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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10월 5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760
작성일 : 2012-10-05 07: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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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 겨울잠에 든 사이       
곰의 배에 구멍을 뚫는 거다       
생수회사 쇠파이프로 땅을 파고들듯       
그렇게,       
요란하겐 말고       
잠든 곰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구멍 속에 빨대를 꼽고       
쓸개즙을 쪽, 쪽 빨아먹는 거다       
정력엔 역시 곰쓸개가 최고       
이 힘으로 고속도로를 뚫은 우리들이 아니던가       
온 천지에 빨대를 꼽은 우리들이 아니던가       
중간에 혹 곰이 눈을 뜨면 친절하게 사정 설명을 하자       
별 일은 없을 거라고, 당신의 쓸개즙이        
병든 우리를 구원할 거라고       
그렇게 위기를 잠시 모면해 보자       
머리를 긁적이던 곰이 어디 한두 번 속아왔냐       
가슴을 치며 화를 낼 수도 있겠지       
미심쩍다는 듯이 굴속으로 들어가 버틸 수도 있겠지       
자, 이때를 위해 꿀을 준비해 두는 거다       
곰이 환장할 꿀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동안       
마음 놓고 쓸개즙을 빨아먹는 거다       
멍청한 곰은 곧 잠이 들고 말거니까       
올 겨울은 왜 이렇게 길까,       
눈도 오지 않는데       
제 몸이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다시는 깨어나지 않는 겨울잠에 들고 말 거니까


   - 손택수, ≪곰을 위한 진혼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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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운하(이름만 바뀐) 반대와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한 시인 203인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에서 발췌했습니다.

 

 

 

 


2012년 10월 5일 경향그림마당
http://img.khan.co.kr/news/2012/10/04/20121005_kim.jpg

2012년 10월 5일 경향장도리
http://img.khan.co.kr/news/2012/10/04/20121005_jang.jpg

2012년 10월 5일 한겨레
http://img.hani.co.kr/imgdb/original/2012/1005/134935304690_20121005.JPG

2012년 10월 5일 한국일보
http://photo.hankooki.com/newsphoto/2012/10/04/alba02201210042028350.jpg

 

 

 

쩌리가 되어가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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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배, 민중은 물이다. 물은 큰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엎기도 한다.
                                                                                                                                                        - 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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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02.76.xx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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