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하고 아침에 대판 싸웠습니다.
제가 참았어야 하는건지.. 아니면 이런 남편의 성격은 고칠 수 없는건지. 그냥 안고 살아야 하는건지 인생 선배님들께 질문 드립니다.
뭐라 말할까요?
남편은 성격이 아주 급하고, 혈액형학이라는게 다 거짓말이라하지만 정말 트리플 A형입니다.
뭐든지 자기 계획대로 정해져야 하고, 미리미리 계획이 세워져야 합니다.
자기가 맞춘 기준이나 TV등에서 나온 건강 상식등은 철썩같이 믿으며 그대로 실천해야 하는 스타일입니다.
사람도 자기 맘에 안들면 마구 욕합니다. 분노 조절도 안되는지 조금만 수틀리면 버럭 합니다.
4살애한테도 자기 말을 한두번 말해서 안듣는다고 확 화를 내거나, 욕을하려고 합니다.
(제가 워낙 싫어하고, 못하게 하고 이런 일들로 크게 싸움을 해서 요즘은 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아이가 말을 안듣는게 당연한거고, 한번 말해도 잘 못알아 들으면 이해할때까지 얘기하거나 딴데로 환기를 시켜야할텐데.. 그럴 참을성이 없습니다.)
뭐든지 얘기를 꺼내놓으면 부정적으로 얘기합니다.
내가 회사의 어떤 사람의 이러이러한 면이 싫다 그러면 "그럼 그 사람하고 상대하지마, 얘기하지마" 이럽니다.
오늘 발단은 이렇습니다. 저희는 맞벌이라 친정엄마가 출산 휴가 3개월때부터 지금까지 만 3년 넘게 아이를 키워주시고 계십니다.
4살에 되면서 어린이집에 다니고, 그전에는 집에서 전적으로 봐주셨죠.
그 와중에도 저희 집 김치며, 간간히 장 봐주시고, 사위 좋아하는 음식(동그랑땡 같이 손 많이 가는..)도 추석이라고 해주시고,
밑반찬이며 다 해주십니다. 제가 엄마한테 시세에 비슷한 돈도 드리고 있구요.
남편도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 저희 친정엄마 모시고 맛있는거 먹으러 간다거나 물질적으로는 잘 해드립니다.
발단은 추석때 엄마가 사골국을 고와 오셨습니다. 남편은 성장이 빠른 딸한테 그게 먹이기 싫었나 봅니다.
엄마가 사골국을 아침으로 애한테 준다고 하셨는데,
"아휴 그거 나빠요. 어제 뉴스 보니 콜레스테롤 높은 사람이랑, 영양 과다인 사람은 먹이지 말라고 하던데요"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저는 이렇게 매사에 부정적이고 자기 기준으로만 판단하는 신랑한테 질려 있던 터라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 싸웠습니다.
저희 요지는 힘들게 반찬해주시고, 고생하는 엄마한테 자꾸 그런식으로 얘기하지 말아라인데,
남편은 그럼 친정엄마 그만 오시고, 시어머니 오셔서 봐주시라 하자. 이럽니다.
시어머니 연세도 연세이지만, 집에 계시면서 이제껏 김치 한번, 반찬 한번 제대로 해주신적 없습니다.
남편과 같은 기업의 맞벌이로 고생하고, 친정엄마가 집을 왔다갔다 하면서 애를 봐주셔도 뭐 한번 국이나 고기라고 재서 주신적 없습니다.
(몇번 남편 좋아한다던 무말랭이 3번 정도 받았네요) 추석이나 제사 끝나고 받아온 음식은 나물 3종류(많이해서 남은거) 주십니다.
물론 그외에 과일이나 마늘, 양파등등 생재료는 많이 사시면 나눠 주시지요.
(이런걸 서운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각자가 사는 방식이 있으니, 저희에게 음식 안주시는 거고 하지만 사실 비교는 되죠)
항상 이런 방식이니 기운이 빠집니다.
옷을 사입히면(주로 거의 저희 친정엄마가 사주십니다.) 너무 낀 옷은 입히지 마라, 헐렁한 것만 입혀라.
이 옷은 왜 잘 안들어가냐 위에좀 찢어라...(자기가 애 옷입히다 안들어가면 성질 급하니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향이 시댁 성향입니다. 시댁가면 애 옷입히는거에서부터 장난감 사주는거 까지 계속 한소리 하십니다.
옷을 춥게 입힌다고, 덥게 입힌다고, 치렁치렁한 옷 불편하다고 계속 얘기하십니다.
자전거 사주면 왜 자리 좁은데 사주냐 그냥 있는거 가지고 놀려라... 등등
TV에서 뭐 봤는데, 애들 장난감 금속있으니 사주지 마라,
음식 짜게 먹이지 마라. 우리는 간 하나도 안한다. 등등...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정말 왜 그러실까요? 그냥 봐주시면 안되는건지..
남편욕하다가 시댁얘기까지 흘러 나왔지만, 하여튼 남편과 시댁의 이런 화법에 저와 친정 엄마는 지쳐갑니다.
저와 친정 엄마가 너무 예민한걸까요? 악의없는 말들이니 그냥 참고 있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