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가 낳았습니다.
상황은 좋으나, 그냥 자식이 싫고, 내 dna가 싫고,
경제적으로 한없이 안정되어있으나 인생이 버거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아이를 낳았습니다.
제가 아이를 낳은 친구에게 질문한적이 있습니다.
자식을 키워보니 부모의 의무소홀이 이해가 가냐고.
뭐 대답은 정학히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생각하는 의미에서 yes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이제 막 '엄마'하고 울면서 '밥줘'라고 의사표현하는 아가를 키우고 있어서
이르지만,
그래도 또 이순간이 잊혀지기전에 말씀드린다면...
-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 누군가에게 눈물나도록 예쁜 존재였었겠구나
- 내가 기억하는 그 시간 동안 내가 아프고, 다치지 않아서 지금도 무사히 살아있다면
누군가가 나를 위해 잠도, 아픔도 잊고 최선을 다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 내가 부모가 교양없다고 싫어했던 그 시간 아주 오래 이전에
나는 똥도 오줌도 못가리고 식사시간에 방구도 끼고 그랬었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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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삶에 대한 나의 의무는 모르겠습니다.
자식을 낳으면서 "내 인생 아니니깐 태어나라고 해.
나는 안 태어나는게 좋지만, 내인생 아니잖아."
어쨋거나 고통으로만 기억된 내 인생 말고도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떤 사랑받던 시간이 있었을꺼라고 믿으니,
부모의 억압, 요구 그 오랜 이전엔 나 존재만으로도 사랑받던 시절을 느끼니
스스로 치료되는 느낌이 듭니다. (전부는 말고 어느정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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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리고 애를 낳으니
머리가 흐릿해지고 (예전에 논문을 미리 찾아 읽은적이 있는데 호르몬때매 척추 시냅스 연결이 적어진대요)
-> 머리가 나빠지는게 아니라 흐릿해져요.
바보는 내가 바보인줄 모른다죠. 좀 그런 증상...
아이를 낳을까 말까, 내 인생은, 삶이란,... 머 이런거
그냥 머리속에 어디에 있었는지 찾기가 힘들어요.
매일이 서바이벌,
몸이 힘들면 생각할 시간도 없고
철저한 자기관리도, 생활원칙도 안드로메다로.
예) 임신전엔 전자렌지로 음식뎁혀먹은적 없어요.
그러나 이젠 햇반을 하도 먹어서 특유의 향이 너무 역해요.
나중에 어쩌던가 오늘을 살고 봐야겠으니... 그냥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