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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희집 세탁기가 죽었어요 ㅠㅠㅠㅠ

슬퍼 조회수 : 3,960
작성일 : 2012-10-03 15:04:55

12년 된 파란색 통돌이인데요.

 

그간 한번씩 빨래 탈수할때 뭉치면 혼자 못 돌려가지고

삐삐삐삐 구조 요청을 하긴 했지만, 그때마다 가서 손으로 풀어주면 다시 잘 짜놓고 했는데..

 

오늘 며칠 모아두었던 빨래 한 통 고스란히 다 돌리고

한 통 더 하려니까 전원 자체가 안 돌아오면서 ㅠㅠㅠㅠㅠ 애가 의식을 못 찾아요.

저희집 한창 힘들때부터 이제 살림 피기 시작하는 지금까지.. 함께해왔는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중간에 안 멈추고 고스란히 지 빨래 다 해놓고 죽은 거 보니까

막 짠하면서 불쌍한 거 있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맙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희집 살림들이 대체로 다 오래되긴 했는데, TV 냉장고 세탁기..

생각해보니까 다른 애들은 그냥 켜져있기만 하면 되지만

얘는 막 돌려야되지 짜야되지 제일 힘들었을 거 같아요.

 

일단 공휴일이라 수리여부도 내일이나 되어야 알겠는데

아마 수명이 다 됐지 싶어서.. 아 마음이 좀 그러네요. 안녕 세탁기야 ㅠㅠㅠㅠㅠ

IP : 122.37.xxx.113
3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2.10.3 3:06 PM (180.64.xxx.58)

    저희 집 가전제품들은 생전 아프지도 않습니다.
    가끔은 새거로 바꾸고 싶을 때도 있는데 아프지도 않는 녀석들을 내다 버릴 수도 없고
    그래서 용량 작은 그대로 쓰고 있어요.

  • 2. 저는
    '12.10.3 3:08 PM (115.139.xxx.23)

    96년식 세탁기를 아직도 잘 쓰고있는..ㅠ

  • 3. ㅇㅇ
    '12.10.3 3:10 PM (219.249.xxx.146)

    원글님이랑 같이 슬퍼해드려야할 것 같은데
    전 왜케 웃기지요? ㅋㅋㅋ 중간에 안멈추고 지 빨래 다 해놓고 죽었다는 부분에서
    혼자 ㅋㅋㅋ 넘 재밌게 쓰셨어요

  • 4. .......
    '12.10.3 3:10 PM (112.151.xxx.134)

    저도 오래 사용한 가전을 버려야할때...
    서운하고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고맙고 미안하고 .......
    한번은 전기밥솥이 고장났는데 수리비가
    십몇만원이 나왔어요. 고치느니 그냥 새거 사라고
    수리센터에서 권하는데.....
    많이 힘든 시기에 니가 밥해줘서 그 힘으로 살았는데
    싶어서 ... 그 돈주고 수리받아서 한참 더 썼네요.

  • 5. ..
    '12.10.3 3:17 PM (1.225.xxx.46)

    제가 재주가 좋으면 弔세탁기文 이라도 하나 지어드릴텐데..

  • 6. 부럽
    '12.10.3 3:18 PM (1.241.xxx.196)

    축하드려요. 세탁기 장만하시겠네요. 부럽..14년됬는데도아직 멀쩡해서 바꾸고 싶어도 못바꾸고 있음.쎈서를 팍 내리쳐봐도 말짱..

  • 7. 원글
    '12.10.3 3:19 PM (122.37.xxx.113)

    밥솥이야기 너무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좋은 주인분 만나서 밥솥도 더 오래 살고 고마웠을 거예요.
    그리고 첫댓글님, 안 아플때 잘 해주세요. 전 이번에 세탁기 멈추고야 알았는데
    그간 통 안 닦아줘서 애가 꾀재재하더라고요. 먼지 닦아주면서 더 미안... ㅠㅠㅠ

  • 8. 원글
    '12.10.3 3:19 PM (122.37.xxx.113)

    그러지 마세요 저도 살아있을땐 아 바꾸고 싶다 우리 집 살림은 고장도 안 나 막 그랬는데
    막상 죽으니까 뭔가 모르게 죄책감이 들고 미안해요. 그간 고마움을 몰랐다 싶고 ㅠㅠ

  • 9. 아....
    '12.10.3 3:25 PM (203.152.xxx.94)

    왠지 많이 웃픕니다 ㅠㅠ
    저도 15년 된 냉장고 세탁기 보면서, 니들은 고장도 안나냐? 째려보곤 하는데...

  • 10. ㅎㅎ
    '12.10.3 3:27 PM (218.158.xxx.226)

    생명이 없지만 정들더라구요^^
    예전에 우리 12년탄 엘란트라 폐차시킬려구
    견인차가와서 끌고가는데 눈물나더군요^^

  • 11. ㅎㅎ
    '12.10.3 3:28 PM (218.158.xxx.226)

    우리애들 네살 다섯살때
    청소기 바꾸면서
    얘들아,,이제 이 청소기 다시 못볼거야 그랬더니
    둘이서 대성통곡을 하대요ㅎㅎ
    소파버릴때도 그러구..

  • 12. 엉엉 ㅠㅠ
    '12.10.3 3:32 PM (203.226.xxx.28)

    너무 슬퍼요.ㅠ
    남의 집 일인데 왤케 슬픈지..
    조의를 표합니다.
    세탁기 천국에 갔을거에요.. 자기들끼리 빨래 안하고 뛰놀테니 너무 아파하지 마시길..
    안녕 세탁기야..ㅠㅠ

  • 13. ..
    '12.10.3 3:32 PM (118.216.xxx.23) - 삭제된댓글

    13년 동거동락한 그린통돌이
    새 세탁기에 밀려 아저씨들이 들고 나가는 날
    혼자 서운함에 눈물 흘릴뻔했어요.
    세탁기 보내며 눈물날 뻔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했는데
    저같은 분들이 있네요...

  • 14. ...
    '12.10.3 3:34 PM (59.15.xxx.61)

    옛날이 교과서에
    바늘이 부러져서 조침문을 쓴 글이 있었잖아요.
    정말 弔洗濯機文...아이고 한자가 맞는지 모르겠네요..
    그거라도 써드리고 싶네요.

    우리집 많은 빨리를 하느라
    매일 그리 빙빙돌다가
    어느 순간 탁하고 숨이 멈추니
    아야아야 세탁기여
    미안하고 죄스런 맘 금할 길이 없구나!

  • 15. ..
    '12.10.3 3:38 PM (58.237.xxx.105)

    전 왜 이런 감성이 없을까요???
    너무 건조한 성격이라..한 번도 물건에 대해서는 고마움을 못느꼈는데..당연히 사용하고, 수명 다 되면 당연히 처분하고 ....
    원글님 글 읽고 집을 좀 살펴봤더니...흠...우리집 비데도 고맙고, 밥솥, 가스렌지, 세탁기,
    17년된 다리미...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

  • 16. 이해
    '12.10.3 3:40 PM (218.55.xxx.113)

    모든 가전제품이 17년 됐는데
    이번에 새집 입주하면서 다 바꾸게 됐어요
    진짜 섭섭해서 벌써 눈물날라고 해요

  • 17. ...
    '12.10.3 3:44 PM (70.68.xxx.167)

    명복을 빌어요.

  • 18. 으헝헝
    '12.10.3 3:51 PM (175.117.xxx.31)

    삼가 고물의 명복을 빕니다..

  • 19. 갑자기
    '12.10.3 3:55 PM (112.144.xxx.202)

    우리집 세탁기가 넘 불쌍하네요..
    동생네랑 두가구가 함께 살아서 1년 365일 하루도 안쉬고 돌아가요..
    어떨땐 하루에 두번도 돌리구요..
    이 글을 빌어 세탁기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ㅠ

  • 20. ..........
    '12.10.3 4:03 PM (211.179.xxx.90)

    넘 슬퍼요,,,파묻을 생각을 하니,,,헐~


    저희 집 통돌이도 사랑해줘야겠어요,,,,

  • 21. 진지하게
    '12.10.3 4:08 PM (180.66.xxx.143)

    세탁기 앞면에 보면 상표명있죠?? 거기에서 십센티 정도 아래쪽이 심장부분으로 알고 있어요
    다리미 두개 구해오셔서 심장제세동 해보세요...

  • 22. 스텔라
    '12.10.3 4:12 PM (183.98.xxx.7)

    심장제세동. ㅋㅋㅋ 아이쿠야. 떼굴떼굴. 진지하게님 재치덩어리

  • 23. 진지하게ㅋㅋ
    '12.10.3 4:24 PM (180.66.xxx.143)

    스텔라님 그렇게 웃어주시니 감사감사 ㅋㅋㅋ

  • 24. ...............
    '12.10.3 4:25 PM (125.152.xxx.43)

    전자제품이랑 대화하시는 분이 많으시군요.
    전 룸바한테 맨날 잔소리 하는데.
    야 , 거기 말고 저기 가서 밀어.
    제가 룸바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말걸고 있어요. ㅡㅡ;;

  • 25. 엉엉
    '12.10.3 4:28 PM (211.204.xxx.228)

    "그래도 마지막까지 중간에 안 멈추고 고스란히 지 빨래 다 해놓고 죽은 거 보니까
    막 짠하면서 불쌍한 거 있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맙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대목에서 '워낭소리'가 생각나요.
    소가 죽기 전 주인 쓰라고 땔감 잔뜩 해놓고 죽었다는 대목...
    물론 주인이 시켰으니 해놨겠지 소가 지 스스로 할 리 없건마는....
    짠하데요...

  • 26. 원글
    '12.10.3 4:30 PM (122.37.xxx.113)

    많은분들의 위로 감사합니다. 조세탁기문까지 지어주시고.. 흑 ㅠㅠ

  • 27. ㅇㅇ
    '12.10.3 4:30 PM (211.237.xxx.204)

    94년식 6.8키로 리듬세탁기도 멀쩡해서 미칠지경이에요 ㅠㅠ

  • 28. Spielt
    '12.10.3 4:38 PM (220.119.xxx.40)

    우리집 세탁기는 이틀 죽어있다가..나 오늘 새거 사러간다~하고 말했더니 다시 돌아가더라구요;;
    신비한 기계의 세계

  • 29. 건너 마을 아줌마
    '12.10.3 4:53 PM (218.238.xxx.235)

    애도를 표합니다...

    저도 가전제품을 가족(?)처럼 여기는 아줌마로서, 원글님의 서운함을 알 것 같아요. ㅜㅠ
    기운내세요~

    근데 혹시 수리하면 다시 원기를 되찾을 수도 있으니, 끝까지 포기하지는 마시구요~ ^^;

  • 30. ㅎㅎ
    '12.10.3 5:02 PM (1.251.xxx.178)

    세탁기한테는 미안한데 절로 웃음이 나와요 ㅎㅎ 의인화시키니 세탁기도 생명이 있는것처럼 생각이드네요 고생했다 세탁기야 ㅎㅎ 왠종일 답답한내용속 홍수속에서 모처럼 웃네요~

  • 31. 바람이분다
    '12.10.3 5:07 PM (222.233.xxx.170)

    이 글과 댓글들을 읽으니 마음이 따땃해지네요.
    우리집 세탁기한테 고마워해야겠어요. 막 구박만 했는데--
    다들 심성이 고우신 분들 같습니다~

  • 32. 같은 처지입니다
    '12.10.3 5:11 PM (59.27.xxx.160)

    저희집도 지난 주에 99년식 10킬로 L*세탁기를 보냈습니다.
    색깔도 비슷하고 사망당시(?) 상태가 비슷한 것이 혹시 형제간이 아닐까 싶네요.
    저희집은 작업복이 많아서 하루에 세탁기를 세번씩 돌릴 때도 있었어요.
    헉~아무래도 과로사한 것 같습니다.흑흑...
    혹시나 살릴 수 있을까 싶어 의사선생님께 왕진을 부탁드렸더니
    치료비가 15만원인데 중고는 8만원에 살 수 있다고..
    불과 열흘 전에 TV도 사망해서 스마트TV인가 뭔가를 맞이한지라 가능하면 살리고 싶었는데,그랬는데..
    결국 추석 연휴 직전에 새 식구를 맞이했지요.
    슬픈건 슬픈거고 남은 사람은 살아야겠기에 죽은 녀석을 떠나보내자마자 바로 새 녀석으로 2번 돌렸습니다.
    세탁실 문크기 생각해서 13kg짜리로 골랐건만 받고보니 세탁기가 문보다 커서
    더 큰걸로 할 걸 그랬다 아쉬워하면서 다른 곳에 설치했네요.
    새 친구는 너무 혹사시키지 말아야지..
    아무튼 원글님께 같은 처지의 유족으로써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 33. 은현이
    '12.10.3 5:12 PM (124.216.xxx.71)

    전 가전 제품에게는 바꿀때 별로 미안하지 않았는데 10년 된 차 바꿀때는
    눈물 나더라구요 .
    전 운전도 못하거든요. 그래서 늘쌍 남편이 운전 해줘야만 어딜 갈수 있었는데
    막상 중고상 한테 넘길려고 하니 얼마나 애잔하던지 눈물이 나더라구요.
    지금도 길가다 비슷한 차 보면 저것 우리 차하고 비슷하다 하며 한참 돌아 봅니다.
    중고상이 끌고 갈때 좋은 주인 만나라고 속으로 빌고 또 빌었네요.
    원글님의 세탁기에 대한 맘이 그때 제 맘 같은가 봅니다.
    저도 우리 식구들 태우고 다닌다고 고생 했다 하며 쓰다 듬었거든요.

  • 34. 저도
    '12.10.3 6:33 PM (14.52.xxx.59)

    지금 골드스타 가전 사망했는데 새거 알아보다 말았어요
    일단 AS신청해 보려구요
    가전이고 사람이고 팽하는건 옳지않아요

  • 35. ..
    '12.10.3 6:45 PM (210.219.xxx.58)

    삼삼오오 모여서 주인들 원망하면서 심술쟁이 버섯돌이에게 괴롭힘 당하는 '멀쩡하게 버려진 고물'들의 나라로는 가지않겠군요..
    삼가 고물의 명복을 빕니다..222222222

  • 36. 점 둘
    '12.10.3 6:59 PM (121.131.xxx.18)

    10년 동안 잘 탔던 첫 차를중고로 넘기고 울었는데...제가 이상한게 아니었군요.

  • 37. 아...
    '12.10.3 7:47 PM (112.150.xxx.4)

    정말 아름다운 글이에요...ㅠㅠ

  • 38. 저도...
    '12.10.3 8:24 PM (116.39.xxx.183)

    결혼 할 때 사 온 통돌이 세탁기 12년 쓰고 고장나 드럼으로 바꿨네요.
    아이 둘 키우며 그 많던 기저귀 군말없이 빨아 주던 세탁기예요.
    물건이지만 우리 주부들에게 제일 고마운 존재가 세탁기 인 것 같아요.

  • 39. 첫정
    '12.10.3 10:30 PM (119.149.xxx.244)

    혼수로 가져온 살림들이 고장나서 보내게 될때 그렇게 슬프더라구요.
    살림 서툰 나한테 잘못 걸려서 일찍 가나 싶기도하고...
    냉장고, 세탁기, 티비 차례차례 떠나가고 이젠 사년차에 들어왔던 김치냉장고가 순서가 되어가네요.
    평균 십이삼년...정도 있다 가는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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