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가족들과 모처럼 삼겹살을 먹고 일찍 잠이 들었어요. 이러다 3-4키로 늘어서 가는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흔하게 먹을 수 없는 건 모조리 찾아먹는 중 입니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또 냥이 소식을 전하는 이메일이 많이 와 있네요.
줄무늬 태비 암놈 '솔'은 내일 좋은 주인 찾아가기로 되어있대요. 돌봐주는 동료 에이미가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친구가 입양하고 싶다고 해서 내일 데려다 줍니다. 제가 사는 곳과는 약 2시간 떨어진 곳인데 북쪽에 위치한 곳이죠.
그리고, 다른 여자가 제가 낸 동네 신문광고를 보고 입양하고 싶다고 며칠전 부터 연락을 해 왔는데, 아파트에서 아이들 둘과 살고있다네요. 이메일이 chickasaw인걸로 보아, 직장은 그런대로 아주 나쁜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있겠지만요. 근데 아파트에서 동물을 못키우게 한다고 하면서, 뭘 좀 더 잘 알아보고 다시 연락주겠다고 했는데, 흰발태비 '시'를 원하네요.
그리고, 또 옆집 지니가 아는 사람이 흰발태비를 입양할지 모른다는 이야기와 함께, 검은냥이도 혹시 같이 데려갈지 모른다고 하네요..하루아침에 이렇게 입양 소식이 줄줄이 달릴 줄이야..
입양이 안되면 다음주 토요일엔 눈물을 머금고 친구가 동물보호소에 데려다 주기로 했었거든요. 그곳에서 돈을 받고 입양을 책임져 주기로 했었어요. 제가 계속 데리고 있으면 몸은 점점 커지고 입양확률이 줄어들어서요.
보호소에 데려다 주는 건 정말 피하고 싶었던 일이고, 제가 데려다 주긴 너무 마음이 안 좋아 한국 온 사이 친구를 통해서 그렇게 하려고 한 거 거든요. 물론 저 친구도 우리집 냥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자기도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지만 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친구라 소위 총대 매기로 한거였죠. 그런데 이렇게 입양이 잘 풀리면, 한두마리 남으면 계속 데리고 있으면서 입양처를 찾아볼까 생각중이예요.
잘 하면 적어도 3마리는 입양 갈 듯 해요. 한마리는 확실하구요.
Leo녀석은 에이미와 조금 친해진 것 같아요. 친구를 보고 밥달라고 우나봐요. 이 녀석이 아무에게나 밥달라고 저렇게 울지 않거든요. 피하느라고 바쁘지. 근데 제가 오기 전날, 목걸이와 인식표가 없어졌더라구요..그래서 급한김에 나비 목걸이를 해 주고 왔는데 또 잃어버렸나봐요. 최근 동네 길고양이들이랑 싸우는 거 같지는 않은데 왜 자꾸 없어지는 지 모르겠네요.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보통 목걸이가 싫으면 바로 발버둥 치거나 긁거나 하는데 목걸이 해 주고 거의 일주일 정도는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길냥이 치곤, 보미나 레오나 목걸이 처음 해 줄 때 다 얌전했어요. 보미는 마치 늘 했던 것처럼 늘 잘 하고 다니죠.
저번에 한국 올 땐, 길고양이로 막 제 집에 들어왔던 우리 나비가 그렇게 신경이 쓰였었어요. 이 녀석을 발견한게 11월 초 였고, 제가 한국방문한게 12월 중순이었는데 새 주인을 찾다 찾다 못 찾고, 제가 없는 동안 친구집에서 친구가 한달간 봐 주기로 했었거든요. 그 때, 아직 제 고양이로 마음에 정해두지 않은 상태였는데 (사실 속마음은 이미 내 고양이가 될 확률이 컸죠), 짐을 챙기는데 그렇게 옆에와서 장난치고 놀았어요..
그러더니 이번엔, 짐을 챙기는데 또 보미 새끼들이 어떻게나 방해를 하는지요. 이번엔 다섯마리가 옆에와서 그러니 정말 정신이 없었죠..앞일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녀석들이 그러니 마음이 더 안 좋았어요.
더 좋은 소식을 기대하면서,,아침 커피나 한잔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