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달에 한 번 남편의 생리.

징하다. 조회수 : 1,862
작성일 : 2012-10-08 08:46:19

남편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 집으로 가져오나요?

다들 어떻게 푸세요?

 

제 남편은 45세 이전 무렵까지는 밖의 스트레스를 집에서 소리소리 지르는 걸로 풀더라구요.

싸우기도 하고, 하소연도 하고, 울어도 보고, 제발 그러지 말고 밖에서 풀고 오라고,

그러면 한다는 말이 자기가 바람 피는 것도 아니고, 도박 하는 것도 아니고

지극히 성실하게 사는데

그 깟 신경질이 대수냡니다. 제가 그걸 받아 줘야 한데요.

목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

진짜 기 빨리는 느낌 드는데.

 

애들도 어리고, 경제적 자립력도 없고, 기댈 친정도 뭐, 힘이 안되주고.

그리고 애들 뺏길 확률이 거의 100% 라서

애들 옆에 있고 싶어서,

또 애들 아빠가 매우 비교육적인 사람인지라,

온갖 화풀이 애들한테 다 할까봐

그래서 꾹 참고 살았어요.

이혼 충동 누르고 가끔 좀 안죽어주나 하면서요.

그래도 매일 나쁜 날은 아니긴 하니까 살아왔지요.

 

나이들면서 성질이 좀 죽더라구요.

사회 생활하면서 조금씩 배우기도 하고요.

여전히 제 성에는 안찹니다만,

그래도 가족 위해서 애쓰니까 고맙고, 

좋은 점 바라보면서 살려고 노력했고요.

 

요즘 애 아빠가 집에 수험생도 있고, 해서 많이 참더라구요.

평소에 큰 소리로 온 집안 쩌렁쩌렁하게 울리게 말하고,

티비 소리 엄청 크게하면서 온갖 소음 공해로 스트레스 푸는데

그걸 못하거든요.

집에는 자기가 번 돈 뺏어가는 듯이 보이는 과외 샘들 들락거리고,

애는 성적이 시원치 않고,

딴에는 그 성질에 많이 참긴 하는데

집안에 평화가 온 듯이 보이지만,.

한 달에 한 번 매주 첫째 주 주말에 아주 발광을 합니다.

사소한 일이 도화선이 되서 폭발합니다.

어릴때 아마 억울하게 비난받고, 두들겨 맞고, 많이 혼나면서 자랐나 보더라구요.

사랑도 많이 받기는 했는데

시어머니가 시집살이 스트레스를 시할머니 사랑을 독차지하고 큰 남편한테 많이 푼듯.

그래서 별거 아닌 것 처럼 보이는 일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고 폭발해요.

얘기를 들어보면 나름 이유는 있긴 한데

꼭 그런 식으로 표현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요.

 

남자들도 정신적인 생리를 한다지요?

제가 관찰을 주욱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한 달에 한 번 폭발하고, 본인은 스트레스 풀리고,

 

저는 둘째치고,

애들이 진짜 멘붕 오더라구요.

큰 애 스트레스로 이틀 날리고,

작은 애는 특히나 예민한데, 밖으로 며칠 돕니다.

집에 있기 싫대요.

얘는 열심히 놀고 열심히 운동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주 반듯한 애거든요.

아빠가 엄마한테 소리소리 지르는게 매우 힘든가보더라구요.

밤에 자다가 헛거도 보고 그러는 것 같아요.

마음이 얼어붙어서겠지요.

 

대화요?

우리 둘이 대화가 안통해요.

제가 말하면 화내기 때문에 대체로 일방적으로 남편이 떠들어요.

그래서 제가 마음 편하게 말을 잘 못해요.

해석을 너무나도 저와는 다르게 해서.

사고 구조가 진짜 달라요,

그래서 저는 남편하고 같이 노는게 제일 스트레스 쌓여요.

같이 산책도 하고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이 사람하고 노는 스타일이 달라서요.

이 사람은 끝장을 볼때까지 놀아야 하거든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같이 산책하면 저 멀리 뛰어갑니다. 걷기가 갑갑한가봐요.

짜증나요. 그리고 따라 다니기도 힘들고요.

하지만 취향이 다르니 어쩔수 없다고 쳐요.

 

친구들과도 나이 들면서 자꾸 부딪히니까, 대체로 일년에 한 두번 만나는 걸로 관계를 정리하고 집에만 있어요.

놀 사람이 저 밖에 없는데

저랑도 잘 안맞으니까 제가 두 번에 한 번은 정말 피하고 싶네요.

좀 안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대체로 받아주려고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저렇게 정나미를 떨어뜨려 놓으니,

 

정작 본인은 스트레스 풀려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출근하는데

어찌나 꼴 보기 싫던지,

 

최소한 아이들이 충격 받는 거라도 알게 해 주고 싶은데

자격지심과 피해 의식과

저와는 너무나도 다른 가치관 때문에 어찌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IP : 124.111.xxx.22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얘기
    '12.10.8 9:16 AM (121.146.xxx.153)

    내얘기인줄 알고 로그인합니다.
    저랑 모든 상황이 비슷하네요.
    아이들만 잘 챙길려고 합니다.
    애들도 머리가 크니 대화를 잘 안하려고하지만
    어쨋던 일부러라도 안으려고 하고
    대화를 시도합니다.
    아ㅃㅏ보다는 그래도 마음을 조금씩 열더군요.
    애들은 지네들을 사랑안한다고 생각하더군요..
    마음을 읽어려고 노력중이에요. 에고 횡설수설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160 나이꽉찬 딸한테. 12 ........ 2012/10/14 7,587
164159 셋팅말고 구불구불하면서 볼륨감느껴지는 예쁘게살자 2012/10/14 1,555
164158 아이가 수시에서 떨어졌어요. 6 우울 2012/10/14 3,277
164157 랑방백 어떤가요? 4 천고마비 2012/10/14 2,454
164156 교통사고가 났는데 환자 대처법 알려주세요 2 교통사고 2012/10/14 1,186
164155 걸어서 출퇴근할 때 매연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방법 있을까요?.. 1 .. 2012/10/14 1,013
164154 손연재 미스터리한 외모 53 무보정 2012/10/14 19,328
164153 요새 국물멸치 중에 아무맛도 안 나는게 많네요. 왜 이럴까요 6 이게 뭔일 2012/10/14 1,891
164152 김무성, 文·安 정조준.."폐족 친노·아마추어 정권, .. 7 .. 2012/10/14 827
164151 상한 계란 버리는 법... 4 캔커피 2012/10/14 24,179
164150 국공립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시는 부모님들.. 안심하십니까? 당당하게걷기.. 2012/10/14 1,357
164149 알부자님 긴급소환합니다 2 킬리만자로 2012/10/14 992
164148 내가 아는 제일 웃기는 애기해봐요 191 즐주말 2012/10/14 61,919
164147 껍질있는 은행이요~~ 5 어떻게 2012/10/14 855
164146 신월동에 사는데 왜 목동에 산다고 할까요? 46 촌사람 2012/10/14 11,168
164145 일산-동네빵집 추천해주세요! 6 하하 2012/10/14 2,834
164144 진정한 친구란? 넋두리 좀 할께요. 3 ... 2012/10/14 1,860
164143 심상정의 대선출마 선언에서 와닿지 않는 부분 4 !!! 2012/10/14 1,206
164142 인사 잘 하는 방법?? 1 인사 2012/10/14 758
164141 '골목상권 침해'라는 개념에 대해 6 ㅠㅠ 2012/10/14 1,088
164140 13년 사용한 통돌이 세탁기가 사망했는데 뭘로 살까요? 6 우거지된장좋.. 2012/10/14 2,095
164139 축의금이 없어지기도 해요 5 저번에 2012/10/14 1,789
164138 김충원의 미술교실 컴맹 2012/10/14 838
164137 호텔숙박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10 josua 2012/10/14 2,189
164136 제가 고정닉 쓰는이유 3 루나틱 2012/10/14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