저는 저희 시어머니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정말 싫어서요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고 노력해도
    사람 싫은건 어쩔수 없나봐요

  • 23. 올리
    '12.10.9 5:31 PM (59.6.xxx.1)

    입금하셔야것네요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보다
    부러워요 전 제가 사드려요

  • 24. 무지개1
    '12.10.9 5:54 PM (211.181.xxx.31)

    히히. 좋은 시어머니가 여기 또 계시네요
    저희 시어머니 생각나요
    전 가방 욕심이 별로 없어서,,(결혼할때 샤넬 받고 나니깐 그 이하는 어떤 가방도 그닥 사고픈 마음이 안듬.. 이제 몇십년쯤 후에 에르메스만 하나 사고픈 마음ㅋ)
    어머님이 생일선물로 백 사주신다고 하셨는데 그냥 가만있었더니 현금으로 주시더라구요
    추석때 여행갔다왔는데 그돈으로 여행비로 잘 썼어요
    더 감동이었던 건 갔다와서 공항에서 전화드렸더니 저녁하기 싫을텐데 갈비탕 사다 경비실에 맡겨놓는다고 해서
    경비실에서 찾았더니 갈비탕+밥+깍두기 + 어머님이 하신 반찬+과일
    완전 푸짐하게 먹고 인증샷 찍어 보내드렸어요 ㅎㅎ
    감사하며 행복하게 잘 살자구용!!

  • 25. ~~
    '12.10.9 8:28 PM (59.19.xxx.237)

    님, 복받은 분이시네요.
    감사하며 재미나게 사시면 그걸고 만족하실 어른들이시네요.
    실은 저희 시어머니도 좋은 분이셨어요. 60초반 아깝게 돌아가셨지만...그렇다고 뭐 가방 사주고 그런건 아니었고 마음이 따스한 분.
    지금 시아버님 한 분이시지만
    항상 너희끼리 재미나게 살아라 ~~하시는 인자한 분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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