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8년 차입니다.제법 잉꼬부부라고 생각했지만..
며칠 전 부부싸움을 했지요.
처음에 싸움이 시작되기 전엔 이런 저런 잔소리며 변명도 하지만
본격적인 큰소리가 나오려고 하면 언제부턴가 제가 입을 닫았어요.
아이들이 들으면 좋지않을거고
같이 열내면 감당 못할것 같아서 속으로 꾹 참고 일단은 듣고 있는 편이죠.
같이 열을 내니간.던지고 깨지는 것도 있고하다보니.. 재산상(?)의 손실도 있고 ,,ㅋ~~
분위기 너무 험악해지기도 하니간..조용히 일단은.
그러면 남편은 제게 무슨 선생님이 학생 나무라듯 해댑니다.
듣고 있으면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구요.
그렇게 남편이 한 소리 해대고 난후엔 저는 저 할소리만 하고는 들어가 잡니다.
그리곤 며칠 냉전이죠...남편은 이런 냉전을 무지 싫어하구요.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곤 꼭 사랑한다는 말을 미안하다는 잊지 않는 남편이지만.
싸울수록 저는 속으로 쌓이는게 많나봐요.
냉전의 기간동안 ...내 나중에 아이들 다 결혼시키고 이혼할거다.라는 생각이 부글부글
그리고 그동안 18년 동안 싸울동안 격했던 부부싸움들이 너무 생생하게 생각나요.
그리곤 애정이 팍팍 식어요.
며칠 전에도 저보고 말대답이 길었다 이거죠.
미안하단 말 한마디면 되는데 자꾸 변명을 했대요.
제가 멸치 우려내고 찌끄러기는 버리고 냄비를 씻지 않고 깨끗한 냄비에 포개두었어요.
며칠 살림을 안한 명절 마지막날 우연히 부엌에 갔다가 알게되고
평소에 깔끔하지도 않은 남편이지만 씻지 않은 냄비 비린내에 확 짜증이 난거죠.
저는 어머....멸치는?(버린줄도 생각이 안나는 상태)
멸치는?버렸나?
그리고 짜증내는 남편에게 "뭐 내가 알고도 냄비를 그냥 둔것도 아니고 정말 깜빡한거야"하니간..
이런식의 대화가 몇번 오고간후(이때까지도 싸움이 아닌 일상의 잔소리)
어떻게 그렇게 1초도 안돼서 그런 말들이 줄줄~~나오네요.저보고 말 잘한다는 거죠.
그냥 미안하단 한마디만 하면 될걸 무슨 변명을 그리하네요..
그리곤 남편이 확 화를 내고 젓가락을 싱크대로 던졋는데
안에 남겨있던 플라스틱 계량컵에 맞았고 컵이 금이 갔더군요.
제가 이땐 화가 나서 금간 컵을 다시 들어서 싱크대에 던지곤
잘한다..이것도 부셔졌네..했죠.
그리곤 남편의 잔소리..
저보고 말대답이 즉시로 튀어나오는건 뭐 어릴적 부모님의 억압속에서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런거갔다나..
남편은 잔소리 해대고 저는 막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고 듣고만 있었네요.
저 며칠 말 안하고 있다가
어제 그랬네요.
내가 원래 말없는 성격인데(정말 그랬음..별명이 곰) 아이들 키우면서 아이들도 밝고 명랑하게 자라면 좋겠고
집안 분위기도 좋게 만들려고 우스게 소리 푼수 같은 소리도 하곤 했는데
그런 내 노력이 너무 과장되어서 이젠 말 많은 사람이 되고 일상적으로 시작한 대화도
당신이 기분 나쁘면 말대답이 되는 상황이 된것 보니..
내가 아주 가벼운 사람으로 보였나보다.이번 당신의 말은 나에게 어떻게 해야하나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했죠.
속으로 불이 쌓이는게 느껴집니다.
어제는 혼자 바람쐬러 갔어요.
이 남자 날 가마니로 아는 걸까요? 자기 직장의 아랫사람 잡듯이 하네요.
20년 가까이 살아왓는데도 싸움은 매번 힘들고 아직도 이러네요.
정말 애정이 팍팍 식고..딸에게 결혼을 권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부부싸움 슬기롭게 이길 방법없나요?
남편이 참 보기 싫내요.
남편 마음도 아프긴 할가요?
남편은 싸움 후엔 늘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하고 말도 걸고 살랑살랑하지만..거기에 한번만 호응해 주면 되건만
갈수록 잘 안돼요.
남편은 싸움후에 서로를 알아가고 땅이 굳듯이 ...뭐 그렇고 그렇게 생각하지만..
전 싸울수록 정이 팍팍식고 격렬했었던 과거의 싸움들이 생각나 괴롭구요.
미래의 복수를 꿈꾸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