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칠순이신데, 많이 기력이 약해지신 것 같아요.
본인 몸이 그러니 이런저런 일들 하기 싫으시겠죠.
여러 다른 시어머님들과 비교하면 적당히 정많고 철은 좀 없으시고,
유일한 단점이라곤 노후준비 안되어 있으신 거, 그 때문에 자식에게 온전히 기대어 살고 계신데
살짝 사치스러우신거...그러나 마음만은 비단결, 한말씀, 한말씀 하셔도
사랑받고 자라고 살아오신 태가 나서 정이 넘치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얄밉고 밉다가도, 그 천진함에 헛웃음을 치게 만드는 그런 분입니다.
이분의 사랑은 맞아들인 첫째 아들, 바로 남편인데요.
다른건 몰라도 아들 생일 만은 본인이 챙겨주셔야 했더랬죠.
그래서 직장때문에 외국으로 온 지금 5년동안 계속 EMS로 냉동해서 전이며 잡채며 갈비며
국까지 전부 냉동해서 보내셨어요.(물론 아들 모르게 제게 EMS비며, 재료값은 받아내셨단 건 비밀..ㅋㅋㅋ)
늘 하시던 말씀이 내 아들 생일은 내가 차려준다!! 였는데,
올해 아들 생일이 다가오는데도 아무 말씀이 없으셔서 연락해보니, 올해부터는 니가 해라~ 하십니다.
연세도 드시고, 오랫동안 잘 못보는 아들 마음도 멀어진 것 같은데.........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전화하는 거
보니 그건 아닌거 같고, 이젠 기력이 달리시는 것 같아요.
처음엔 살짝 부담도 되고, 얄밉기도 했던 어머님의 아들 바라기...세월엔 장사없다는 말이 확 와닿으니
어머님 연세들어가시는 거에 안쓰러움도 더해가고, 가까이 모시지 못하는 거에 대한 아쉬움도 커져갑니다.
좀 철이 없으시고 가끔 사고를 치셔도 왜 그있잖아요. 미워하지 못하게 천성은 착하고 해맑으셔서
좋으신 분이요...흐흐흐....
오해하실지 모르는데 결혼해 5년동안은 매주 두번씩 맞벌이 하면서도 시댁 가서 지내다 왔고,
결혼하고 첫해부터 맞벌이 하면서 시부모님 생활 봉양해왔어요. 못된 며느리 도리 못하는 며느리는 아닙니다.
이래저래 영양가 없는 횡설수설이 되었는데,
그!!!!! 시어머니가 그!!!! 사랑하는 아들 생일 챙기는거에 이젠 손을 놓으신다고 하니..........
많이 기력이 쇠해지셨구나...싶어 참 마음이 안쓰럽고 그렇습니다.
그냥 오늘 통화하고 나서 갑자기 든 생각이라 주절주절 써봤어요.