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보니, 어릴 때 절 많이 때렸던 엄마가 원망스러워요.
어렸을 때 엄마한테 무척 많이 맞고 컸어요.
6살때, 엄마가 장난감 시계로 이게 몇시야? 응? 하면서 시간을 물어봤는데
몇시인지 모르겠는거에요.
엄마 입장에서는 장난감 시계로 시계 보는 법을 여러번 가르쳐줬는데도 시간을 잘 모르겠으니
열받았을수도 있겠지만..
암튼 시간을 모른다고 엄마한테 흠씬 맞고
집에서 쫒겨났었어요.
어렸을 땐 그 장난감 시계가 장난감이 아니었어요.
공포의 대상이었지..
아파트 우편함 옆에서 훌쩍이고 있었는데
아직도 해질녘의 그 노을이랑 밀려오던 서러운 감정이 선합니다.
주변 지나던 아줌마들은 왜 거기서 울고 있니? 하면서 물어봤는데
어린 마음에도 무척 부끄럽기도 했고, 좀 도와줬으면 .. 하는 마음도 있었구요.
그러다가 퇴근하시는 아빠를 만나서 묻어서 들어왔었지요.
초등학교 4-5학년때는
시험을 못봤다고
엄마한테 계속 두들겨 맞았어요. 뭐 항상 공부 못하면 맞는 게 일상이었지만요.
얇은 쇠철로 된 옷걸이를 펴서 때리던지, 아니면 빗자루..
아무튼 그날은 빗자루로 계속 맞고 있었는데..
그 이전까지는 맞는게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는데
그 날은 어느 순간 맞다보니 하나도 안아프더라구요.
정신이 멍해지면서..
그래서 때릴테면 때려라.. 하고 울면서 멍하게 있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엄마가 빗자루로
무릎을 정통으로 치더라구요.
너무너무 아파서
나 더 이상 안맞을거야!! 악... 하고 비명을 지르면서
울면서 절뚝절뚝 나갔었는데...
그 기억도 생생하구요.
놀이터도, 어린 시절엔 너무 가고 싶었는데,
가면 엄마가 공부 안한다고, 못된 친구들 사귄다고, 거기 가면 노는 것만 좋아한다고 한번도 못가게 했었지요.
자라나면서 한번도 엄마를 원망한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저보다 덜 맞고 자란 동생이 엄마를 원망했으면 원망했지...
엄마는 항상 둘을 떄리면서도 니가 누나니까 책임이 있으니까 더 맞아! 두배로 맞아 이런 주의였었거든요.
근데 제가 아이를 낳고보니,
저 조그맣고 귀여운 애를 어떻게 그렇게 때렸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운 거에요. 이해가 안가기도 하구요.
언젠가 엄마한테 나는 아이는 공부로는 절대 푸쉬 안할거다..
아이는 그냥 맘 껏 놀리고, 행복하게만 해줄꺼다.
라고 이야기했더니,
엄마는 그게 자기 교육방식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막 화를 내면서 그러면 애는 공부도 못하고 제대로 클수도 없고, 심지어 시집도 잘 못갈거라고..
니가 그렇게라도 된게 엄마 아니면 가능했을 거 같냐고.
넌 엄마가 이렇게 케어 안했으면 대학도 제대로 못갔고,
심지어 남편도 잘 못만났을 거라고 해요..
(전 신촌의 모 여대 나왔구요. 남편은 전문직이긴 해요
제 모교에 대해 자부심은 전혀 없는데..그냥 평범한 인서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엄마는 제가 그 대학을 나와서
제가 시집을 갈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해요...
성격적으로 애교도 없고 무뚝뚝한 편이라서 남자도 잘 꼬이지 않는 편이었고요)
엄마가 절 때린 것을
지금 생각하면 꼭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었을까..
란 생각을 해요.
그리고 어릴 때 많이 맞고 혼나고 그래서인지
지금도 전 성격이 소극적이고 조금은 기가 죽어 있는 편이에요.
제 애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렇게는 키우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엄마는 진짜 서운한 듯 화를 많이 내고
손녀를 그렇게 키우는 것을 용납 못한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데,
왜 제 육아 모토까지 그렇게 핸들링하려는 지 이해가 안가요.
저같은 경험 있으신 분들.. 혹시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